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은 꽤 흥미로웠으나 정권 교체 이후 영화는 급격하게 내게서 멀어져갔다.
하는 얘기 보면 누군가가 나와야 되는 사건인데 얼굴도 안 나오고 말로 설명하고 휘리릭 넘어간다.
집중도 안 되고 그냥 흘러가는대로 보다가 영화가 끝이 났다.
마무리는 되게 유치했다.
결국엔 <내부자들>과 매우 유사한 방법으로 악인들을 처단한다.
제목이 의미하는 THE KING은 이 영화를 보는 바로 당신이라고.. 유치하게.. 영화랑 상관도 없는 내레이션을 하면서 결말을 열어놓는다.
꽤 만족스럽게 본 <관상>을 만들었던 한재림 감독이 맞나 싶을 정도로 영화는 별로였다.
정우성 캐릭터는 그가 걸친 권력 말고는 뭐가 있나 싶을 정도로 덜 만들어진 캐릭터였다.
사실 그가 가진 힘이 대체 어디서 나온 거였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두 배우가 투톱으로 나오는 영화에서 한 쪽을 이렇게 흐리멍텅하게 그려 놓은 경우가 있었나 싶다.
두 배우의 얼굴은 너무나도 잘생겼다. 근데 멋지고 유명한 배우 쓰는 건 좋지만 그게 몰입에 방해가 되면 안 되지. 메인 포스터는 대체 영화 포스터인가 맥주 광고인가 싶고, 위에 첨부한 포스터는 그냥 남성복 광고라고 해도 무방하다.
류준열. 영화 끝나고 알아보니 나이가 은근 있는 배우였다.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린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응팔에서 연기한 캐릭터가 학생이라 아직은 어린 이미지다. 검은 옷 입고 목소리 깐다고 해도, 십년 전에도 티비에 나왔던 조인성 옆에 붙여 놓으니 많이 어색했다.
류준열은 목숨 바쳐서 말도 안 되는 희생을 하는 캐릭터로 나오고, 그걸 멋지다고 영화는 포장한다. 그건 멋진 게 아니야.. 멍청한 거야..
이 영화는 보여주지 않고 말로 때우려는 경향이 심하다.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구구절절 내레이션으로 모든 걸 다 설명한다.
게다가 중심 사건이 없어 산만하기까지.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를 기대했는데 어째 이 모양이다.
내겐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었다.
2016년 1월 씨네21에 실린 한재림 감독의 인터뷰 때문이었다.
현실에서는 <베테랑>에서처럼 재벌을 이길 수 없고 <내부자들>처럼 권력의 치부를 드러내 통쾌함을 느낄 수 없다. 결국 특정 인물을 악인으로 규정해 통쾌함이나 판타지를 주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각성을 주려고 한다.
이 영화는 그가 밟기 싫었던 노선을 그대로 밟은 듯하다.이 영화도 결국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가볍게 휘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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