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17일 목요일
<괴물의 아이> (2) 든든히 우리를 지켜주고 있는 멋진 어른들
또 짚고 싶은 하나의 지점.
이 영화의 반전은 쿠마테츠의 라이벌인 이오젠의 아들 이치로히코가 실은 인간이었다는 데 있다. 괴물들은 인간이 각자 저마다의 '어둠'을 가지고 있어 위험한 존재라고 보았다. 그동안 괴물의 세계에서 현실을 잊고 살던 큐타에게선 어둠을 볼 수 없었지만, 남모를 열패감으로 가득차 있던 이치로히코의 어둠이 커지고 커져 결국 괴물세계와 인간세계 모두를 위협하게 된다. 그로 인해 쿠마테츠를 잃을 뻔한 위기를 겪은 큐타는 행방불명의 이치로히코를 찾으러 나선다. 그것을 큐타가 쿠마테츠에 대한 복수를 하러 나서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햐쿠슈보는 그를 말리며 처음으로 화 내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실은 복수를 하려던 것이 아니었다. 큐타는 깊은 어둠에 빠진 이치로히코를 구하려고 하던 것. 그 때 큐타가 하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자신도 한때 어둠에 빠졌던 때가 있다고. 그 때 쿠마테츠가 없었다면 자기 또한 이치로히코와 같은 모습이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단지 어둠에서 빠져나올 기회가 없었을 이치로히코에게 자기는 도움을 주고 싶다고.
이 세상엔 나쁜 어른들이 참 많다. 아이들은 그 어른들을 보고 자란다. 자기를 보며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있어서 어른들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본다. 내 옆의 아이가 안전하게 자라나도록 도와줘야 할 책임.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든 내면의 슬픔을 돌봐 줄 사람 없이 자란 아이들이 가끔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슬픔을 스스로 이겨내지 못 한 그 아이의 문제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그 옆에 누군가 가르침을 주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결과는 충분히 달라졌을 것이다.
이 영화는, 든든히 우리를 지켜주고 있는 멋진 어른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비록 우리 곁에는 큐타 곁에 있는 괴물들처럼 멋진 어른들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뭐 내가 그 멋진 어른이 되면 되지 않나. 생각보다 담고 있는 이야기가 무척이나 풍부한 영화였다.
피드 구독하기:
댓글 (At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