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15일 화요일

<다른 나라에서> 홍상수와 외국여자

9월 20일. 집에서 감상.
이 글은 이후에 본 <누구의 딸도 아닌 선희>도 보고, <우리 선희>도 본 뒤에 적는 글이다.



홍상수 영화에서 처음으로 외국배우가 주연을 맡았다는 점이 파격적이다.
하지만 주인공이 외국인이라는 점이 영화보는 재미를 반감시킨 건 아닌가 싶다.
홍상수 영화 보는 재미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사람들 간의 화학작용을 보는 맛이 여기선 좀 떨어진다.
특유의 서늘한 분위기가 매력적이었던 <북촌방향>을 보고 난 뒤 그의 다음 영화에서도 비슷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을 거라 기대했기 때문인가?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만이 주고받을 수 있는 어떤 무언가가 이 영화엔 부족해서인가?

이야기는 그다지 재미있지도 않고 아리송한 느낌만 가득하다.
기억에 남는 건 2부에 나온 우산을 3부에 등장시킨다는 것.
등장인물의 옷이 바뀌고 성격이 바뀐다는 점은.. 사실 영화 보면서 크게 못 느꼈고


나는 서양여자를 어떻게든 꼬셔보려는 한국남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재미가 없었다'고 말한 건 이것 때문이다.
사람들이 흔히들 말하는 '홍상수 영화의 찌질함', '남자들의~ 뭐시기'가 여기서 많이 느껴지는데 내가 이걸 안 좋아한다.
"홍상수 영화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너무 사실적이라 부끄러워 보기 힘들다"
이런 얘기를 별로 안 좋아한다.
단순히 남자 여자 얘기만 하려고 몇십년동안 영화 하고 있진 않을테니까.
대신 난 그의 영화에서 다른 중요한 무언가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선.. 어리석은 남자 캐릭터들 말고는 이렇다 할 특별한 걸 찾지 못 했다.
신기하고 궁금하니까 한 번 건드려보고 싶은 심리.
이게 뭐 그리 재밌는 얘기라고 이렇게 열심히 만들어놨을까.
외국인 배우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또 다른 영화 <자유의 언덕>은 <다른 나라에서>와 어디가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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