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1일 화요일

<동주> 애통한 시대를 살았던 소년들





영화가 끝나면서 눈물이 줄줄 흘렀다. 얼마 전에도 이런 비슷한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대학교 새내기 미리배움터였다. 수백명이 모인 강당에선 4.19 혁명으로 죽어나간 선배들을 기리는 짧은 영상이 상영되었다. 그 젊은이들을 생각하고 있자니 눈물이 많이 나와버렸다. 나는 이런 것이 슬프다. 고작 해봐야 10대 20대밖에 되지 않는 그 젊은이들. 내 옆에 있는 친구를 닮은 사람들을 죽인 그 나쁜 시대가 애통하다. 원하는 게 뭐냐고 물으면 세상을 바꾸는 일이라고 답했을 그 청춘들.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낸 내 친구들이 그랬을 걸 생각하니깐 너무 슬펐다. 그래, 다들 학생이었다. 앞으로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어린 학생들이었다. 지금 내가 당연하게 누리는 자유를 그토록 갈망했을 소년소녀들.



영화가 다 끝나고 강하늘의 노래와 함께 작게 컬러 영상이 나온다. 그네를 타고 있는 동주와 몽규. 밝은 얼굴로 학교 앞을 지나는 학우들. 컬러로 본 그들은, 지금의 우리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젊은이들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래야만 했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시대를 난 원망하고 또 원망한다. 다시는 그런 시대가 오지 않기를 바란다.



<동주>는 소년(少年)의 꿈을 다룬 영화다. 몽규는 혁명을 꿈꾸고 동주는 시인을 꿈꾸고 나는 영화를 꿈꾼다. 영화 내내 그들이 꿈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꿈의 결말을 알면서도 나는 그들이 직접 그 꿈을 이룰 수 있기를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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