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1일 일요일
<하늘을 걷는 남자> 페이스북에 올라온 친구의 친구의 감상문을 보고.
솔직히 말해서, 영화는 그저 그랬다.
한 남자의 꿈이 시작하고 그 꿈이 이루어지는 이야기. 한 사람의 꿈에 관한 이야기!
기대가 컸던 이 영화는 그냥 그저 그런, 쪼이는 맛이 무난한 하이스트 무비 정도로 내게 다가왔다.
딱히 할 말이 없어서 <하늘을 걷는 남자>는 본지 두달이 넘었는데도 글을 쓸 생각이 별로 안 들었다.
그래도 굳이 생각해 보자면,
F. 이미 성공한 남자가 들려주는 성공담이란?
F. 쌓아올리는 과정이 너무 쉬워
F. 클라이막스가 기대에 못 미친다
F. 주인공이 관객에게 말하는 방식
이런 식으로 노트에 짤막하게 저장해 놓았었는데, 어쩌다 페이스북에서 친구의 친구의 글을 보았다.
무슨 내용이었는지 잘은 기억이 안 나지만, <하늘을 걷는 남자>를 보고 나서 느낀 것들을 쭉 적은 글이었다.
음. 왜 나는 저런 느낌을 받지 못 했을까?
내가 거기에 답을 하자면, 아마도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인 듯하다.
아까도 말 했지만, 내가 본 <하늘을 걷는 남자>는 그저 그런 영화다.
하지만 5년 전의 나였더라면 다르게 받아들였을 지도 모른다.
숱한 장르영화에서 보아왔기에 무감각하게 받아들였던 그 공식들을, 5년 전의 나는 신선하고 색다르게 받아들였을 지도 모른다.
다른 영화에서 본 것들의 반복, 반복을 느끼며 지루해하는 내가. 5년 전에는 <하늘을 걷는 남자>에 담긴 꿈과 노력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보았을지도 모른다.
확실히, 영화를 많이 보면 무감각해진다.(어떤 한편으로는 예민해지지만.)
새롭고, 창의적이며, 틀을 깨는 영화들이 평단에서 환영받는 이유도 그때문일 것이다.
또 다시한번 말하지만 <하늘을 걷는 남자>는 그리 새로운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새롭고 도전적인 방식의 영화라고 받아들이는 관객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영화에 있어서 전문인이 되겠다고 다짐한 순간부터 그들과 나 사이엔 조금씩 벽이 놓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꼭 그래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들과 똑같은 것을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이 나는 많이 슬프다.
2016년 2월 2일 화요일
<러브 앤 피스> 과거는 너를 잊지 않았다
최근에 빠진 감독이 소노 시온.
<두더지>라는 영화를 보고 난 '일본 사람들은 소노 시온이라는 감독이 있어서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두더지>같은 영화를 기대하며 본 것이 전혀 쌩뚱맞은 <리얼 술래잡기>.
그리고 그 다음에 바로 보게 된 것이 <러브 앤 피스>.
<러브 앤 피스>를 보지 않을 수 없던 이유는 소노 시온이 이 작품을 30년동안 품어온 자신의 영혼의 집대성이라고 밝혔기 때문.
영화는 컬트적 감성과 동심이 섞인 느낌.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른 영화여서 좀 당혹스럽기도 했고
그래서 이것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건지 정리가 안 됐다.
료가 키우는 거북이의 이름 피카돈은 원자폭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료를 섭외하는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피카돈을 잊지 않겠다는 곡을 '과거를 잊은 일본 사람들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로 오해했다.
료의 데뷔곡이 정식 발표되면서 '피카돈'이라는 가사는 '러브 앤 피스'로 수정된다.
료는 피카돈을 잊었지만 피카돈은 그를 잊지 않았다.
료는 피카돈의 힘을 빌려 곡을 만든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기가 살던 자취방으로 돌아온 료는 더 이상 테라시마 유코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럭저럭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 것 같지만 하고자 하는 이야기 자체는 '경고'의 의미가 큰 것 같다.
과거의 순수를 잊어버린 일본의 기성세대 어쩌면 옛날의 꿈같은 건 아무런 소용이 없어져버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지하세계의 이야기가 바로 그 어린 날의 순수함을 대변한다
생각보다 재미도 별로 없고 감동도 없고 괴상했지만 이상하게 기억에 오래 남는다.
2016년 2월 1일 월요일
<아이다호> 움직이지 않는 섹스 신
요즘 밤에 잠도 많이 자는데 영화를 보면 그렇게 졸릴 수가 없다.
좀 재미없는 영화는 20분 보다가 참을 수가 없어서 잠들고
그나마 상태가 괜찮을 때 보면 40분 쯤에 잠이 든다.
그나마 영상자료원이나 영화관에서 보면 잠이 안 오는 편인데
하루에 영화 네편쯤은 연달아서 보던 그 때엔 어떤 정신력으로 영화를 봤던지..
정말 아쉬운 건 세기의 명작도 내가 잠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거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안 보느니만 못하다.
잠들고 나면 이제 그 영화를 어느 시점부터 다시 봐야 될지도 모르겠고.. 어유
말이 길었다.
미리 잠에 대한 얘기를 쭉 써 놨듯, <아이다호>는 보다가 잠들어서 다시 본 영화다.
이렇게 잠이 들어버리면 2시간짜리 영화도 보는 데 5시간이 넘는다.
거의 하루를 다 날려버리는 거다.
영화에 대한 감흥은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러나 선명하게 기억에 남은 장면이 있다.
바로 섹스 신.
<아이다호>의 섹스 신은 정말로 독특하다.
총 두 번 나오는데, 첫번째는 남자 셋이 하고 두번째는 남녀가 한다.
나는 첫번째 섹스신을 보고 '무미건조하고 의미없는 성관계'를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사랑이 있음이 분명한 두번째 섹스신을 보고 내가 잘못 생각했음을 알았다.
<아이다호>의 섹스 신은 무엇이 독특하느냐.
<아이다호>의 섹스 신에는 움직임이 없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움직이지 않았다'.
<아이다호>의 섹스 신은 묘한 체위로 멈춰서 미세하게 흔들리는 인물들을 포착한 여러 컷을 연결해 만들었다.
이런 장면은 움직임이 있는 섹스 신에 비해 별로 야하지 않다.
영상으로는 포착하기 힘든 구도를 순간적으로 포착해낸 조각같은 느낌.
그렇다면 왜 사진으로 넣지 않고 굳이 배우를 정지시켜 영상으로 찍어 붙였을까?
이 인위적인 연출에는 '아슬아슬함'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대로 굳어있는 순간을 담은 사진과, 배우들이 움직이지 말아야 하는 상황을 담은 영상에는 엄연히 차이가 존재한다.
그대로 멈춘 영상에서는 아주 조금씩 미묘하게 떨고 있는 카메라와 인물들을 느낄 수 있다.
그 느낌이 매우 섬세해서 순간적으로 영화와 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 같은 착각까지 불러일으킨다.
감각적이고 미묘하다. 순간의 떨림이 느껴져 설레기까지 한다.
나중에 베드신을 연출하게 된다면 꼭 이렇게 찍어보고 싶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쿠바는 너무 멀었다 성우야
수능 끝나고 얼마 뒤 친구를 데려가서 본 영화.
그 때 당시에는 빔 벤더스의 영화에 무척 빠져 있었고
마침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 재개봉했었다.
근데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 했다
겉옷을 벗고 껌도 씹어보고 별 노력을 다 기울였지만 끝내 나는 애매한 잠에 빠져들었다.
나는 이 영화가 기억나지 않는다.
영화가 끝나며 잠에서 깨자마자 "~~로 가네~" 하는 노래가 맴돌아 몇 번 흥얼거렸고
정말로 기억나는 건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밖에..
맑은 정신으로 봤다면 전혀 다른 느낌이 났을 것.
괜히 친구 끌고 가서 지루한 영화 보는데 잠이나 자고.
영화 끝나고 나오는데 친구가 말했다.
"쿠바는 너무 멀었다!"
우리는 점심으로 애슐리를 먹고 나왔다.
왜 졸린 영화는 끝날 때쯤이 되면 갑자기 정신이 맑아질까
라벨: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빔 벤더스,
잠
<나를 찾아줘> 압도적
수능 끝나고 학교에서 본 것 중에 가장 맘에 들었던,
어마무시하고 간담이 서늘하다.
영화가 끝날 때쯤이면 심장이 쿵쾅대고 있는 걸 느끼게 해주는 영화가 가끔 있다.
2015년의 심장은 <위플래쉬>, <나를 찾아줘>가 느끼게 해 줬다.
와... 어버버.. 말이 안 나오게 하는 그런 영화.
스포일러를 듣지 않고 봤더라면 진짜 더 충격적이었을 거다.
어..? 영화가 왜 이렇게 흘러가지??! 하고 말이다.
가슴 떨리는 스릴러 혹은 공포 영화를 찾는 이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바로 이 영화.
2015년 영화결산
1월
북극의 나누크
멋진 하루
8월의 크리스마스
10분
포레스트 검프
007 북경특급
인셉션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그녀의 정부
파수꾼
옥희의 영화
소셜 네트워크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2월
꿈보다 해몽
디센던트
위플래쉬
위플래쉬
길
원더풀 라이프
인랜드 엠파이어
비카인드 리와인드
메밀꽃, 운수 좋은날, 그리고 봄봄
이터널 선샤인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도라에몽: 스탠 바이 미
제너럴
조류인간
백 투 더 비기닝
3월
버드맨
강원도의 힘
그녀
스물
서울연애
4월
로렌스 애니웨이
서편제
초록물고기
카이로의 붉은 장미
5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택시 드라이버
블레어 윗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파수꾼
미지와의 조우
북촌방향
미라클 벨리에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6월
이레이저헤드
에일리언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
무쉐뜨
더 리치
사이비
오발탄
7월
크래쉬
서칭 포 슈가맨
클래식
이다
갓 헬프 더 걸
트라이브
인사이드 아웃
바나나 공화국
8월
기쁜 우리 젊은 날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두더지
산딸기
맨하탄
베테랑
코멧
브로드웨이를 쏴라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
인테리어
9월
멀홀랜드 드라이브
다른 나라에서
비기너스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10월
사도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루시
모라토리움기의 다마코
그들 각자의 영화관
마션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필름시대사랑
11월
세가지색 1편 블루: 자유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인턴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타임 패러독스
나이트 크롤러
8 마일
나를 찾아줘
노킹 온 헤븐스 도어
프랭크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12월
망각의 삶
하늘을 걷는 남자
아마데우스
아이다호
내부자들
괴물의 아이
사우스포
우리 선희
하늘의 황금마차
질투는 나의 힘
스타워즈 6: 제다이의 귀환
인스턴트 늪
대호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
어린왕자
총 107편의 영화를 보았다.
약 159편의 영화를 보았던 2014년에 비하면 적은 수치지만
수능 본 사람 치고는 엄청 많이 보았다.
하긴.. 나는 영화를 '끊는다'는 표현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평일엔 거의 영화를 보지 않고 주말에 영화를 자주 몰아서 본 기억이 난다.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그녀의 정부
위플래쉬
위플래쉬
강원도의 힘
초록물고기
미지와의 조우
이레이저헤드
사이비
트라이브
기쁜 우리 젊은 날
두더지
코멧
멀홀랜드 드라이브
루시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나를 찾아줘
나를 찾아줘
망각의 삶
인스턴트 늪
특별히 기억에 남는 영화들을 골라보면 총 17편이다.
좋은 기억 속에서 아주 오래 남을 영화들.
이 중에선 딱 한 편을 고르기 힘들 정도로 각각의 매력이 있다.
1/6 정도의 타율이라면 나름 좋은 편?
'올해의 감독'을 뽑는다면 데이빗 린치.
가장 많이 본 건 우디 앨런의 영화일테지만
감독 한 명으로 치자면 데이빗 린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인랜드 엠파이어, 이레이저헤드, 멀홀랜드 드라이브.
꿈보다 해몽
위플래쉬
위플래쉬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도라에몽: 스탠 바이 미
조류인간
백 투 더 비기닝
버드맨
스물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미라클 벨리에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더 리치
이다
갓 헬프 더 걸
트라이브
인사이드 아웃
베테랑
코멧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사도
마션
필름시대사랑
인턴
하늘을 걷는 남자
내부자들
괴물의 아이
사우스포
대호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
어린왕자
최신 극장개봉작은 30편. 생각보다 많다.
모 블로거로부터 2015년 영화 베스트 10편을 뽑아달라는 메일을 받았는데
뽑을 영화가 너무 없어서 미처 리스트를 다 채우지 못했다.
괜찮았던 영화들을 돌이켜 보면 이 중에서는
위플래쉬, 킹스맨, 트라이브, 코멧, 메이즈 러너, 암살(2016년 관람) 이렇게 여섯편이다.
그 중 단연 최고는 위플래쉬, 트라이브.
그러고보니 난 나를 꼼짝 못 하게 하는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피드 구독하기:
글 (At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