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25일 화요일

<올드 데이즈> 올드보이 블루레이 수록 다큐멘터리



2016년 9월 4일 시네마테크 KOFA.
<올드 데이즈>는 <올드보이> 블루레이에 수록된 다큐멘터리이다.
길이는 110분으로, <올드보이> 본편과 함께 출연한 배우와 스탭들이 과거를 증언한다.
주옥같은 영화들이 쏟아졌던 2003년도, 무모했던 도전들.
영화를 보고 나는 이 영광의 시간들이 내게도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에 필요한 건 좋은 사람들.
<올드보이>는 내가 아는 완벽한 영화.
<올드 데이즈>를 보고 내 올타임 베스트를 두 편으로 줄였다. <은하해방전선> 그리고 <올드보이>.
<올드보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좋아할 영화.
한국영화의 역사에 남을 한 편의 영화, 그리고 거기에 얽혀 있는 사람들 또 그 사람들이 살아간 시대.
<올드보이> 팬으로서 [올드보이 북]을 비롯해 추가로 찾아볼 수 있는 게 많아 좋다.

<나인뮤지스: 그녀들의 서바이벌> 유일무이한 아이돌 다큐멘터리




아이돌 그룹 나인뮤지스의 초창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스타일조선 측의 다큐멘터리 촬영을 응한 스타제국 신주학 대표의 마인드가 궁금해질 정도로 국내 아이돌 산업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아마도 전무후무한 다큐멘터리. 절대 홍보 영상이 아니다.
나인뮤지스 멤버들과 기획사 직원들이 겪는 안 좋은 사건과 그 상황들이 중심 내용.
생각보다 아이돌 그룹 멤버 들간의 관계는 비즈니스적이고, 스타제국 기획사는 아이돌들을 비인간적으로 대우한다.
'아저씨'들의 아이돌 만들기. 결과는 실패 쪽이다.

아이돌 그룹을 소재로 한 영화라고 하기에는 섬뜩할 정도로 이들이 겪는 부담감을 표현해낸 오프닝, 그리고 걸그룹 멤버들이 가벼운 소모품으로 전락해버린 상황을 풍자하는 듯한 8비트 애니메이션 크레딧 영상이 인상적이다.

다큐멘터리를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어떻게 민감한 부분인 아이돌 그룹과 기획사의 마찰을 찍을 수 있었을까, 그리고 이것을 완성본으로 냈을 때 기획사 측의 반대는 없었나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곡이 나왔을 당시에도 별로였지만 나인뮤지스의 데뷔곡 No PlayBoy는 정말 별로다.
이런 곡을 위해서 열심히 연습했을 멤버들이 불쌍하다.
결국 나인뮤지스는 이 영화 찍을 때는 있지도 않았던 멤버 경리가 예뻐서 이슈가 되었다.
"억울하면 떠!" 하던 기획사 직원의 말이 생각난다.
내가 보기에 스타제국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영화 속의 스타제국은 무능해 보인다.
스타제국은 어쩌다 대중에게 눈에 띈 몇몇 개별 연예인들이 먹여살린다.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팬들에게만 있는 '추억'


일본영화가 보고 싶었다.
고등학교 시절 오타쿠 친구에게 추천받은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극장판>.
오타쿠 애니에 대해서 거부감은 있지만 163분의 엄청난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이 애니메이션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아무래도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팬들을 주 타겟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하루히를 모르는 내겐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아 나무위키를 미리 참고했다.


오타쿠 애니 특유의 말투와 목소리, 상황 연출들이 생각만큼 거슬리진 않았다.
이런 생각을 했다.
애니 속에 나오는 말투를 하는 사람들.
실제 사람들끼리는 쓰지 않는 애니메이션 속 말투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 걸까?
시간이 지나면서 애니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행동양식들이 쌓여가는 게 무척 신기하다.

'긴급 탈출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발동되어 타임리프가 발동하면서 영화는 제법 복잡한 이야기를 풀기 시작한다.
그 이전까지는 느끼지 못했던 문제들은 그 때쯤 되어서야 이 영화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떠오른다.
내용을 설명하기 위한, 그리고 자신의 심정을 설명하기 위한 주인공 쿈의 독백이 과하게 많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영상은 그저 이해를 돕기 위한 보조장치 쯤에서 그친다.
영화라는 매체의 측면에서 본다면 이것은 영상의 불성실한 활용이다.
그야말로 '보는 라이트노벨'. 극장판이니까 '극장에서 길게 보는 라이트노벨'이다.
내 경우에는 차라리 글로 읽는 것이 더 보기 편했을지도 모른다.
후반부 쿈의 독백들은 정작 필요한 순간에는 나오지 않던 음악들을 동원하여 억지로 교훈을 주려 한다.


내레이션으로 다 알려줘서 163분간 일어나는 일들을 대충 이해하는 건 가능하다.
복잡한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내용은 간단했다.
나가토 유키는 하루히의 과한 장난으로 오류를 일으켜 시공간을 변형시켰다.
시공간이 뒤틀리기 이전으로 되돌아가려던 쿈은 자신이 행복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중심 내용은 겉으로 보기에는 이해할 수 있지만 원작 시리즈의 팬이 아니라면 결코 진심으로 느낄 수 없다.
나가토 유키의 오작동을 유발한 하루히의 과한 장난이란 건 원작 팬들이 아니라면 결코 알 수 없는 부분이고, 행복하면서도 자신을 행복하다 여기지 않았던 쿈의 과거 또한 그렇다.
원작 팬들이라면 자신들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기억을 자극하는 이 영화에 깊이 감동했을지도 모르지만 내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다.
팬들을 위한 선물이라고는 할 수 있겠지만 절대 본편이라고는 불릴 수 없는 이유이다.
그래도 이렇게 2시간 남짓한 영화에서, 쌓여온 과거가 있어야만 하는 '추억'을 느낄 수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 '추억'이란 걸 느끼게 해 주는 영화에는 <해리 포터> 시리즈나, <보이후드>가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가 끝난다는 사실은 팬과 일반인들에게 변함없는 사실로 전달되지만
그들이 느끼는 추억에는 매우 큰 차이가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한 영화 안에 배우의 얼굴을 통해 진짜 시간을 담아낸 <보이후드>가 무척 실험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따지고 보면 그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었을 이야기를 너무 길게 끌어버렸다.
반복관람이 많은 극장판 애니 특성상 이 점을 해결하지 않은 건 의문으로 남는다.


쿈 중심으로 보면 이 영화는 '츤데레'에 관한 영화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 영화는 어느 츤데레가 자기 자신의 일상이 소중했다는 걸 인정하기까지의 과정이다.



2016년 10월 16일 일요일

<칠드런 오브 맨> 게임같은 촬영, 대배우의 죽음



기대한 것 만큼의 대작은 아니었다.
나는 이 영화를 액션영화라 부르고 싶다.
액션 장면들을 잘 찍었다.
다른 곳에 집중하려 한 것 같으나 그닥.
아예 액션 쪽에 비중을 더 주는 것은 어땠을까?

숲에서 차를 타고 도주할 때, 총알 사이로 키를 구하러 갈 때.
마치 게임하는 것처럼 부드럽고 컷 없는 액션.
임마누엘 루베즈키의 촬영이었다.
이 영화의 촬영에서 재미와 게임성을 느낀다는 건 올바른가?
임마누엘 루베즈키의 촬영은 항상 어느 정도의 선을 넘고 자의식을 갖는다.
종종 주인공이 보는 것 이상의 시선을 직접 걸어가서 보여줄 때는 의아했다.
촬영감독이 "나 여기 있소"를 외치는 건 영화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까.
적어도 이 영화에선 불필요하다.

키의 품에 안긴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사격중지 명령을 내리는 한 병사의 표정.
모두가 놀란 표정을.
눈물을 흘리며 십자로 성호를 긋는 병사들.

가장 눈여겨 본 것은 가차없이 죽음을 맞는 배우들.
줄리안 무어라는 대배우가 등장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허무하게 죽음을 맞는다.
그녀의 죽음이 확정될 때 얼마나 당혹스러웠는지.
스타 시스템을 이용해 절망감이란 것을 신선하게 표현했다.
사람이 너무나도 쉽게 죽어버리는 세상.
중심 인물 몇 명을 제외하면 다른 사람들은 죽음으로 헤어진다.

<영 앤 뷰티풀> 야한 영화


1. 
영화의 오프닝.
놀랍게도 이들의 관계가 친남매라는 사실은 뒤늦게 밝혀진다.
이 영화가 남매 간의 위험한 관계를 다루는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 전체에 이렇게 성적인 분위기가 감돈다.
이런 식의 관계 설정이 나는 너무 흥미롭다.
  


2. 
남동생이 누나의 자위를 훔쳐보는 장면
집에 들어온 이사벨이 나체의 아버지와 마주치는 장면
아버지가 샤워중인 이사벨의 화장실 문을 실수로 여는 장면
아버지가 자위하는 아들의 방문을 실수로 여는 장면
아버지가 남자친구와 섹스하는 이사벨의 소리를 듣는 장면

서로의 나체나 성행위를 보거나 듣게 되는 장면이 유독 많다.
성적인 긴장감.



3. 
이사벨은 엄마가 이것저것 묻는 것이 귀찮아서 남자와의 교제를 비밀로 한다.
누군가는 사소한 이유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공감이 가서 정말 좋았다.



4.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첫 관계 장면.
나는 이 장면을 '내 안의 소녀가 떠나갔다'고 표현하고 싶다.
기대와는 달랐던 첫경험.
묘사가 너무 슬프다.




5.
종종 속을 알 수 없는 그녀.
그녀는 자신의 고객인 어느 노인에게 마음을 품은 듯 싶으나
애무를 받으며 성감을 느끼는 장면 바로 다음에 자기 몸을 씻어내는 장면이 이어진다.
속을 알 수 없는 그녀..




6.
이 영화에서 모든 남자 캐릭터는 잠재적인 이사벨의 성적 대상이다. 자신의 양아버지까지도.
반면 모든 여자들은 이사벨의 젊음과 아름다움에 질투 어린 시선을 보낸다.




7.
어리숙한 남자애와 키스하고 나서 슬픔에 잠긴 표정으로 춤을 추는 그녀.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영화는 다음 계절이고 마지막 계절이기도 한 봄으로 넘어간다.
봄이 없었다면 나는 이 영화에 전적으로 만족했을지도 모른다.
이 영화의 엔딩을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그렇게 끝냈던 이유는 무엇일까?


-
여자애가 이쁘고 연기도 잘한다.
나는 야한 영화를 좋아한다.
<영 앤 뷰티풀>로 처음인 프랑수아 오종.
매력에 이끌려 다른 영화도 찾아보게 되었다.

<신나는 일요일> 1983 트뤼포, 스크루볼 코미디 + 스릴러


두번째로 본 트뤼포의 영화. 영자원에서 감상.
이번 영화는 초반부에 졸다가 일어나서 말똥말똥 보았다.
나름 볼만한 영화였는데 안 졸았더라면 더 재밌지 않았을까.
10년 뒤에 나온 우디 앨런의 <맨하탄 살인사건>을 연상시키는 스타일이었다.
스크루볼 코미디 + 스릴러 장르영화다.
이 영화만의 특징이라고 할 것은 딱히 없다.
트뤼포의 영화를 두 편씩이나 보았지만 아직 그만의 터치를 잘 모르겠다.
오버하지 않는 자연스럽고 소소한 코미디. 그것이 <여자들을 사랑한 남자>와 <신나는 일요일>의 공통점이다.

2016년 10월 15일 토요일

<이블 데드> 유쾌한 싸구려 유령의 집

사랑하는 애인이 괴물로 변해 아무 짓도 안 하고 깔깔거리며 웃는 장면..
이 영화에서 가장 무서웠다.



무지막지하게 괴상한 영화다.
분장이 이상한데 그걸 감추려 하지 않고 최대치로 끌어올려 이 영화만의 매력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래서 마치 좀 오래 된 유령의 집에 들어온 것처럼 들뜨고 코믹한 분위기가 영화 전반에 감돈다.
공포영화도 어차피 다 즐기려고 보는 거다.
<이블 데드>는 딱 적당한 정도의 공포였다.
유쾌해!
하여튼 이상한 영화.
긴장감도 있고 상상을 뛰어넘는 결말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