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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을 찍을 때의 홍상수에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이번 영화는 괜찮았다. 영화감독을 지망하는 후배와 같이 교내 영화관에서 보았다. 이 영화관에선 좋은 영화를 보든 안 좋은 영화를 보든 그 시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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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를 보면서, 대화로 시작해 대화로 끝나는 부드러운 시퀀스를 만들어내는 홍상수의 솜씨에 다시금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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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나고 나서 가장 신경쓰였던 것은 1부와 2부에 기묘한 방식으로 등장하는 '검은 옷 남자'이다. 나는 그 캐릭터를 어떻게든 이해하려 했지만 그 노력은 실패로 그쳤다. 홍상수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냥 그렇게 하고 싶어서 넣은 캐릭터라고 한다. 이해될 수도 없고, 이해해서도 안 된다고 한다. 이런 막무가내식 인터뷰를 본 나는 더이상 물음을 던질 수가 없었다. 더 물어봐도 안 알려줄 것 같다. 궁금증을 품기를 그만두고 그냥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이 맥거핀은 관객을 홀리는 정도가 심하고, 상당히 무책임하다. 고약한 장난이다. 나는 이 캐릭터는 없는 편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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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가 부르던 노래가 입에 맴돈다. "보이시나요 저의 마음이 왜 이런 맘으로 살게 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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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순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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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볼 의향이 있을 정도로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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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살면서, 혹은 일들을 겪은 최근에 느낀 사랑에 대한 생각들을 여러 인물들의 입을 통해, 인용되는 구절들을 통해 표현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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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기 영화와 사생활 사이에 선을 그었지만, 나는 그것을 솔직하지 못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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