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1일 월요일

<셜록 주니어> 나는 그의 코미디를 가벼운 마음으로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싶다




'엥 나는 이 영화 생각없이 봤는데? 여러분 그냥 웃으세요!! 영화가 뭐시기 어쨌고 부담 안 가지셔도 됩니다. 깔깔깔 폭소할 정도는 아니지만 버스터 키튼 특유의 따라하면 큰일나는 액션과 오버하지 않는 귀여운 표정연기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답니다.'

동아리 영화 잡지에 나는 이렇게 짧고 가벼운 평을 남겼다.
나는 이 영화에 거추장스러운 의미부여 하는 것이 정말 싫다.
버스터 키튼이라는 사람을 빨아야 하긴 하겠고.. 그런데 남긴 작품들이 다 비슷비슷한데.. 거기서 대표작으로 뭘 골라야 할까? 역시 의미부여하기 좋은 걸 골라야겠지!
나는 찰리 채플린보다 버스터 키튼을 좋아하는 게 그냥 웃을 수 있어서이다.
제발 웃음은 웃음 그 자체로 영원히 남았으면 좋겠다.

무비올데이롱 제1회 3/3<무서운 집> 미안해 나는 이 영화 재밌을 줄 알았어...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영화라서 적극 추천했으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영화였다.
자기가 자기 영화의 매력을 잘 알고 그걸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영화인 줄 알았으나, 시간 낭비가 너무 심해서 지켜보는 것이 괴롭다.
나는 마음껏 웃을 준비가 되어 있는데, 영화는 아주머니가 집안일하는 것을 그저 보여주는 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같이 보자고 한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더 짜증이 났다.
밀도가 너무 옅은 영화였다.

집안일의 외로움을 표현했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 있으나
그걸 꼭 이런 식으로 관객까지 지루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

무비올데이롱 제1회 2/3 <더 플라이> 리액션 좋은 친구와 함께하니



<더 플라이>를 다 함께 감상하는 것은 무비올데이롱 행사에서 세 편의 영화를 보면서 가장 즐거운 경험이었다.
잘 놀라는 친구가 한 명 있어서 깜짝 놀라는 장면들이 더 긴장감 있게 느껴지고, 재미도 있었다.
역시 공포영화는 공포영화 잘 못 보는 친구와 함께해야 한다.

<더 플라이>가 좋아서 그 후로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영화를 몇 편 더 찾아보고 있는데
역시 이 작품만한 것이 없다.
하지만 정작 그는 이 영화를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한다.
<더 플라이>는 지금까지 본 그의 영화들 중에서 가장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없어서 몰입감이 아주 좋다.

<네온 데몬> 더 막 나갈 수는 없었을까



<리얼>을 가지고 교내 라디오에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것과 유사한 영화를 하나 말해달라고 해서 <네온 데몬>을 꾸역꾸역 보고 갔다.
결국엔 이 영화를 가지고 이야기할 기회가 없어서 시간 날린 셈이다.
<리얼>과 <네온 데몬>은 비등비등하다.
네온 데몬이 특별히 담고 있는 게 있어보이긴 하지만, 이해가 안 가긴 마찬가지이다.
망작을 보더라도 좀 더 고급스럽게 즐기고 싶다면 네온 데몬을, 좀 더 웃고 싶다면 리얼을 보면 된다.

비주얼은 매우 근사하다.
하지만 언제나 느꼈듯 2시간 정도의 시간성을 가진 영화에는 항상 스토리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예쁜 쓰레기'라고 부르고 싶다.
좀 더 잘 만들었더라면 재미도 있고 더 예뻐보이기도 했을텐데..

가장 큰 문제점은, 비주얼로 승부하는 영화답게 내용에 별로 신경 안 쓰고 눈에 보이는 것만 신경쓰려 했으나 아름다움을 대변하는 주인공이 다른 여자 출연자들에 비해 그리 아름답지 않다는 것이다.
(음악은 잘 썼다!)
아예 거추장스러운 상징을 암시하는 것들도 다 빼버리고 완전히 2시간을 형광색 이미지들로만 채워놨더라면 어땠을까?
<스프링 브레이커스>라는 형광생 영화 하나를 봤던 게 기억이 난다.
그 영화는 싸구려 영화 플롯에다가 근사한 이미지를 입혀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여러 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공포스러우면서 고혹적인 영화 한 편이 나올 수 있었을 텐데.

<애정만세> 차이밍량 다시는 안 본다. 느린영화 다시는 안 본다. 졸린영화 다시는 안 본다.



야한 영화를 보고 싶었다.
차이밍량의 <안녕, 용문객잔>을 보고 나서 앞으로 느린 영화는 안 보기로, 졸린 영화는 안 보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그가 초기에 연출한 <하얀 비키니의 복수>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져
그나마 그의 작품 중 야해 보이는 <애정만세>를 보았다.
분명 영화 보기 전에 베드신도 있는 것을 확인했는데
영화는 무지무지 졸렸다.
대사도 없고, 사람들 행동 속의 심리가 읽히지 않았다.
또. 망했다 싶었다.

지켜보는 것이 무지무지 힘든 경험이었다.
앞으로 이런 실수는 더 안 하려고 한다.

<지옥이 뭐가 나빠?> 피바람이 경쾌하게 몰아치는 후반부


친한 형의 추천으로 보게 되었다.
듣도보도 못한 식의 전개라 많이 당황스러운 영화인데, 휘몰아치는 후반부에선 그 해괴함에 온 몸을 맡기게 된다.

아쉬운 점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반복되는 노래 한 곡이 듣기 짜증난다는 것.
또 하나는 여주인공이 안 예쁘고 안 섹시하다는 것.

영화 정말 재밌게 찍었을 것 같다.
나는 이런 영화 상상도 못 할 것 같다.
<두더지>로 처음 소노 시온을 알게 된 이후로 본 그의 영화들에 실망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내 마음에 드는 영화를 하나 찾았다.

<토이 스토리> 장애물 -> 극복 -> 장애물 -> 극복 -> 장애물 -> 극복 (무한반복)



동아리에서 송년회를 하면서 IPTV로 어쩌다 보게 되었다.
다들 깔깔 웃으며 재밌게 보았는데 나는 그러지 못 했다.
기억과는 달리 <토이 스토리>가 그다지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A에서 B로 가는 과정을 시간을 끌기 위해 배배 꼰다.
이야기는 정말 단순하다. 우디가 질투의 대상인 버즈와 함께 위험에 빠지고, 결국엔 집으로 돌아간다.
77분의 러닝타임은 주인공이 위기를 극복하는가 싶으면 또 다시 장애물이 생기고, 그걸 또 극복하는 것의 반복이다.
지금 이렇게 나의 마음을 쥐락펴락하고는 있지만, 영화는 해피엔딩이 될 거란 걸 이미 알고 있으니 몰입을 하고 싶지가 않은 기분이었다. 나는 이러한 전개방식을 치밀하게 고민했을 시나리오 작가들이 생각이 났다.

사실 영화 중간에 그만 보고 자러 들어가려고 했는데, 영화가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얼떨결에 마지막 장면까지 보게 되었다.
깔끔하게 1편이 끝이 난 것은 굉장한 미덕이다.
2편을 이어서 본다고 해서 나는 그만뒀다.
3편의 결말만으로도 울림이 너무 커서 다른 건 다시 보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