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7일 월요일
<에너미> 해석 글을 찾아보게 만드는 영화는..
내가 이 영화를 왜 보고싶어했더라?
꽤 오래 전부터 보고싶어했다.
이 영화를 처음 알게 된 건 충격적인 결말의 영화 순위 글 때문이다.
방 안에 커다란 거미가 붙어있는 결말이 충격적이라는 얘기를 보고 난 좀 궁금해졌다.
이 영화를 선택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던 건 내가 제이크 질렌할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드니 빌뇌브가 꽤 유명한 감독이기 때문이다.
유독 요즘 이 영화가 보고 싶었던 이유는... 잘 모르겠다.
말로 하면 뻔한 것 같지만 영화로 보면 흥미로운 전개가 이어진다.
초반에는 영상과 사운드를 의도적으로 불일치시키는 연출이 있었는데 후반부에도 그랬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굉장히 몰입감 있는 스릴러였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가 꽤 당혹스러웠다.
도플갱어가 주인공의 아내와 섹스하려고 주인공을 협박하는데, 납득이 잘 가지 않았다.
영화에서 그리 나쁜 놈으로 표현되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 좀 더 생각해 보면 아 그럴 만도 했겠다 싶긴 하다.
그래도 연출 잘 하면서 이런 부분도 좀 더 자연스럽게 만들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정말로 당혹스러웠던 것은 앞서 언급한 결말이다.
이게 대체 뭐지? 싶으면서 이해가 안 가는 결말이었다.
엔딩크레딧이 다 끝날 때까지 혼자서 꾸역꾸역 이해를 해 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불가능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써 놓은 해석 글을 찾아 보았다.
사실 도플갱어 둘 중 하나는 가상의 존재였고, 거미는 욕망의 은유이다..
나는 그 글을 읽고 나서 이 영화에 정이 확 떨어졌다.
좋지 못한 반전이다.
그동안 당연하게 보아왔던 것이 송두리째 부정당한다.
밝혀진 반전을 아래에 깔고 영화를 다시 한 번 보면 이해가 안 갈 내용은 아니겠지만
그렇게까지 해서 내가 얻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극 자체가 가지는 특별한 의미도 없다고 본다.
그래서 얘는 상상 속의 존재이며.. 이건 뭘 상징하고.. 결국엔 이러저러한 이야기다..?
관객에게 직접 말을 못 하는 시나리오는 하나도 재미가 없다.
이런 시나리오를 가지고 영화를 찍은 게 드니 빌뇌브의 실수였으면 좋겠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황사가 낀 것처럼 영화 내내 누런 모습을 보여주는 황색 도시이다.
혹자는 이 영화의 주인공을 이들이 사는 '도시'라고도 하던데, 공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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