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끝나면서 눈물이 줄줄 흘렀다. 얼마 전에도 이런 비슷한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대학교 새내기 미리배움터였다. 수백명이 모인 강당에선 4.19 혁명으로 죽어나간 선배들을 기리는 짧은 영상이 상영되었다. 그 젊은이들을 생각하고 있자니 눈물이 많이 나와버렸다. 나는 이런 것이 슬프다. 고작 해봐야 10대 20대밖에 되지 않는 그 젊은이들. 내 옆에 있는 친구를 닮은 사람들을 죽인 그 나쁜 시대가 애통하다. 원하는 게 뭐냐고 물으면 세상을 바꾸는 일이라고 답했을 그 청춘들.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낸 내 친구들이 그랬을 걸 생각하니깐 너무 슬펐다. 그래, 다들 학생이었다. 앞으로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어린 학생들이었다. 지금 내가 당연하게 누리는 자유를 그토록 갈망했을 소년소녀들.
영화가 다 끝나고 강하늘의 노래와 함께 작게 컬러 영상이 나온다. 그네를 타고 있는 동주와 몽규. 밝은 얼굴로 학교 앞을 지나는 학우들. 컬러로 본 그들은, 지금의 우리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젊은이들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래야만 했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시대를 난 원망하고 또 원망한다. 다시는 그런 시대가 오지 않기를 바란다.
<동주>는 소년(少年)의 꿈을 다룬 영화다. 몽규는 혁명을 꿈꾸고 동주는 시인을 꿈꾸고 나는 영화를 꿈꾼다. 영화 내내 그들이 꿈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꿈의 결말을 알면서도 나는 그들이 직접 그 꿈을 이룰 수 있기를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