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30일 일요일

<트레인스포팅> 아 안온해~~~ + 4월의 고민거리




작년 4월달에 학교다니는 게 너무 힘들었을 때 이 영화를 좋아하게 됐다.
그리고 올해 1월에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을 쭉 다시 보는 차원에서 동아리에 들고갔다.
할 얘기는 딱히 없었다.
그나마 흥미롭게 할 얘기라곤 음악 얘기였는데, 같이 음악이 나오는 그 타이밍의 멋짐을 얘기하고 노래를 틀고 따라 부르는 게 전부였다.
생각보다 대화는 일찍 끝났다.

다시 봤을 때의 이 영화는 좀 별로였다.
작년에 보았던 것만큼의 감흥이 안 느껴졌었다.
작년에는 자기를 구렁텅이로 몰고가는 친구들을 버리고 새 삶을 살겠다는 그 의지가 너무 좋았었다.
그런데 다시 보니까, 과연 내 삶이 구렁텅이에 박혀있는 이유가 내 친구들 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의 놀이를 마다하지 못하는 걸 친구들의 문제라고 쳐도,
그것 말고도 내 문제도 있는 것이다.
"너가 말하는 전성기는 또 오지 않아, 온다 해도 넌 또 맨날 놀 게 뻔하잖아"라는 어느 노래 가사가 내 가슴을 후벼파는 것 같다. (이 영화랑은 관련 없는 노래임)
계속 고민을 하다가 이제 4월 말이 되었다.
혼자 있는 시간을 더 겪어 보니 확실히 내 문제가 많은 것 같다.
나는 혼자 있을 때는 생산성이 제로가 되며, 굳이 나아지려고 필사적으로 움직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내가 자퇴도 못 한다. 하고 싶은 게 생겨도 강제성이 없으니 일을 안 할 거다.
강제성으로 살아가는 인간!
이 성격을 바꿀 것인지, 받아들이고 욕심을 줄일 것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바꾸고 열심히 사는 삶이 좋긴 한데, 많이 힘들 거다.
아직까지 극단적인 상황에 처해본 적이 없어서 아마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다가 시간만 많이 낭비할 것 같다.
알면서도 못 고친다. 아니 안 고친다는 표현이 더 낫겠다.

이번에는 식보이의 아이가 죽고 나서 나오는 Sing이라는 노래가 좋아서 많이 들었다.
작년에는 엔딩에서 나오는 노래만 좋아했는데, 이제는 오프닝에서 나오는 노래와, 클럽에서 나오는 노래, 크레딧에 나오는 노래도 좋다.

역시 엔딩은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
술집에서 싸우는 씬 이후로 노래가 깔리는 순간부터 타이틀 뜰 때까지는 신의 손길이 닿았다.






이 영화를 베스트 목록에 넣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 오래 볼 영화임은 분명하다.
동아리 때문에 영화를 두 번 연속으로 보았는데도 재미가 있었다.
이번에 나온 <T2>때문에 전주영화제에 가고 싶었지만 사정이 있어 그러지 못 했다.
주위 사람들 평은 그저 그런 것 같지만 애정으로 봐야겠다.
정식 개봉은 안 할테니 어떻게든 구해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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