2018년 3월 10일 토요일
<파편들> 크로넨버그의 섹스 좀비
추천받아서 본 데이빗 크로넨버그 초기작이다.
성욕이 강해지는 좀비 바이러스가 주 소재이다.
"합스는 인간이 생각이 너무 많다고 봤어. 육체와 본능은 무시되고 이성만 발달됐다고 믿었는데, 쉽게 말해 머리는 좋은데 용기가 없는 거야. 최음제와 성병으로 만든 기생충을 이식하면 인간이 용기를 되찾을 거라고 홉스는 생각했어. 세상을 난교의 장으로 만들려고 한 것 같아."
피부 안에서 무언가 숨을 쉬는 크로넨버그 특유의 기법을 이 영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좋았던 장면..
평범한 가족이 아파트에 입주하는 장면과, 그 아파트에서 살인이 일어나는 장면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오프닝.
그리고 섹스 좀비들이 차를 타고 웃는 얼굴로 어디론가 향하는 의미심장한 엔딩. They came from within..
하지만 내용 구성이 재미가 없고, 소재 안에 담긴 메시지도 아직 부족하다.
그래도 크로넨버그의 에너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성을 다룬 그의 작품들을 더 탐구해보고 싶다.
<코렐라인: 비밀의 문> 천국은 없어도
활동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동아리에서 함께 이야기나눈 영화.
영화가 어렵지 않은 것은 좋았으나, 할 이야기가 너무 없었다.
좋았던 것은 자신을 부르는 딸에게 귀찮음을 표현하는 어머니.
이렇게 자식에게 싫증을 내는 어머니는 애니메이션에서 처음 본 것 같다.
그리고 모든 것이 완벽한 세상은 없다는 현실적인 관점.
<프란츠> 프랑수아 오종의 절제
프랑수아 오종의 <두 개의 사랑>을 보고 바로 연달아 본 작품.
전쟁을 다루는 외국영화를 잘 안 보는 편인데, <이다>라는 영화를 어쩌다 만나 좋게 봐서 이번 영화도 그러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피곤해서 살짝 잠들어 앞부분을 놓치고 말았다.
이해가 안 가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몰입이 안 된 상태로 영화를 보았다.
전쟁 중 죽은 사람, 죽인 사람 모두 피해자에 불과하다는 시각..
해방 이후 어느 일본인이 찾아와 사과한다면? 하고 상상해 보기도 했다.
진실이 괴로움, 분노, 증오만을 낳게 될 상황에서 혼자 감내하는 자..
반대로 자기 혼자 떳떳해지기 위해 남들에게 진실을 강요하는 자(아드리앵)
안나가 아드리앵에게 연정을 품은 데에는 설득력이 부족했다.
찾아보니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 자를 마음으로 보듬게 된다는 스토리는 1932년 <내가 죽인 남자>에서부터 왔다고 한다.
<래빗 홀>이라는 영화에서도 본 스토리같은데 참 슬프고 안타깝다.
프랑수아 오종을 좋아하는 건 야한 영화를 잘 만들어서이다.
아직 이 영화까지도 품을 수 있을 정도로 오종의 깊은 팬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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