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23일 화요일

<수어사이드 스쿼드> DC 망해라!



이런 영화를 보면 자기도 한다. 이제는 DC가 살아날 때가 온 건가 하고 작년부터 사람들이 엄청 기대하던 <수어사이드 스쿼드>. 이렇게 조용히 사라질 영화였나? DC는 마블 따라가려면 한~참 남았다. 아니 DC가 흥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안 든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쭉 망하는 영화 계속 많이 만들어줬으면 한다. 아니 미국에 인재가 이렇게 없나? DC는 이제 2인자라고 쳐주기도 어렵다.

1. 어두운 건지 밝은 건지 모르겠는 컨셉. 눈으로 보이는 건 어두운데 내용이 무게감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2. 어두워서 액션도 제대로 안 보인다. 첫 단체 액션씬 나올때 한숨..

3. 재미가 심각하게 부족하다. 파충류 가지고 웃기는 거는 I AM GROOT보다 못 한 수준이다.

4. 가족... 가족... 가족!!! 왜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가족영화야 해?

5. 악당으로 악당을 잡는다는 설정에 설득력이 없다. 그 악당들을 제어하기 어려울 거라는 크나큰 단점을 무시해서 역시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 국장 캐릭터는.. 어휴... 악당은 뭐 악당같지도 않다.

6. 가장 중요한 캐릭터들의 매력이 없다. 위 포스터를 봐도 알 수 있듯이 몇몇 캐릭터는 그냥 똑같이 생겼고 똑같은 옷 입었다. 그나마 영화 멱살 잡고 끌고간다는 할리퀸도 캐릭터가 어이구.... 조커는 그냥 분칠한 약쟁이..

7. 몇몇 주옥같은 노래들이 나오는데, 노래가 아깝다.

기대한 것들을 철저히 빗겨나가는 영화였다. DC는 이제 안녕..

<시발, 놈: 인류의 시작> 숫호구같은 영화를 기대했다면

8/18일 아트나인 GV
백승기 감독, 손이용 배우, 김보리 배우 참석




<숫호구>가 너무 재미있어서, 실은 윤성호 감독의 <은하해방전선> 자막 작업 할 때부터 눈여겨 보고 있던 백승기 감독의 신작이다. <시발놈>에서 나는 마음이 좀 돌아섰다. 영화가 너무 별로다. 참여한 이들의 열정이 느껴지는, 혹평하기 미안한 영화지만 정말로 별로였다. 극장 안에 있는 사람들은 다들 재밌게 보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아니 어떻게 저걸 보고 웃을 수가 있지 싶었다. 영화 시작부터 오줌 똥으로 웃길 때부터 알아봤다. 특히 똥을 먹는 씬은 과하게 길어서 안 맞는 사람에겐 최악이다. 내용이고 감성이고 재미고 백승기 감독에게 기대했던 모든 것들 여기엔 없었다. 이상하게 홍보는 디자인 열심히 하고 고급스럽게 했다. 그나마 재밌는 백승기 감독의 내레이션마저도 한시간 넘게 듣고 있자면 힘들다. 병신이니 시발놈이니 욕 가지고 웃기는 것도 너무 단순하고 유치하다. 욕처럼 들리게 하려고 애썼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발음하는 데서 웃기려고 하는 것도 재미가 없다. 영화는 GV보다 별로였다. 이 영화는.. 볼 필요가 없다.

<서울역> 부산행같은 영화를 기대했다면



올해의 첫 천만 영화 <부산행>의 프리퀄 속편 <서울역>이다. 실사 영화인 <부산행>과는 다르게 연상호 감독이 그간 작업해왔던 애니메이션의 형태로 만들어졌다.

<서울역>은 실망스럽게 시작한다. 거의 대화로만 처리되는 도입부는 임팩트도 없고 지루하다. <부산행>의 차에 치이고도 죽지 않는 고라니나 하늘에서 떨어지는 재처럼 긴장감을 조성하는 장치가 이 영화에는 부족하다. 어디서 물렸는지 알 수 없는, 좀비로 변할 것이 너무 뻔한 노인이 끙끙 앓는 것이 좀비 아포칼립스의 미약한 신호탄이다. 캐릭터를 설명할 때도 <서울역>은 뻔한 대사로 싸우고 <부산행>에는 Wii 게임기가 나온다. <부산행>과 너무 비교되는 솜씨이다.

또 '프리퀄'이라는 이름을 보고 <부산행>의 관객들이 기대했을 좀비 바이러스의 근원을 이 영화는 건드릴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영화의 결말까지도 <부산행>의 시작과 들어맞지 않는다. <서울역>을 이렇게 만들어야 했을 당위도 보이지 않는다. 이 영화를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재난 상황에 돌아갈 집이 없는 노숙자나, 살려달라는 시민들을 폭도로 취급하는 경찰들 등의 날카로운 요소들은 이상하게 어우러져 결국 영화의 완성도를 겨누고 말았다. 이 영화가 대체 어느 곳으로 나아가는 영화인지 알 수가 없다. 좀비든 사회 비판이든 뭐든 어느 쪽이든 확실히 했으면.

좀비는 너무 갑작스럽게 떼거지로 나오고, 추격 씬은 하나도 재미가 없다. 기차라는 공간과 시각적인 요소에 흥분하는 좀비의 특성을 통해 영리하게 상황을 돌파해나가는 재미같은 것도 기대할 수 없다. 영화가 너무 단순한데, 재미를 포기하면서까지 하고 싶은 말이 뭐였나 하니 갑자기 반전이 일어난다. 그동안 혜선을 찾아다니던 아버지가 실은 혜선에게 돈을 떼인 포주였던 것. 좀비가 창궐해 자기 목숨도 부지하기 힘든 멸망 직전의 상황에 돈을 떼먹고 도망한 사람을 찾아다닌다는 게 너무 비현실적이다. 그만큼 영화가 말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었을 테지만, 아쉽게도 이를 뒷받침하는 의미화가 현저히 부족했다.

<서울역>과 <부산행>이 어떤 경위로 제작되었는지 알아야 이 상황을 납득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냥 영화도 아니고 천만 영화의 프리퀄이, 와이드 릴리즈되는 애니메이션이 이정도라니..

2016년 8월 14일 일요일

<부산행> 좀비가 된 친구, 사실적인 악역, 열차라는 공간의 활용, 산 자와 죽은 자가 주는 의미

1
정말 단순하고 쉬운 장면이지만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최우식이 좀비로 변해버린 친구들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장면이다.
앞서 <28일 후> 포스팅에서 한 표현을 빌리자면
내 소중한 사람이 좀비가 되어버려 물리기 전에 죽여야 하는 슬프고도 긴박한 순간이다.
거기에 깔린 음악도 예사롭지 않았다.
연상호 감독의 기존 영화들에서 보았던 센스가 묻어난 느낌이었다.
다만 최우식을 비롯한 야구부원들의 캐릭터는 아예 없다시피 해서 그 느낌이 살지 않았다.
안소희를 좋아하던 최우식이 좀비가 된 안소희를 지키다 기꺼이 물리는 장면도 나름 괜찮았다.
다만 안소희라는 배우가 그닥 잘 쓰인 것 같지 않아 그 느낌이 살지 않았다.



2
나는 김의성 배우의 캐릭터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들을 괴롭히는 거의 유일한 악역이라 일을 너무 많이 떠맡아 생명력이 과하게 질겨 짜증을 유발한다는 게 흠이지만
이 인물의 사고방식과 행동은 충분히 사실적이었고 공감이 갔다.

이런 말을 들은 친구는 그의 캐릭터를 비롯해 그와 같은 칸에 있던 사람들이 무조건적으로 악한 것이 인위적이라고 했지만 나는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세상을 보는 관점의 차이인가 싶다.





3
열차라는 공간의 활용 면에 있어서는 <설국열차>보다 훨씬 낫다.
직선형의 공간에 사람들이 의식주를 모두 그곳에서 해결한다는 비현실적인 설정을 우겨넣었던 <설국열차>와는 달리
<부산행>은 어느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가기 위해 중간 구간을 건너뛸 수 없는, 그리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 위해 지나온 구간을 다시 지나야 하는 직선형 공간의 특징을 적극 활용한다. 



4
모두 죽고 임산부와 여자아이만이 살아남는다.
<설국열차>에서 동양인 소녀와 흑인 남자아이가 살아남았던 것이 나름의 의미를 가졌던 것과는 달리
<부산행>의 생존자들은 별로 하고 싶은 말이 없어 보인다.
끝까지도 이들은 군인들에 의해 구조될 뿐,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성을 너무 수동적인 존재로만 그렸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나는 이 영화가 어떤 의견을 피력하기 위한 영화가 아니라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하나의 상황을 제시해 놓고 그 안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린 영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별 의미를 찾지 않으려 한다.
재밌게 즐겼고, 그것으로 됐다.


< 28일 후> 좀비 영화만의 그 무언가, 그리고 악을 상대하기 위한 악






<28일 후>는 <부산행>, <감기>에 이어 보게 된 재난 영화이다.
그동안 파보고 싶었던 대니 보일 감독의 영화이기도 하다.
나는 내가 좀비 영화면 다 좋아하는 줄 알았지만 <28일 후>를 보고 나서 아니란 걸 알았다.
주인공들이 군인 캠프에 들어설 때를 기점으로 영화 전반부와 후반부는 결이 확실히 다르다.
전반부는 마음에 들고 후반부는 그렇지 못 하다.
전반부는 인물들이 좀비를 피해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이고
후반부는 여자를 성노리개로 삼으려는 군인들과 맞서는 이야기이다.
혹자는 오히려 후반부가 더 좋다고 할지도 모른다.
극한상황 속에서 얼마나 인간이 악해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재난영화, 그 중에서도 좀비 영화에 대해 내가 기대하는 것들이 이 영화엔 부족했다.
후반부는 좀비를 가지고 잘 이끌어나가던 이야기를 평범한 재난영화로 바꿔버렸다.
구조물 위에 걸려있던 좀비의 시체에서 우연히 떨어진 핏방울이 눈에 들어가 좀비가 되어버린 아버지를 빨리 죽여야만 하는 그 상황이 좀비 영화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 아닐까.
내 소중한 사람이 좀비가 되어버린 그 슬프고도 긴박한 순간..!
극한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악행 같은 것은 다른 재난영화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만족하지 못 한 후반부가 진짜 이 영화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바이러스에 걸린 좀비보다 내 옆의 인간이 무서워지는 게 진짜 재난이 아닐까.
(물론 이에 집중하려면 차라리 다른 영화를 만드는 게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긴 하지만..)

좀비를 풀어서, 또 직접 군인들을 처치하는 짐을 보고 셀레나는 그가 좀비일 거라고 잠시 착각해 칼을 든다.
약에 취한 해나 또한 셀레나에게 키스하는 짐을 좀비로 착각해 머리를 내려친다.
자기가 인간이라고 말하는 짐에게 해나는 말한다.
"좀비인 줄 알았어요."

악을 상대하기 위해 그것만큼 악해져야 하는 것이 너무 슬프고
그렇게 만들어진 악과 원래 존재하던 악을 구분하지 못 하는 상황이 너무 슬프다.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들과 분노에 미쳐버린 인간을 혼동하는 그 장면이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 아니었을까



덧붙여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이 영화에서 마음에 들어했던
슈퍼마켓에서 주인공들이 마음껏 장을 보는 장면은
어느 재난영화에서나 연출 가능한 장면이다. ㅎㅎ
첨부된 음악과 함께 인물들이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카트에 쓸어담으며 다니는 게
정말 즐거워 보였다.
숨통을 트여주는 힘 조절이 좋았다.

2016년 8월 11일 목요일

2016년 7월의 30곡

1. Crucify Your Mind - Rodriguez
<서칭 포 슈가맨>의 사운드 트랙이다. 영화 속 장면과 함께 가장 기억에 남은 곡. 일을 마치고 길을 걸어가는 로드리게즈를 카메라는 횡으로 따라간다. 띵동 소리와 함께 불이 켜진다.

2. No More Cry (Feat. 비프리, 제리케이, 정기고) - 더 콰이엇
제리케이 최고의 벌스가 들어있는 곡.
아이슬란드에서 화산이 터지면 유럽대륙 전체가 화산재에 뒤덮이고
일본에서 발전소가 터지면 서울 하늘에 방사능 비가 떨어지고
살아있는 돼지를 구덩이에 던지면 비닐을 찢고 땅속으로 침출수가 퍼지고
봐, 존재하는 모든 건 연결되어 있어 굳이 Twitter나 Facebook 없이도
그럼에도 우린 늘 선을 긋고 살았어 선을 긋자 선은 죽고 악이 크게 자랐어
World Trade Center가 폭발하고 나니 모든 Mohammed를 테러범으로 잡았고
잘 나가던 디자니어 John Galliano는 유태인들을 경멸하고 짓밟았어
한국도 똑같지 블랑카는 개그일 뿐 아무도 그 나쁜 사장님을 비난하지 않았어

3. Ticket - CHEEZE
여자친구가 좋아해서 알게 된 곡이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여자친구를 생각했다.

4. 눈알에 눈물 - 얄개들
정말로 자연스레 눈알에 눈물이 자연스레 스며드는 것 같은, 선선한 바람이 부는 것 같이 차분한 슬픔이 느껴지는 곡이다.

5. Madeleine Love - CHEEZE
여자친구가 CHEEZE를 정말 좋아한다고 한다. 이 곡은 노래방에도 있어서 가끔 부를 수 있는 곡. 나는 사실 이 곡을 여자친구가 알려주기 전에 그녀가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스냅무비에서 들은 적이 있다. 도입부가 무지무지 좋다. 공간감이 느껴지는 믹싱이라고 해야 하나? 쿵닥쿵닥 하는 반주도 좋다.

6. Veni, Vidi, Bitch (Feat. 팔로알토, 오케이션) - 저스디스
이제는 너무 떠버린 매드 클라운과 한 팀이었던 커먼콜드의 저스디스. 그냥 이름으로만 알고 있던 사람인데 이번 앨범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저스디스 특유의 거친 에너지를 담아냈으면서도 이번 앨범에서 듣기에 가장 부담이 적고 캐치한 트랙. 오케이션은 클라우드 래핑을 할 때 말고는 전혀 개성이 안 느껴진다..

7. 당진 - 이스턴사이드킥
앨범이 나오고 바로 들었을 때는 이스턴사이드킥 1집의 감성적인 곡들에 비해 많이 밋밋하다고 생각했으나, 계속 생각이 났다. 참 푸근하다. 이스턴사이드킥을 나는 절대 잊을 수 없을 거다.

8. 1/10 - 브로콜리너마저
여자친구가 내게 차가워졌을 때 너무너무 슬펐다. 이 노래를 듣다가 친구와 밤을 새다 노래방에 가서 차분한 목소리로 불렀다.

9. City - 오왼 오바도즈
나는 이번 쇼미더머니 5에 루피와 나플라가 나오는 줄 알고 설레발을 치고 있었다. 아쉬움을 달래며 이들의 노래를 듣다 이들이 지난 시즌에 나왔던 오왼 오바도즈와 같은 크루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목소리 좋다 오왼 오바도즈.

10. 우리 같이 - 얄개들
얄개들 1집에서 가장 상큼하게 시작하는 곡이다. 타이틀곡! 반복해서 듣기 좋다.

11. Before Sunrise - 환상약국
친구네 집에서 틀어 보았다 반응이 좋아서 계속 듣게 된 곡. 판타스틱 드럭스토어가 환상약국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단 건 얼마 전에 유투브에서 뮤비를 보다 알게 되었다. 처음에 그들을 알게 해 준 '아저씨'라는 곡이 듣기 불편할 정도로 믹싱의 완성도가 낮았던 데 비해 이 곡은 매우매우 세련되었다. 뮤직비디오도 정말 좋다. 노래를 들으며 친구는 이 밴드가 혁오인 줄 알았다.

12. 미로 - 전기뱀장어
전기뱀장어는 첫 EP에서의 나른하면서도 날카로운 느낌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미로'는 지난 1집의 '최고의 연애'만큼의 나른함을 들려주는 곡. 마지막 곡이 뭘까 기대를 많이 했는데 마지막 곡보다 이게 더 좋다.

13. 그 벤치 - 크루셜스타
크루셜스타의 '비스듬히 걸쳐'라는 노래는 노래방에 없다. 하지만 이 곡은 있다. 연습해서 한 번 불러보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그냥 듣게만 되는 곡.

14. BestDriver (Feat. 개코 of 다이나믹듀오) - 행주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와 노래방에 가서 오랜만에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들었다. 그 곡의 노랫말을 다른 한 친구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또 이 노래 생각이 났다. 이 노래도 노래방에 있다. 여러 번 듣고 나서 노래방에 가서 불러 보았지만 듣기만 해서는 박자를 기억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Cause I'm BestDriver
I'm the bestdriver
Cause I'm BestDriver
I'm the bestdriver..

15. 씹새끼 (Motherfucker Part 2) - 저스디스
저스디스의 이번 앨범에서 가장 센 곡. 초반부의 현악기 소리가 후반부까지 이어지지 않고 분노의 랩핑도 바뀌는 것이 아쉽긴 하다. 나는 별 가치판단을 하지도 않고 그냥 센 노래만 즐기고 내용 이해도 잘 못 했는데 논란이 좀 있었다. 일진 얘기를 가해자의 시선으로 그렸다나 뭐라나.. 그냥 노래가 좋다.

16. 널 향해 달리기 - 전기뱀장어
선공개 곡이었나. 도입부의 기타리프가 귀에 잘 들어온다.

17. Time - 옐로우 몬스터즈
이런들 어떻고 저러하면 또 어떠하리
곡들마다 분위기가 확 갈리는 옐로우 몬스터즈. 내가 좋아하는 햇살 비치는 느낌이다. 이 앨범 노래들이 제목과 곡이 매칭이 잘 안 돼서 찾을 때마다 애 먹었다.

18. 앵무새 - 옐로우 몬스터즈
존나게 시원한 곡이다. 이 앨범을 힘들 때 많이 들었다. 조용한 데서 듣기 좋다.

19. Back In Time - E-SENS
이센스 에넥도트 앨범은 별로 그닥 좋아하지만 선공개되었던 이 곡이 그냥 듣기 좋다.
누나의 카세트에선 김건모

20. 무스탕 - 이스턴사이드킥
도입부 미친다.
봐, 하울링 하면서 구름 온다.

21. 유리 -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 곡의 보컬은 달빛요정의 후배라고 한다. 참 좋다. 슬픈 곡이다.
당신은 내 청춘의 무덤
노래방에서 예전에 몇 번 불러봤지만 그 이후로 묘하게 안 부르게 되는 곡이다.

22. 서울 - 이스턴사이드킥
이스턴사이드킥의 마지막 콘서트에서 좋아지게 된 곡.
벌어 온 건 스쳐 지나가네
먹고 사는 건 그렇다 쳐도
/처음 올라왔을 땐 뉴스에서 보던 곳이 여기구나 이랬었는데
나는 "벌어 온 건 스쳐 지나가네"를 "더러운 건 스쳐 지나가네"로 들었었다.

23. 혼자 추는 춤 - 언니네 이발관
노래방에서 힘들 때 딱 한 번 불렀다. 나왔을 때 정말 많이 들었던 곡이다. 세상을 가지고 한탄하는 노래 내용도 좋다.

24. 꿈의 터널 - 이루펀트
가끔씩 생각이 나서 듣다가 초반부만 듣고선 다른 노래로 넘어가 버린다. 도입부의 피아노 멜로디가 좋다. 죽은 강아지와 주인의 대화. 이를 가지고 꿈의 터널이라고 표현하는 점.

25. True Digits - 홈즈 크루
쇼미더머니 이번 시즌 최고 수혜자 중 한 명인 해쉬스완이 속한 그룹 홈즈 크루의 앨범을 들어 보았다. 가사는 주제가 분명하지만 가벼운 편이다. 흔한 스웩은 없어서 좋지만 아쉽다. 좋은 곡들이 많았지만 이 곡이 제일 듣기 편하다. 벌스들도 다 좋다.
얼마 전에 너의 인스타를 훔쳐봤어, 동남아쪽인지 놀러 갔다 왔더라고.
어디 가면 누구랑 갔다고 늘 태그하던데.
/ 이제는 너보다 너의 생리를 기다려 난
/ 사랑이라니 그거 참 지랄이지

26. Dreamlike - 보드카레인
What is real..
보드카레인의 명반에 수록된 곡. 머릿속에 들리는 멜로디가 무슨 노랜가 한참을 찾았다. 난 이렇게 차분하다가 폭발하는 곡이 좋다. 직접 들으면 기분 완전 좋을 듯.

27. blu (Feat. Babylon) - 아이언
쇼미더머니 때 아이언을 엄청 좋아하다가 이 곡에 랩이 별로 없어 실망했었다. 그런데 얼마 전 유투브에 올라온 아이언 랩 리믹스에서 blu를 다시 들어보았는데 좋더라. 계속 듣기 편하다. 훅도 좋다.

28. Stargirl 내사랑을 받아다오! - 불독맨션
이번에 알게 된 작가 머스크메론의 만화 <쿰척쿰척> 1화에 쓰였던 노래이다. 들을 때마다 그의 만화 생각을 하고 그가 골랐던 다른 곡들 생각을 한다. 순수한 마음이 느껴진다.

29. 불신자들 - 아침
아침을 알게 해 줬던 곡.
빱빠야 빱빠야 빠바 빱빠야 빱빠야 빠바
/믿음이 타고 있다 그곳에 고기를 구워먹자
믿음이 타고 있다
믿음이
아아

30. Whoo - 레인보우
어쩌다 유투브에서 보게 된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참 슬픈 인상을 남겼다.
Whoo~! Clap Clap Clap Clap
/비가 오던 날 집 앞에 왔단 말에 두근거렸어
너는 말했지 날 사랑한다 어떡해 나
말도 안 돼 너무나 기다린 네 말을 난 믿을 수 없어 아 왜 이래
나 너무 떨려 말도 못 했어 Whoo
/나도 널 사랑하고 있어 Babe
몇년을 함께 해온 그룹의 마지막이라는 상상을 하게 만든 곡이다. 지금껏 그녀들의 곡은 그렇게 막 좋지도 않았다. 그리 뜨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이번 곡도 트렌디하지 못 했다. 그냥 더 이상 이들의 곡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그들. 그냥 좀 슬펐다. 기획사 쪽에서는 그래도 이 노래가 될 줄 알고 냈겠지?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멤버들의 상징색이 내내 등장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이들은 지금껏 불고 있던 검은 풍선을 터뜨린다. 무지갯빛. 색색깔의 깃털들이 휘날린다.

2016년 8월 6일 토요일

<로스트 하이웨이> 주인공이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



참 이상한 영화였다.
린치 영화가 원래 그렇지만 참 이상한 영화였다.
영화 주인공인 남자가 영화 중반부에 들어서 다른 인물로 바뀌더니
후반부에 들어선 다시 원래 그 사람으로 돌아온다.
이에 대해선 영화 상에서 딱히 설명을 하지 않는다.
연결은 뒷전이고 마치 짧은 단편 영화를 억지로 이어 붙인 듯한 느낌이었다.
또 이 두 명의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는 한 명의 배우가 연기한 두 명의 캐릭터이다.
연결고리가 보이는 듯하나 더 발전되지는 않는 희미한 인상 정도이다.
이해되는 것은 없고 순간순간의 상황으로 영화는 진행된다.
어떻게든 영화는 끝이 바로 시작점인 루프 구조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