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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21일 목요일

<프랑스 영화처럼> 신연식 감독 옴니버스 영화

1월 7일 광화문 씨네큐브. <프랑스 영화처럼> 시사회.
정말 좋은 영화를 두 편이나 만난 날. 기분이 좋았다.


타임 투 리브

장편으로 만드는 것이 더 나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야기에는 감정을 쌓아올릴만한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1박 2일의 촬영기간은 사흘 동안의 이야기를 담기 충분치 않다.
어머니와 네 딸들이 나눴을 좋은 이야기, 그들이 먹었을 좋은 음식들이 생략된 것이 무척 아쉽다.
장편으로 만들었더라면 어떤 영화가 되었을지 참 궁금하다.

또 네 딸들의 캐릭터가 다들 비슷비슷하고 분명치 못했다는 친구의 말에 동감!





맥주파는 아가씨

네 편의 단편 중 가장 아쉬웠던 영화.
술집에서 뭔가 해 보려는 남자들 얘기.
신연식 감독이 고등학교 때 쓴 연극 느낌의 각본이라고 한다.
하나의 작은 콩트.

자기 진심은 그렇게 알아달라면서 남의 진심을 모르냐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행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나와 다솜을 이리저리 따라다니면서 귀찮게 구는데
안 착한 장애인 캐릭터를 등장시킨 것이 눈여겨볼 점.




리메이닝 타임

네 편의 단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
<타임 투 리브>가 장편이 더 나았을 영화라면
<리메이닝 타임>은 장편으로 반드시 찍어야 하는 영화이다.
100일의 시간밖에 함께할 수 없는 연인.

<리메이닝 타임>을 장편화한다고 생각해 보았을 때
이 연인의 자식의 관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면 재밌을 것 같다.
아버지의 존재를 모르고 자라온 자식은 어머니로부터 '젊었을 적 점 본 얘기'를 듣게 되고
극적으로 아버지와 재회한 자식은 다시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를 이어 준다.
하지만 이들에게 허락된 시간은 진짜로 100일 뿐이었고
이들은 행복한 시간을 함께하다 죽는다.

좀 극단적인데.. 더 감미로운 이야기가 탄생할 수 있는 소재이다.
100일의 시간을 함께 보내면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
내가 감독이었다면 이 아이디어로 장편을 만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 스티븐연 배우의 한국말 연기가 너무 재미있었다.





프랑스 영화처럼

옴니버스를 엮은 표제 <프랑스 영화처럼>과 동명의 단편.
신연식 감독의 전작에 출연했던 이유미 배우가 성인의 모습으로 나와 반가웠다.
이 각본도 감독이 고등학교 시절 썼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맥주파는 아가씨>에 등장한 다솜이 여기에 전혀 다른 이미지의 인물로 출연한다는 점.
그렇지만 이 둘이 전혀 다른 인물이라고는 볼 수 없다는 점.
마침 다솜이 언급하는 '평범한 삶'이라는 단어가 이 둘을 엮어 주고 있다.
다른 그림이지만 그렇다고 붙여 볼 수 없는 것도 아닌 그림.
단편과 단편을 붙였을 때 새로운 의미가 탄생하는 재미. ex)<옥희의 영화>

<맥주파는 아가씨>를 보고선 '남자는 참...'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프랑스 영화처럼>까지 보고 나니 '여자는 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편을 모으면 그 중에서 몇 개 빵꾸가 있기 마련인데
아쉬운 작품은 있어도 다들 좋은 단편이었다.
생각해 보면 신연식 감독의 영화는 한 편 걸러 한 편 좋았던 것 같다.
<러시안 소설>과 마찬가지로 화면이 되게 예쁜 영화였다.
조명 때문인건지 보정을 잘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부드럽고 예쁜 질감이었다.
다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ㅎㅎ

극장에서 신연식 감독을 보았지만 관객들 앞에 공식적으로 나오진 않았다.
한 번 인사라도 해 주지..






2016년 1월 20일 수요일

<유스> Simple Song #3

수영 하고 나서 영상자료원 가기 전에 시간이 비어서
졸릴까봐 맥도날드에서 커피를 사들고
아트나인에서 <유스>를 보았다.
뒤늦게 그게 개봉 첫 상영이란 걸 알았다.
정말 좋은 영화를 두 편이나 만났던 그 날. 정말 기분이 좋았다.




올해 개봉작을 아직 많이 보지 못 했지만, 2017년을 맞이하며 올해의 베스트를 꼽을 때면 <유스>가 가장 먼저 기억나지 않을까. 그 때 느낀 것들은 너무 많아 다 기억나지 않는다. Simple Song이 자꾸 입을 맴돌 뿐..

F 왜 하필 제목을 YOUTH로 지었는지는 모르겠다. 두 노인의 눈에 보이는 건 젊음뿐이기에 이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것들이 젊음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런 젊음을 지켜보는 두 노인의 눈이 더 중요한 것 아닌가. 그렇다고 제목을 '늙음'으로 짓자니 칙칙하고..?

F 마이클 케인이 연기한 인물에 깊이 이입되어 영화를 보았다.




<유스>를 보며 느낀 좋음이 어떤 좋음이었는지 분석해 보고 싶어지면 <유스>를 다시 보게 될지 모른다. 아직은 <유스>를 보면서 느낀 감정을 그대로 내버려 두고 싶다.

<리얼 술래잡기> 미소녀란 없다


맥주 먹으면서.
<두더지>가 정말 좋았던 나는 소노 시온의 차기작을 보았다.






시나리오를 영화로 옮기면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영화를 보고 나서 시나리오를 상상해 보았다. 시나리오로 읽었을 땐, 좀 덜 혼란스러웠겠지?

영화는 계속해서 혼란스러운 이야기만 되풀이하다 끝에 가서야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소녀만이 등장하는 잔혹한 서바이벌의 세계는 미래 세계의 게임 속 세상이었다. 그 곳에서 탈출한 미츠코가 보게 된 세계는, 남자들의 세계. 게임 캐릭터를 현실화해서 그녀들을 잠자리 상대로 하는 나쁜 아저씨들의 세계. 남자들이 원하는 대로 여자들이 대상화되는 이 짜여진 세계에서 미츠코를 비롯한 여자 주인공(그러나 남자 세계의 조연)들은 결국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는 순백의 도화지같은 눈밭에서 일어나 프레임 바깥으로 달려간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고 봤더라면 좀 더 나았으려나. 등장인물들이 아무 이유없이 휙휙 바뀌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적들이 등장하는 이상한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 많이 혼란스러웠다. 미소녀들의 몸통이 쑥 잘려나가는 그런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에게 이제 그만 정신 좀 차리라고.. 하는 이야기. 타겟층이 너무 확고한데 그 타겟층이 보면 별로 반가워하지 않을 이야기. <퍼니 게임>이 생각난다. 담고 있는 메시지를 떠나서 결정적인 차이는 그 영화가 사람들을 이끌 수 있는 호흡으로 진행되었느냐 아니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