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인줄 알았는데 그리 웃기는 영화는 아니었고.
낯선 사람들과의 몇몇 순간은 퍽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차기작인 <조난자들>도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가 아니었나.
아쉬움도 가능성도 보였던 <낮술>이다.
언젠가 <조난자들>도 보게 될 것 같다.
아쉬움이라 하면
시나리오를 더 잘 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기대감이라고 하면
시나리오를 더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다.
펜션에서 만난 커플과 버스에서 만난 여자는 등장하는 분량에 비해 그리 많은 역할을 하지 않는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여전히 이 사람들이 무슨 인물인지 파악을 못 하겠다.
아리송한 느낌을 주는 것이 의도적인 것이었다고 한다면, 시나리오를 잘 못 쓴 것이라고 생각한다.
펜션에서 만난 커플은 실제로 우연히 만날 수 있을 법한 사람들이다.
중반부 이후에는 등장하지 않는 점도 사실적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성이 영화의 흐름을 뚝 떼어버린 건 아니었는지.
좀 더 초반부에서 퇴장을 시켰더라면 재밌지 않았을까.)
이 영화를 사실적이라고 해야 할까.
중요한 순간순간에 등장하는 '버스에서 만난 여자'는 앞서 말한 커플과 달리 너무 비사실적인 느낌을 준다.
커플들에게 소지품을 빼앗긴 주인공이 도로에서 만나게 되는 순간은 코웃음을 대가로 너무 큰 우연에 기댔다.
펜션에서의 재등장도, 별로 하는 역할도 없이 극을 과한 우연으로 망쳐놓았다.
어떠한 멋들어지는 교훈도 찾을 수 없는 삶의 일면을 포착했다.
그 쪽에서 잘 한 것도 아니면서 "인생 그렇게 사는 거 아니"라던 트럭 운전사의 말.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고?!
나름의 합리적인 판단들이 인생을 구덩이에 빠트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