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0일 화요일

2017년 영화 결산

(진한 제목은 좋게 본 것, 기울어진 제목은 재감상한 것)

스트레이트 스토리
트레인스포팅
블루 벨벳
아메리칸 스나이퍼
케이 팩스
하하하
스타쉽 트루퍼스
와이키키 브라더스
더 킹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단지 세상의 끝
은하해방전선
나쁜 피
퍼스널 소퍼
컨택트
키즈 리턴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
도약선생
노킹 온 헤븐스 도어
싱글라이더
레볼루셔너리 로드
아비정전
에브리바디 원츠 썸
김씨 표류기
해피 투게더
멀홀랜드 드라이브
걸어도 걸어도
캐쉬백
케빈에 대하여
밤의 해변에서 혼자
시네도키 뉴욕
퍼펙트 블루
인스턴트 늪
욕망의 모호한 대상
맨하탄 살인사건
피라냐 3DD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황금시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
안녕 용문객잔
레지던트 이블
올리브 나무 사이로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아이 엠 어 히어로
우리들
플래닛 테러
피의 피에로
원초적 본능
제 7의 봉인
돈 존
연애담
몬스터
리얼
옥자
맵 투 더 스타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인히어런트 바이스
범죄의 재구성
그 후
터스크
개를 문 사나이
더 비지트
페스티발
에드 우드
미트볼 머신
제인 도
데이브 미로 만들다
미르싼
싱크로나이자
내일부터 우리는
다크 나이트
커피 느와르: 블랙 브라운
어둔 밤
벗어날 수 없는
빌로우 허 마우스
마터스: 천국을 보는 눈
이레셔널 맨
내 책상 위의 천사
벨벳 골드마인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고양이를 부탁해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잃어버린 지평선
아내는 고백한다
세르비안 필름
개그맨
혹성 탈출: 종의 전쟁
두뇌 혁명 A.I.
레이건 쇼
데이빗 린치 아트 라이프
네온 데몬
마더
더 플라이
무서운 집
휴먼 센티피드
스크림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춘몽
러브 미 이프 유 데어
잭앤질
애정만세
밤과 안개
셜록 2세
지옥이 뭐가 나빠?
베이비 드라이버
아노말리사
사돈의 팔촌
비밀은 없다
라쇼몽
1408
소름
싱 스트리트
매기스 플랜
가족의 탄생
샤이닝
미스테리어스 스킨
남자사용설명서
에너미
화양연화
네이키드 런치
엑시스텐즈
돌아온다
벌거숭이
용의 국물
러빙 빈센트
어댑테이션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토이 스토리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패터슨
퐁네프의 연인들
더 퍼지
로크
내가 사는 피부


약 140편의 영화를 본 해였다.
재감상한 영화는 30편 정도 된다.
좋게 기억하는 영화는 43편이나! 된다.
작년에는 타율이 10% 정도였는데 이제는 30%정도로 매우 높아졌다.
좋은 영화를 보는 눈이 생긴 건지, 아니면 보통의 영화에도 쉽게 만족하는 건지..
보통의 영화에도 쉽게 만족하게 된 것이라면 그것을 기뻐해야 할지...

재감상한 좋게 본 영화는 14편!
처음 보는 영화보다 예전에 봤던 영화를 더 좋게 본 비율이 더 높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예전에 봤던 영화를 다시 한 번 본다는 건 그만큼 좋기 때문이다.
반대로 좋게 기억하던 30편 중 절반 정도를 잃어버린 것은 매우 안타깝다.

지난해에는 똑같은 영화를 한 해에 두 번 보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버렸다.
그러고나니 편해졌다.
앞으로 같은 영화를 짧은 텀을 두고 여러 번 보는 일도 자주 있을 것이고
같은 배우나 같은 감독의 영화를 연달아서 보는 일도 있을 것이다.
내가 다음으로 깨고 싶은 원칙은 보는 영화에 모두 리뷰를 적지 않고 쓰고 싶은 글만 쓰는 것.
원래 내가 리뷰쓰기를 시작한 것은 해당 영화에 대한 감상이 어땠는지 나중에 기억이 안 날 때 찾아보는 용이었다.
물론 찾아보는 일은 거의 없었고 글을 쓰면서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생각들을 하는 것이 장점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글을 쓰면서 거의 새로운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냥 의무감만 생겨서 새로운 영화를 보는 데에 걸림돌이 되고, 항상 10~20편의 리뷰가 밀려있으니 부담감만 많다.

대학에 들어오고 나서 점점 영화에 흥미가 떨어졌는지
본지 얼마 안 된 영화조차도 이제는 잘 기억이 안 나고 그런다.
리뷰도 점점 짧아지고 생각 많이 해야 되는 영화도 안 좋아하게 됐다.
예전에 열심히 4부로 나눠가며 2013년 한 해동안 봤던 영화들에 대해 리뷰를 썼던 것을 보니, 그 때는 진짜 내가 영화에 미쳐있었구나 싶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기억하는 좋은 영화들도 대부분 그 때쯤에 보았다.
요즘 영화를 보면 마음에 깊게 못 들어온다.
그 때는 할 생각이 영화 생각밖에 없어서였던 것 같다..
영화 한 편을 보고도 깊게 감동받아 장문의 리뷰를 올렸던 그 때가 그립다.


얼마 전에 클지선이라는 블로거 분께서 2017년 최고의 영화 조사를 하셔서 나도 재미로 2017년 개봉작 탑 10 리스트를 뽑아 보았다.

1.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2. 밤의 해변에서 혼자
3. 제인 도
4. 컨택트
5. 빌로우 허
6. 리얼
7. 퍼스널 쇼퍼
8. 혹성탈출: 종의 전쟁
9. 옥자
10. 매기스 플랜

리스트에서 제인 도는 좀 더 아래로 내려도 될 것 같지만.. 수정하기 귀찮아서 그대로 올려본다. 지금은 아니어도 얼마 전에는 내 2017년 개봉작 베스트가 이랬다.
8,9,10위는 정말 마음에 안 드는데도 불구하고 억지로 10편 채우려고 넣었다.
작년엔 극장에 정말 안 갔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작품들도 거의 안 보고 그랬다.
얼마 전에 <신과 함께>를 보니까 인정하기 싫어도 재밌긴 재밌더라.
앞으로 이왕이면 같은 값으로 있어보이는 영화 보러 가지 말고 재밌는 상업영화도 좀 많이 봐야겠다.


그리고 정리하는 김에 친구들 보여주려고 2017년에 만난 영화 탑 10도 만들었었다.

1. 미르싼
2. 아이 엠 어 히어로
3. 트레인스포팅
4. 해피 투게더
5. 소름
6. 마더
7. 비밀은 없다
8. 어둔 밤
9. 더 플라이
10. 춘몽

어둔 밤과 더 플라이가 좀 더 올라가야 할 것 같지만.. 이것 역시 수정하기 귀찮으니 써놨던 대로 그대로 올린다.
2016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좋게 본 영화들 중에 장르영화가 많다.
미르싼, 아이 엠 어 히어로, 소름, 마더, 비밀은 없다, 더 플라이. 절반이 넘는 영화들이 공포 계열의 피 나는 스릴러 쪽이다.
영화 많이 안 보던 때의 취향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는 걸까?
앞으로도 장르영화를 좀 더 거리낌없이 선택하고 즐기도록 해야겠다.
이상!

2017년 12월 이용철 평론가 GV in 아트나인 <퐁네프의 연인들> 손에 넣고 보니 잃어버렸음을 알았다




<퐁네프의 연인들>을 처음 봤을 때 충격이 매우 컸다.
이번에도 그러리라 기대하고 영화 좋아하는 친한 형과 함께 보러 갔는데 좀 실망스러웠다.
아무리 노력해도 예전에 봤을 때만큼의 특이한 감정은 느껴지지 않았다.
거기다 이용철 평론가가 해주는 얘기는 레오 카락스라는 사람을 더 평범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레오 카락스의 영화들에서 항상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했는데 너무 맞는 말이라 더 이상 감상할 여지를 잃어버렸다.
'레오 카락스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될 영화들이면 그걸 왜 보나..
물론 나는 이용철 평론가 정말 좋아한다.
요즘은 영화에 대한 생각도 예전만큼 깊이 안 하고 어렴풋한 한 순간의 느낌이란 것에 많이 의존해서, 그것이 분명해지니 흥미가 떨어진 것뿐이다.

한때는 레오 카락스 감독을 정말 좋아했는데 요즘은 생각도 잘 안 난다.
다시 우울함이 극에 달할 때쯤이면 요즘 안 보는 영화들도 많이 보겠지.

영화에 나온 퐁네프 다리는 드니 라방의 부상으로 인해 촬영이 연기되어 실제 다리 대신 지은 세트라고 한다. 진짜로 제작비 어마어마하게 써버렸네..

예전에 봤을 때 가장 좋았던 장면은 다리에서 미친듯이 춤추는 장면!
이번에도 좋았지만 더 좋았던 건 수상스키 타는 장면이다.
불안정한 사랑의 극단을 보여준 떨리는 장면이었다!

<내가 사는 피부> 뭔진 몰라도 겁나 재밌다..



느낌이 너무나도 생경한 영화이다.
제목은 '내가 사는 피부'. 원제도 'The skin i live in'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봤더니 영화가 전개되면서 밝혀지는 진실들이 너무나도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재미가 있다.
결말의 아쉬움이나 상징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건 재미가 있어서이다.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뛰어난 이야기꾼인 것 같다.
나중에 그의 다른 영화들을 선택할 때에는 주저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만약 <내가 사는 피부>를 다시 볼 때면 모든 비밀을 알고 보는 것이니 배우들의 연기를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

<페리스의 해방> 땡땡이 고수는 오늘..



[생각 없이 살기]라는 책에서 땡땡이의 의미를 알려주며 언급한 영화이다.
해방되는 것이 주 내용이라니 신기해서 보았다.
영화는 30년 넘은 영화치고 그리 오래된 것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음악도 잘 썼고 은근 통통 튀는 매력이 있다.

아쉬웠던 것은 페리스 뷸러의 땡땡이가 지나치게 운에 의존한다는 것과, 코미디가 너무 옛날식 몸개그라는 것이다.
딱 '나홀로 집에'같다고 생각했는데 감독이 실제 나홀로 집에 시리즈 각본가였다.
영화는 운 좋은 페리스 뷸러와 친구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를 잡으려는 학생 주임 선생님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식이다.
페리스 뷸러의 정신에 대해 그리 진지하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일탈의 기분을 느끼기만 하면 충분한 거니까. 영화 보고 나도 비슷하게 일탈 한 번 해 보거나, 아니면 답답했던 것을 깨 부수면 그것으로 영화는 할 일 이상의 것을 해낸 것이다.
하지만 학생 주임 선생님의 원맨쇼가 너무 재미 없었다. 페리스를 잡기 위해 페리스의 집에 가서 진흙탕에 빠지고 맹견과 싸우고 페리스의 누나 발에 맞아 넘어지는 식의 개그는 한물이 가도 지나치게 가버려서 안 웃기다.

페리스 뷸러는 영화로 보기에 딱 적당한 일탈을 보여준다.
좀 지루해지나 싶었는데 갑자기 페리스가 퍼레이드 행렬에서 마이크를 쥐더니 비틀즈의 'Twist and Shout'를 립싱크한다. 그리고 도시 한복판이 춤판이 되어버린다.
노래도 정말 좋고 페리스가 춤도 정말 잘 추고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다들 도시가 떠나가라 흥겹게 몸을 흔드는 것이 기분이 좋았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보고싶어졌다.

주인공이 관객에게 말을 거는 건 정말 좋다.
<나를 책임져, 알피>라는 영화도 이 영화처럼 주인공이 관객에게 말을 걸었다.
그 영화의 원작인 <알피>도 보고싶다..

<라스베가스의 공포와 혐오> ~휘청휘청~



술 취해서 보기 좋은 영화이다.
영화 내내 카메라가 이상한 각도로 흔들흔들거리고 주인공들이 약에 안 취해 있는 때가 없다.
이해가 되는 내용은 하나도 없는데 영화 자체의 기교에 흠뻑 빠져서 웃으며 재밌게 보았다.
배우가 몸 못 가는 것처럼 헤롱헤롱거리고 카메라를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꽤 큰 연출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걸 이 영화를 보며 제대로 알았다.
뒷부분 가면 <클로버필드> 보고도 안 어지러웠던 내가 어지러울 정도인데, 나중에 극장에서 상영한다면 꼭 봐야 할 것 같다.

조니 뎁도 영화에 너무 잘 맞았다.
영화에 정말이지 딱 맞는 과장된 연기였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도 한번 봐보고 싶을 정도였다.

어떻게 사람들이 저렇게 영화 내내 취해있지 싶었다.
내가 영화를 보는 사람이 아닌 영화 촬영 현장에 있는 사람이었다면 매 컷 찍을 때마다 재밌었을 것 같았다.
흔들흔들거리다가 컷 외치면 멀쩡해지는 것이 상상이 가서 웃기다.
진짜 별것 없는 영화가 어떻게 2시간 동안 텐션을 이렇게 잘 유지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나의 연기 워크샵> 우울한 친구 얘기를 들어주는 기분



<초행>을 봐야 했으나 미루고 미루다 종영해버렸다.
인디스페이스에서 하는 영화 중 그나마 재밌어 보이는 것이 <나의 연기 워크샵>이었다.
줄거리도 대충 읽고 그냥 연기를 배우는 사람들이 나오겠거니 하고 보러 갔다.

극장엔 나 혼자밖에 없었다.
영화는 초반에 연기를 배우는 학생들을 보여주다가 두 사람의 감정이 묻어나는 장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도 수업의 일부였음이 밝혀진다.
또 연기 수업 장면이 나오고, 또 다른 두 사람의 감정이 묻어나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번에도 그것이 수업의 일부였다.
딱 그때까지만 재미있었다.
영화가 내게 게임을 걸어오나보다 하고 집중했지만 '현의 일기'라는 것이 나오면서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를 지경으로 영화는 흘러갔다.
읊어주는 사람은 네 명이지만 각본은 그 예민하고 감수성 짙은 사람 한 명이 쓴 것처럼 다채롭지 못 했다.
내내 우울한 얘기만 나와서 마치 우울증 걸린 친구의 슬프디 슬픈 과거 얘기를 2시간씩이나 들어주는 것 같았다.

내가 이 영화와 맞지 않았던 이유를 정리해 보자면
1. 영화가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2. 우울한데 설득이 안 된다.

간만에 영화관에 가서 본 영화인데 안 맞아서 너무 안타깝다.
집에 와서 보니 안선경 감독이 <파스카>를 찍었던 사람이었고, 그 영화의 주인공들도 이번 영화에 출연했다.
<파스카>를 안 좋게 봤었기 때문에 그걸 알았더라면 보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는 아무 정보 없이 영화 보러 가도 그 감독이 무슨 사람인지는 잘 챙겨봐야겠다.

2018년 2월 17일 토요일

<정화: 사이언톨로지와 신앙의 감옥> 위험을 무릅쓴 증언



사이언톨로지에서 탈출한 사람들의 증언을 담은 다큐멘터리.
인터뷰에 응한 이들이 대부분 인생의 긴 시간을 사이언톨로지에 바쳤던 사람들이라 꽤 충격적인 이야기를 많이 볼 수 있다.
나는 이 다큐멘터리가 반대 세력의 위협을 무릅쓰고 만들어진 용기있는 작품이라 좋았다.
제작진들이 걱정이 될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