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1일 일요일

<대학살의 신> 교양인들의 실체를 보여준다고?



교양인들의 민낯을 보여준다. 사실 뭐 '인간의 본성'이나 그런 거, 인간이란 원래 추악하고 더러워! 하는 영화 별로 안 좋아한다. <대학살의 신>은 대사 재미를 위해 보았지만 딱히 대사가 재미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럼 그런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나 적어 볼까.

당연히 누구나 사람은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양인이라고 한결같이 교양있을 수는 없다. 만일 한결같이 교양있는 모습만 보여주었다면 그런 행동을 해야 할 만한 상황이 온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건 교양인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유독 '안 그럴 것만 같은 사람들'이 돌변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이유는 이거다. 적당히 불량한 사람과 교양인이 무너지는 모습 중 어느 쪽이 더 흥미로울까?
당연한 걸 가지고 "너도 쓰레기잖아! 너도 쓰레기잖아!"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썩 상쾌하지 않다. 진흙탕이 보기 힘든 세상에서 진흙탕을 잊어가는 사람들에게 굳이 그 진흙탕을 기억하라고 소리치는 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정갈한 집안을 굳이 망가뜨리고 끌어내리는 데서 카타르시스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재미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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