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10일 토요일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 자기가 웃기단 걸 대놓고 드러내는 코미디는 오히려 안 웃겨



언제 한번 보고 싶었던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만나면 바로 볼 수 있다.
안 봐도 됐을 영화를 보게 된다는 이유에서 그게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에드가 라이트는 <베이비 드라이버>로 처음 봤는데 스콧 필그림이 더 스타일리쉬하다.
원작인 만화를 그대로 영상화한 장면들이 많은데 그게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재미있다.
화면에 인물 설명이나 효과음 등이 그대로 만화처럼 활자로 뜨는 것이 특이하다.

보는 재미는 있었으나 내가 좋아할 만한 영화는 아니다.
스콧 필그림이 싸우는 적들이 시시해질 때쯤 영화과 액션을 극대화한 타이밍도 좋았다.
하지만 나는 스스로가 재미있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는 코미디는 안 좋아한다.


화려한 스타일 뒤에 숨어있는 건,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밖에 없는 이별이란 것의 성질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이별에 관해 무슨 말을 하는가 집중해 보았는데 스콧 필그림이 상처 줬던 여자가 너무나도 쉽게 스콧 필그림 커플을 응원해주는 결말에서 할 말을 잃었다.
에드가 라이트가 잘 만들었다는 영화 두 편을 안 좋게 봐서 앞으로 그의 작품을 볼 일은 없을 것 같다.
<황당한 새벽의 저주>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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