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30일 토요일
<페스티발> 성도착자 캐릭터들을 다룬 메이저 영화
이 영화는 어느 동네 사람들의 성적인 고민들을 분절적으로 다루는 가벼운 영화이다.
메이저 영화에서 이런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영화는 발랄한 음악과 편집 리듬으로 통통 튀게 만들어졌다.
뒷부분에 가서는 일반적인 멜로영화의 패턴을 답습하기는 하지만 소재가 마음에 들어서 미워할 수만은 없었다.
2017년 12월 20일 수요일
<용의 국물> 유투브에서 발견한 한국 성애영화
1
유투브에 '강원도의 힘'을 쳤다가 <용의 국물>이라는 영화를 발견해 버렸다.
나는 며칠 전부터 음란물의 예술성에 대한 생각이 많았던지라
<용의 국물>이라는 해괴한 제목을 한 옛날 에로영화(심지어는 '성애영화'라고 적혀있다)를 볼 수 있을 때까지 한 번 봐보기로 도전했다.
2
영화는 처음부터 대놓고 정사신을 보여주더니 틈만 나면 상황만 살짝 다른 정사신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나올만 하면 나오는 그 타이밍이 처음에는 되게 웃겼는데 계속되다 보니 많이 지루했다.
그리고 기존에 내가 보아오던 영화들의 정사신들에 비해 <용의 국물>의 정사신들은 그 길이가 상당하다.
하지만 그 긴 시간 동안 배우들은 몸만 열심히 들썩인다.(+ 남자들이 으쌰으쌰 영차영차 하는 소리도 낸다)
배우들의 흥분이 점차 달아오르다가 빵! 하고 터져야 관객인 나도 약간의 흥분은 할 수 있을텐데 이 영화에는 그런 게 없다.
영화가 88분의 길이로 꽤 긴 감이 있는데, 그냥 정해진 러닝타임을 채우기 위해서 주먹구구로 정사신을 채워넣은 것 같았다.
영화에 나오는 '사람'이라면 다 한 번씩 짝을 돌려가며 섹스를 한다.
하도 지루해서 뒷부분 가서는 처음으로 배속 재생 기능을 쓰게 되었다.
가장 충격적인 정사신은 식당 주방에서 짜장면에 들어갈 면을 몸에 두르고 섹스를 하는 장면이다.
3
다른 에로 영화들을 유심히 살펴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용의 국물> 이 영화는 다른 영상물들과 구분이 가능할 정도의 내용을 갖추고 있다.
'용의 국물'이라는 중국집에서 주방장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아줌마 아저씨들의 암투극이다.
물론 재미는 없다. 하지만 너도나도 섹스하는 영화 내부의 가치관은 보면 볼수록 놀라웠다.
4
남자 배우들은 꽤 몸이 좋은 편이었다.
여자들는 시대에 따라 화장법이 많이 바뀌어서 화장이 많이 촌스러워 보였다.
총 세 명의 여자들이 등장하는데 그나마 정사신에 열심히 임하는 배우와, 몸이 예뻐서 지금 시대에 태어났어도 예쁨받았을 법한 한 배우 덕분에 지루한 시간을 버틸 수가 있었다.
5
시험기간이라서 이런 영화도 볼 수 있는 것 같다.
보고 싶은 영화들 많은데 제쳐두고 굳이 이런 영화를 봐 버렸다.
옛날감성이라도 느껴보고자 했으나 딱히 그럴 수 있는 영화도 아니었다.
매력있는 쌈마이를 보고 싶었으나 그냥 시간 낭비해버린 느낌.
다음에는 인지도 있는 한국 에로감독 봉만대의 영화를 봐볼 생각이다.
이번에 <용의 국물>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이 들었는데, 에로 영화들을 더 보다 보면 그 생각이 글로 쓸 만한 정도로 발전할지도 모른다.
2016년 12월 11일 일요일
야한 영화보기 3. <숏버스> 성에 관한 새로운 영화
그렇게 야하다는 영화 <숏버스>를 보았다. 배우들이 실제로 성관계를 맺는 영화는 처음이다. 본 적 없는 신선한 이미지들이 펼쳐졌다. 야동에서나 보던 판에 박힌 성기나 섹스와는 많이 달랐다. 이 영화는 꽤 귀엽다. 관객을 흥분시키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는 영상들과는 다르다. 각본은 못 썼다. 이런저런 고민들을 던져놓고서 봉합하는 솜씨는 많이 부족했다. 하지만 성에 대한 고민을 헤쳐나가는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숏버스 클럽은 기분 좋다. 물론 실제로 저렇게 섹스하면 성병이든 법적 공방이든 문제 생길 게 뻔하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라도 이런 공간을 만나게 되어 너무 기쁘다.
악단이 등장하고 다같이 노래부르며 끝나는 엔딩이 정말 좋았다. 그 장면과 음악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야한 영화보기 2.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거짓됨의 패배, 진솔함의 승리
섹스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는 그레이엄의 비디오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영화이다.
나는 야하거나 도발적인 작품을 기대했지만 그런 영화는 아니었다.
섹시한 신시아, 섹스 얘기하는 여성의 비디오를 보며 자위하는 그레이엄을 보며 나름 가슴에서 피어오르는 정열을 느껴보고자 했으나 아쉽게도 그저 그랬다.
인물들이 엄청 매력적인 것도 아니라 보는 재미도 없었다.
섹스가 과대평가받는다는 생각을 하는 앤의 캐릭터가 너무 앞뒤 꽉 막히게 표현될 때 나는 살짝 걱정했다.
이 영화는 앤이라는 인물로 대표되는, 섹스에 대한 보수적인 생각들을 비웃기만 하는 게 아닐까?
답답한 앤에 비해 좀 더 시원시원한 신시아가 매력적으로 그려졌다.
영화는 신시아 쪽을 좀 더 긍정적으로 그리는 듯했다.
하지만 결말부에서 전세는 역전된다.
존은 신시아와 불륜을 가지느라 미루곤 했던 의뢰를 잃었고, 신시아는 여전히 한적한 바에서 일하며 단골 손님의 추근거림은 끊이지 않는다.
일자리도 얻고 자신에게 맞는 짝도 찾은 앤은 신시아에게 가서 은근히 자신의 현재 위치를 과시한다.
이 결말이 당혹스러웠던 이유는 이 영화를 앤으로 대변되는 보수적인 가치관에 대한 신시아로 대변되는 진보적인 가치관의 승리로 읽으려던 나의 시도가 좌절되었기 때문이다.
영화가 지적하는 건 신시아와 존의 진보적인 가치관이라기보다는 부적절한 관계를 감추기 위한 거짓말이다.
이 영화는 어느 쪽 성 윤리관의 승리도 패배도 아닌, 거짓됨과 진솔함에 관한 이야기였다.
단순하고도 뻔한 도식이지만 영화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아쉽게도 야한 영화를 찾으려던 목적에는 부합하지 않았다.
2016년 11월 11일 금요일
야한 영화보기 1. 스무살 보통 남자가 본 <위대한 소원>
1. <영 앤 뷰티풀> 이후로 내가 성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야한 영화도 좋아한다는 걸 인정하게 되었다. <위대한 소원>은 이번에 성을 다루는 영화를 챙겨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나서 본 영화이다. 기대치를 낮추고 보았지만 실망이 컸다.
2. 지금 드는 생각인데, 코미디 영화를 만들기는 정말 괴로울 것 같다. 내가 재밌다고 생각한 각본을 배우들에게 읽히고, 배우들이 그걸 여러번 연습하고, 나는 그걸 웃기게 연출해야 하고. 내 각본의 재미를 끊임없이 시험받는 느낌일 것 같다. 내 각본은 웃기다!라는 자신감을 영화 만드는 내내 붙들기도 어려울 것 같다. 인물의 대사 중간중간에 개 짖는 소리를 삽입하며 '이게 웃기지. 관객들도 이걸 보면 재밌어 할 거야.'라고 기대하는 그 과정이 무섭다. 하나도 안 재밌는데..
3. <스물>의 주인공들도, <위대한 소원>의 주인공들도 다 비현실적인 사람들이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스물> 쪽이 그럴듯하다. 막 고등학교 시절을 지나온 내가 보기에 <위대한 소원>의 주인공들은 많이 경직되어 있다. 아닌 척 하는 이 영화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든다. 사람들이 섹스 기대하고 보러 오는 영화에서 섹스 얘기 꺼내기가 그렇게 힘들었는지, 90분 남짓한 영화의 절반이 다 지나서야 그 얘기를 꺼낸다. 현실의 남자 고등학생들이 섹스 얘기를 꺼내는 걸 그렇게 어려워 했던가? 더군다나 불량하게 묘사되는 주인공들의 경우에는 섹스 하고 싶다는 친구에게 미쳤냐고 정색하며 되묻는 것이 더더욱 이해가 안 된다.
4. "꼬꼬마로 죽기 싫어. 섹스 한 번은 해 보고 죽고 싶어. 섹스하고 어른으로 죽고 싶어."이것이 고환이 내세우는 섹스를 하고 싶은 이유이다. 내 경우에는 이런 이유이다. '많이들 하는데 나도 하고 싶어. 더 일찍 한 사람들도 많은데. 더는 늦기 싫어. 스무살 돼서 담배도 합법적으로 살 수 있고 술도 합법적으로 살 수 있고 모텔도 합법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왜 섹스는 못 하고 있는 거야?' 성을 주제로 해서 내가 만들 영화에는 '어른'이라는 모호한 표현은 쓰지 않으려 한다. 너희들도 '어른'이 되어라는 고환의 마지막 메시지는 이 영화의 삼인방 중 유일한 섹스 경험자가 하는 말이기에 설득력 있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나는 이 무의미한 어른 담론이 지루하기만 하다. 어른이 되기 위해 섹스한다는 말은 정말 이상하게 들린다.
5. 장애인의 성을 다뤘지만 얄팍할 수밖에 없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장애인의 성. 너무 가벼운 터치가 아니었나 싶다.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쪽은 아니지만 이 주제가 공론화되었으면 좋겠다.
6. 이 영화는 너무 촌스럽고 재미도 없다. 흐름도 뚝뚝 끊긴다. 저런 영화는 만들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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