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17일 일요일

책 [사이버 섹스] 21세기의 섹스 파트너는 컴퓨터?






사이버 섹스......
정신의 고통이 없는 사랑이 있다면, 고통없이 기쁨만을 주는 사랑이 있다면, 사랑의 시작과 끝에 대한 불안감이 없이 사랑할 수 있다면 이에 대한 유혹을 쉽게 뿌리칠 수 있을까? 컴퓨터 테크놀러지와 사이버문화의 발전은 우리를 이런 사랑에 대한 가능성으로 안내할 것이다.
-머리말

20세기의 마릴린 먼로에 이어 21세기형 섹스 심벌로 이 박물관은 작은 컴퓨터를 제시한다. 21세기의 섹스 파트너는 컴퓨터가 된다는 것이다.
-17쪽

에로틱한 테크놀러지적 충동은 2만7천년 전에 구운 진흙으로 만들어진, 과장된 가슴과 엉덩이를 가진 비너스상과 같은 초기의 예술작품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이는 도기 제작기술이 항아리처럼 실용적인 물건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떤 것보다 1만5천년이나 전의 일이었다.
-23쪽

1984년에 개발돼 약 10년간 전세계적으로 약 200만 카피가 판매된 게임 Leisure Suit Larry 시리즈.














미국의 전자오락기가 한국에 상륙한 것은 1970년대 말이다. 일본과 거의 같은 시기였지만, 컴퓨터 게임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두 나라가 판이하게 달랐다. 한국은 전자오락이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관련기관에선 각종 규제를 해나갔고, 따라서 오락실을 출입하는 학생들은 교외지도 선생님들의 단속대상이 됐다.
반면 일본에서는 전자오락의 문화적, 상업적 가치를 인정하고 건전한 놀이문화로 유도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10여년이 지난 뒤 그 차이는 확연하게 나타났다. 사회의 부정적인 여론과 각종 규제 속에 음지로 숨어 들어간 한국의 게임산업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모두 전멸하다시피 했다. 반면 일본은 닌텐도, 세가, SNK 등 5백여개 게임업체가 세계시장의 80%를 점유하는 컴퓨터게임 왕국으로 성장했다.
-39쪽

겉으로 우리 사회는 선비 같은 모습을 지니고 있지만 밤의 문화는 정반대이다. 성의 정직한 표현은 금기시하면서 그늘에 숨어 성을 사고 파는 조선 사대부의 행태가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성은 억압할수록 그 음지가 늘어날 뿐이다.
-98쪽

미 스탠포드대 교수이자 사이버섹스 치료사인 앨빈 쿠퍼 박사는 사람들이 인터넷 섹스에 탐닉하는 이유를 인터넷이 가진 3가지 특성인 3A, 즉 'Access, Affordability and Anonymity'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119쪽

기계론적 가치관에 빠져 원만한 인격체로의 성장에 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 정과 교제와 친밀함 등 이른바 '스킨쉽 문화'에 의해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고 컴퓨터가 마련해 준 공간에 의해 가치관이 싹트기 때문이다.
-168쪽

수트를 입고 섹스를 끝낸 뒤 '섹스 후에 피는 담배 한가치'의 느낌을 연인과 나눌 수 있을까? 연인의 땀구멍에 배어나오는 사랑의 흔적을 실제처럼 보여줄 수 있을까? 섹스 후의 나른함과, 늦은 아침식사를 함께 할 수 있을까?
-176쪽

만약 사용자가 자신의 이상형-유명인이나, 아니면 현실에서는 거절당한 사람-과의 섹스를 창조할 수 있다면, 유명배우를 대량 복제해 수 천명의 사람들이 바디 수트를 통해 그 배우와 성관계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182쪽

프리섹스가 만연하고 있는 가운데 사이버 섹스까지 가세한다면 부부를 중심으로 한 가정은 더욱 설 땅을 잃게 되고 사회공동체의 붕괴가 가속화될 것이다. 결국 사이버섹스는 전통적인 혼인제도와 가족제도, 나아가 인간관계마저 파괴하고 말 것이다.
-185쪽

생각해보면 사이버섹스는 식도락과 같이 좀 유별난 취미일 뿐이다. 그것을 즐기는 소수의 사람이 있을 뿐이다.
미래에도 연인들은 여전히 옷을 벗고 땀을 흘리며 섹스할 것이다. 하지만 미래의 연인들이 요즘과 조금은 다르게 행동할 것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192쪽




내 성욕을 다른 방식으로 다뤄보는 차원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 표지에 있는 머리말 구절이 너무 감성적이라서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바로 골랐다.
책 자체는 읽기 쉽게 쓰여 있는데 내가 너무 오랜 시간을 들였다.
그리고 따져보면 굳이 읽어야 되는 부분이 많지도 않다.
내가 얻어가고 싶은 건 어느정도 얻어갈 수 있었는데
책 자체가 인터넷 문화 전반을 다루려 하기 때문에
원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텍스트를 읽어버렸다.

인터넷이 한창 발달하고 있던 2003년에 쓰인, 사이버 섹스에 관한 책이다.
사이버 섹스라 함은, 뭐더라...

섹스파트너를 사람이 아닌 컴퓨터라고 표현한 것이 신기했다.
크로넨버그의 <비디오드롬>이 이해가 잘 갈 것같고 그런다.

성적으로 여러가지 상상을 해볼 수 있던 책이다.
2017년 버전으로 똑같은 주제로 책을 내놓아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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