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10일 토요일
<트레인스포팅> 갓레인갓포팅
<트레인스포팅>은 아무리 봐도 재밌는 영화이다.
이번에 영화잡지에 트레인스포팅에 대한 글을 쓰려고 지금까지 한 10번은 본 것 같다.
이전까지는 <은하해방전선>을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말했지만, 이제는 <트레인스포팅>을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말할 수 있다.
나는 나의 20대를 <트레인스포팅>과 함께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영화 정말 잘 만든 것도 있고, 공감이 많이 되는 것도 있다.
전개가 정말 자연스럽다. 물 흐르듯이 딱딱 맞춰 이야기가 흘러간다.
이 내용 다음엔 이 장면이! 그리고 이 장면이!
여러번 보면 볼수록 감탄하게 된다.
음악이 정말 잘 깔렸다.
좋은 음악이 없었으면 다시 볼 일이 없었을 정도!
영화 속의 진정한 적인 마약은 내 삶이 싸우는 적인 '게으름'과 닮아있었다.
그래서 공감을 느꼈다.
어디가 닮았냐면, 그만두고 싶어도 쉽사리 그만둘 수 없는 중독성이 있다.
그리고 내 몸과 정신은 그걸 원하고 있어서 썩 나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진짜 기쁨이란 무엇인가? 꼭 마약이나 게으름이 아니어야 할까.
나의 게으름이 꼭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나친 게으름과 순간적인 판단 미스로 인해 내가 피해를 보는 일들이 많다.
나는 내 게으름은 그대로 가져가되 기본적인 것들을 잘 해내고 싶다..
물론 그게 어렵지만...
이 영화를 가지고 잡지에 글을 기고하려 했는데
막상 이야기를 하려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정말 답답한 상황이다.
1. 이 영화 쩐다!
2. 내 20대와 관련짓는 이유
여기에 집중해서 다시 해봐야겠다!!!
2018년 2월 4일 일요일
< T2: 트레인스포팅 2> 팬심 그득한 2번의 감상 / T2의 문제점
다시 본 <트레인스포팅>은 정말 완벽한 작품이었다.
잡지에 트레인스포팅에 대해 글을 쓰려고 준비하던 중에 <T2> 파일을 구해서 보게 되었다.
오프닝은 전작 팬의 가슴을 뛰기에 충분했지만 영화 자체는 기대 이하였다.
하지만... 두 번 보니까 정말 좋다 ㅎㅎㅎ
일단 T2는 아쉽게도 전작에서 절대로 벗어나지 못 하는, 말그대로 '속편'이다.
내가 오프닝 직후에 김이 샌 것처럼, 추억팔이는 그리 오래 가지 못 한다.
하지만 본 영화는 애초에 전편의 추억팔이 이상의 작품이 되려는 생각도 없는 것 같다.
내용은 암스테르담에서의 새로운 인생에 실패한 렌튼이 기어코 자기가 배신했던 옛 친구들을 찾아가고, 탈옥한 벡비가 렌튼에게 복수한다는 이야기이다.
인물들은 늙어버렸고 고추도 잘 안 서며, 어린 애에게 자기 할 말만 한다는 소리나 듣는다.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은 과거를 알 때 더욱 깊이 와닿기에, 아무래도 전편을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몰입하기 힘들 것 같다.
그리고 T2를 보고나서 전편을 굳이 안 봐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한다..
T2에는 트레인스포팅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신선하게 다가갈 만한 요소가 없다.
T2를 처음 봤을 때 느낀 문제점은, 관객이 흥미롭게 지켜볼 영화 자체의 목표 의식이 없다는 것이다.
중심 플롯은 식보이와 벡비의 렌튼에 대한 복수이다.
하지만 복수 계획은 제대로 없고 웬 처음 보는 여자 꿈을 이뤄준답시고 식보이와 렌튼이 매춘 사업을 준비한다.
그러나 그들의 사업은 이미 업계를 쥐고 있는 깡패가 있다는 이유로 너무 쉽게 중단된다.
벡비는 그저 우연히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맞춰서 렌튼을 만나 복수를 시도한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중심이 안 서있고, 우연에 너무 많이 의존한다.
T2가 나온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어떻게 이들이 다시 뭉치는가 하는 의문인데, 영화는 렌튼을 설득력 있는 이유 없이 그냥 에든버러로 돌아오게 만든다.
게다가 렌튼이 식보이가 자살하려던 타이밍을 기가막히게 맞춰 도착한 것과, 또 마침 벡비가 그 때 탈옥한 것도 너무 작위적이었다.
게다가 렌튼은 굳이 식보이, 스퍼드와 사업까지 벌이다니.
네 명의 인물들을 너무 억지로 모은 것이 티가 난다.
러닝타임은 117분. 전편에 비해 25분 정도 늘어났다.
그만큼 캐릭터들은 더 깊어졌지만 속도감은 덜하다.
어쩌면 T2는 앞으로 20년 뒤에 나올 T3를 위한 준비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영화 내내 네 명의 주인공 그들의 입장에서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힘쓰고, 그들의 미래를 열어놓는 식으로 끝이 나버리기 때문이다.
T2는 좀 실망이었어도 40년에 걸친 트릴로지가 완성된다면 그건 인정할 만하다.
나이듦이 20년 뒤라면 더 절실하게 와닿을 것 같다.
T2가 어떤 영화인지 잘 알고 나서 다시 한 번 볼 때는 정말 좋았다.
트레인스포팅 재탕 삼탕이 즐거운 것처럼, 이 영화도 좋아하는 마음이 앞서게 되니 그냥 재밌게 지켜보게 된다.
트레인스포팅 1편을 하도 재밌게 만들어서 이런 반응이 나온 거다.
20년 뒤에 3편은 제발 모든 혼을 끌어모아 제대로 만들어 달라!
라벨:
대니 보일,
재감상,
T2: 트레인스포팅 2
2017년 4월 30일 일요일
<트레인스포팅> 아 안온해~~~ + 4월의 고민거리
작년 4월달에 학교다니는 게 너무 힘들었을 때 이 영화를 좋아하게 됐다.
그리고 올해 1월에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을 쭉 다시 보는 차원에서 동아리에 들고갔다.
할 얘기는 딱히 없었다.
그나마 흥미롭게 할 얘기라곤 음악 얘기였는데, 같이 음악이 나오는 그 타이밍의 멋짐을 얘기하고 노래를 틀고 따라 부르는 게 전부였다.
생각보다 대화는 일찍 끝났다.
다시 봤을 때의 이 영화는 좀 별로였다.
작년에 보았던 것만큼의 감흥이 안 느껴졌었다.
작년에는 자기를 구렁텅이로 몰고가는 친구들을 버리고 새 삶을 살겠다는 그 의지가 너무 좋았었다.
그런데 다시 보니까, 과연 내 삶이 구렁텅이에 박혀있는 이유가 내 친구들 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의 놀이를 마다하지 못하는 걸 친구들의 문제라고 쳐도,
그것 말고도 내 문제도 있는 것이다.
"너가 말하는 전성기는 또 오지 않아, 온다 해도 넌 또 맨날 놀 게 뻔하잖아"라는 어느 노래 가사가 내 가슴을 후벼파는 것 같다. (이 영화랑은 관련 없는 노래임)
계속 고민을 하다가 이제 4월 말이 되었다.
혼자 있는 시간을 더 겪어 보니 확실히 내 문제가 많은 것 같다.
나는 혼자 있을 때는 생산성이 제로가 되며, 굳이 나아지려고 필사적으로 움직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내가 자퇴도 못 한다. 하고 싶은 게 생겨도 강제성이 없으니 일을 안 할 거다.
강제성으로 살아가는 인간!
이 성격을 바꿀 것인지, 받아들이고 욕심을 줄일 것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바꾸고 열심히 사는 삶이 좋긴 한데, 많이 힘들 거다.
아직까지 극단적인 상황에 처해본 적이 없어서 아마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다가 시간만 많이 낭비할 것 같다.
알면서도 못 고친다. 아니 안 고친다는 표현이 더 낫겠다.
이번에는 식보이의 아이가 죽고 나서 나오는 Sing이라는 노래가 좋아서 많이 들었다.
작년에는 엔딩에서 나오는 노래만 좋아했는데, 이제는 오프닝에서 나오는 노래와, 클럽에서 나오는 노래, 크레딧에 나오는 노래도 좋다.
역시 엔딩은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
술집에서 싸우는 씬 이후로 노래가 깔리는 순간부터 타이틀 뜰 때까지는 신의 손길이 닿았다.
이 영화를 베스트 목록에 넣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 오래 볼 영화임은 분명하다.
동아리 때문에 영화를 두 번 연속으로 보았는데도 재미가 있었다.
이번에 나온 <T2>때문에 전주영화제에 가고 싶었지만 사정이 있어 그러지 못 했다.
주위 사람들 평은 그저 그런 것 같지만 애정으로 봐야겠다.
정식 개봉은 안 할테니 어떻게든 구해서 봐야겠다.
2016년 11월 22일 화요일
<선샤인> 미치도록 아름답다는 것
아름다움이 주제이고 아름다움이 플롯이 된 영화.
그 시각적인 아름다움으로 모든 것이 납득이 가는 것도 정말 신기하다.
아름다움으로 인해 미쳐버릴 지경에 달했을 때에는 사운드도 큰 몫을 한다.
언젠가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빵빵한 사운드로 다시 한 번 보고 싶다.
2016년 9월 11일 일요일
< 127시간> 시규어 로스의 페스티벌
1. 생각보다 흐름은 좀 끊긴다.
2. 촬영 참 좋다.
3. 심리 묘사의 강도가 좀 더 셌으면.
4. 어차피 구덩이에 빠지고 어차피 거기서 빠져나오게 될 영화를, 나라면 어떻게 찍었을까?
5. 기대했지만 어쩐지 무난한 영화가 되어버렸다. 무엇 때문일까.
6. 시규어 로스의 음악에 눈물을 흘려버렸다. 영화가 끝날 때는 가슴이 벅차다.
2016년 8월 14일 일요일
< 28일 후> 좀비 영화만의 그 무언가, 그리고 악을 상대하기 위한 악
<28일 후>는 <부산행>, <감기>에 이어 보게 된 재난 영화이다.
그동안 파보고 싶었던 대니 보일 감독의 영화이기도 하다.
나는 내가 좀비 영화면 다 좋아하는 줄 알았지만 <28일 후>를 보고 나서 아니란 걸 알았다.
주인공들이 군인 캠프에 들어설 때를 기점으로 영화 전반부와 후반부는 결이 확실히 다르다.
전반부는 마음에 들고 후반부는 그렇지 못 하다.
전반부는 인물들이 좀비를 피해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이고
후반부는 여자를 성노리개로 삼으려는 군인들과 맞서는 이야기이다.
혹자는 오히려 후반부가 더 좋다고 할지도 모른다.
극한상황 속에서 얼마나 인간이 악해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재난영화, 그 중에서도 좀비 영화에 대해 내가 기대하는 것들이 이 영화엔 부족했다.
후반부는 좀비를 가지고 잘 이끌어나가던 이야기를 평범한 재난영화로 바꿔버렸다.
구조물 위에 걸려있던 좀비의 시체에서 우연히 떨어진 핏방울이 눈에 들어가 좀비가 되어버린 아버지를 빨리 죽여야만 하는 그 상황이 좀비 영화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 아닐까.
내 소중한 사람이 좀비가 되어버린 그 슬프고도 긴박한 순간..!
극한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악행 같은 것은 다른 재난영화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만족하지 못 한 후반부가 진짜 이 영화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바이러스에 걸린 좀비보다 내 옆의 인간이 무서워지는 게 진짜 재난이 아닐까.
(물론 이에 집중하려면 차라리 다른 영화를 만드는 게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긴 하지만..)
좀비를 풀어서, 또 직접 군인들을 처치하는 짐을 보고 셀레나는 그가 좀비일 거라고 잠시 착각해 칼을 든다.
약에 취한 해나 또한 셀레나에게 키스하는 짐을 좀비로 착각해 머리를 내려친다.
자기가 인간이라고 말하는 짐에게 해나는 말한다.
"좀비인 줄 알았어요."
악을 상대하기 위해 그것만큼 악해져야 하는 것이 너무 슬프고
그렇게 만들어진 악과 원래 존재하던 악을 구분하지 못 하는 상황이 너무 슬프다.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들과 분노에 미쳐버린 인간을 혼동하는 그 장면이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 아니었을까
덧붙여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이 영화에서 마음에 들어했던
슈퍼마켓에서 주인공들이 마음껏 장을 보는 장면은
어느 재난영화에서나 연출 가능한 장면이다. ㅎㅎ
첨부된 음악과 함께 인물들이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카트에 쓸어담으며 다니는 게
정말 즐거워 보였다.
숨통을 트여주는 힘 조절이 좋았다.
2016년 4월 9일 토요일
<트레인스포팅> 엔딩 타이틀이 뜰 때까지 내레이션이..
2월 26일 트레인스포팅 재감상.
4월 8일 문득 엔딩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문제의 장면은 바로 렌튼이 동료들을 배반하고 어딘가로 걸어나오는 엔딩.
쿵쿵쿵쿵 정신없는 노랫말이 나오는 곡에 몽롱한 신시사이저 소리가 깔리는 것도 좋았고
영화 타이틀이 나올 때까지 일반인의 삶을 갈구하며 희망사항을 내뱉는 렌튼의 내레이션도 좋았다.
그렇지만 바뀔 것이다. 난 새 인생을 살 것이다.
못된 짓은 이게 마지막이다.
손씻고 이젠 깨끗하게 살련다.
똑바로 살면서 인생을 선택할 것이다.
지금 즉시부터 말이다.
당신처럼 살 것이다.
직업, 가족, 대형 TV...
세탁기, 자동차, CD 플레이어, 자동 병따개
건강, 낮은 콜레스테롤 수치, 치아보험
임대, 새집마련, 운동복, 가방
비싼 옷, DIY, 쇼프로, 인스턴트 음식, 자녀들
공원을 산책하며 골프도 치고
세차도 하고, 스웨터도 고르고, 가족적인 크리스마스도 맞고
복지연금, 세금감면, 빈민구제
근근히 살다, 비전을 갖다, 운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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