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지방에서 처음 올리는 영화 리뷰.
22개의 리뷰를 서둘러 마무리해야겠다.
아니 서둘러 하면 안 되는 건가?
왜냐면 시간을 때우면서 영화 글을 어떻게 쓸지 계획을 하나둘 짜고 있으니까.)
동민이형이 내게 추천해준 영화이다.
내가 군대 가기 전에는 꼭 봐야 할 것 같아서 봤다.
내가 보면 졸도할 영화라고 했었다.
졸도는 안 했다.
하지만 꽤 몰입해서 보았다.
그렇지만 동민이형이 좋아했던 포인트와는 다른 이유였다.
'영향 아래' 있는 여자?
여기서 말하는 영향이란 뭘까?
무엇의 영향일까?
이 여자는 정신이 약간 이상한 사람으로 나온다.
그녀는 무엇의 영향을 받고 있는 걸까?
나는 가난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 전체를 가난이라는 영향 아래 놓고 보면 시시해진다.
이 여자가 가난해서 이렇게 됐고, 가난해서 치료도 못 했고, 남편이 돈 버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어서 이 여자가 계속 이렇다고.. 보면 시시해진다.
나는 영화에 나오는 여자와 그녀의 남편을 보며 우리 엄마 아빠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우리 엄마는 지금 정신이 조금 이상하시고 아빠 역시 영화 속의 남편처럼 다혈질이다.
그래서 남편이 여자에게 소리를 지르고 부부싸움을 하는 장면들이 대부분인 이 영화가 너무 특별하게 다가왔다.
부인하고 싶었다. 보기 싫은 광경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볼 수밖에 없었다. 너무 사실적이라 싸우는 엄마아빠를 볼 때처럼 정신이 쭈뼛 섰기 때문이다.
동민이형과 대화를 했다. 왜 이 영화를 좋게 봤고, 내가 좋아할 거라 생각했는지 물었다.
그 때 들은 답은, 카사베츠는 영화를 통해 어떤 마법같은 것을 부린다는 것이다.
영화를 만든 사람이 의도했을 거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 어떤 결과물이 보인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도 동민이형이 말한 카사베츠의 특별함처럼, 카사베츠가 의도하지 않았을텐데 영화를 꽤 개인적으로 받아들이는 특이한 경험을 했다.
엔딩도 너무 이상했다. 현실을 닮아 너무 이상했다. 현실도 너무 이상하다.
죽일듯이 싸우더니 이내 잠잠해지고 서로를 사랑한다 말한다. 그렇게 앞으로도 비슷한 일들이 반복될 것만 같고, 이상하게 평화롭다.
우리 엄마 아빠도 가끔씩 싸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땐 아빠가 너무 쉽게 엄마에게 사랑한다 말한다.
나는 그 싸울 때와 사랑한다 말할 때의 온도 차이가 이해가 안 간다.
싸우고 나서 어떻게 사랑 모드로 돌아가는 걸까.
나는 아직 그걸 잘 모르겠다. 그래서 잘 안 싸우려 한다. 싸우고 나면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법을 모르기 때문에.
군생활 계획 중 하나가 '잘 화 내는 법 배우기'이기도 하다.
낯선 영화였고, 아직도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좋아할 영화인가?
좀 더 생각해 봐야겠다. 존 카사베츠의 <남편들>도 괜찮다고 들었는데 언젠가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18년 5월 6일 일요일
2018년 3월 10일 토요일
<파편들> 크로넨버그의 섹스 좀비
추천받아서 본 데이빗 크로넨버그 초기작이다.
성욕이 강해지는 좀비 바이러스가 주 소재이다.
"합스는 인간이 생각이 너무 많다고 봤어. 육체와 본능은 무시되고 이성만 발달됐다고 믿었는데, 쉽게 말해 머리는 좋은데 용기가 없는 거야. 최음제와 성병으로 만든 기생충을 이식하면 인간이 용기를 되찾을 거라고 홉스는 생각했어. 세상을 난교의 장으로 만들려고 한 것 같아."
피부 안에서 무언가 숨을 쉬는 크로넨버그 특유의 기법을 이 영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좋았던 장면..
평범한 가족이 아파트에 입주하는 장면과, 그 아파트에서 살인이 일어나는 장면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오프닝.
그리고 섹스 좀비들이 차를 타고 웃는 얼굴로 어디론가 향하는 의미심장한 엔딩. They came from within..
하지만 내용 구성이 재미가 없고, 소재 안에 담긴 메시지도 아직 부족하다.
그래도 크로넨버그의 에너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성을 다룬 그의 작품들을 더 탐구해보고 싶다.
<코렐라인: 비밀의 문> 천국은 없어도
활동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동아리에서 함께 이야기나눈 영화.
영화가 어렵지 않은 것은 좋았으나, 할 이야기가 너무 없었다.
좋았던 것은 자신을 부르는 딸에게 귀찮음을 표현하는 어머니.
이렇게 자식에게 싫증을 내는 어머니는 애니메이션에서 처음 본 것 같다.
그리고 모든 것이 완벽한 세상은 없다는 현실적인 관점.
<프란츠> 프랑수아 오종의 절제
프랑수아 오종의 <두 개의 사랑>을 보고 바로 연달아 본 작품.
전쟁을 다루는 외국영화를 잘 안 보는 편인데, <이다>라는 영화를 어쩌다 만나 좋게 봐서 이번 영화도 그러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피곤해서 살짝 잠들어 앞부분을 놓치고 말았다.
이해가 안 가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몰입이 안 된 상태로 영화를 보았다.
전쟁 중 죽은 사람, 죽인 사람 모두 피해자에 불과하다는 시각..
해방 이후 어느 일본인이 찾아와 사과한다면? 하고 상상해 보기도 했다.
진실이 괴로움, 분노, 증오만을 낳게 될 상황에서 혼자 감내하는 자..
반대로 자기 혼자 떳떳해지기 위해 남들에게 진실을 강요하는 자(아드리앵)
안나가 아드리앵에게 연정을 품은 데에는 설득력이 부족했다.
찾아보니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 자를 마음으로 보듬게 된다는 스토리는 1932년 <내가 죽인 남자>에서부터 왔다고 한다.
<래빗 홀>이라는 영화에서도 본 스토리같은데 참 슬프고 안타깝다.
프랑수아 오종을 좋아하는 건 야한 영화를 잘 만들어서이다.
아직 이 영화까지도 품을 수 있을 정도로 오종의 깊은 팬은 아니었다.
2018년 2월 20일 화요일
2017년 영화 결산
(진한 제목은 좋게 본 것, 기울어진 제목은 재감상한 것)
트레인스포팅
블루 벨벳
아메리칸 스나이퍼
케이 팩스
하하하
스타쉽 트루퍼스
와이키키 브라더스
더 킹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단지 세상의 끝
은하해방전선
나쁜 피
퍼스널 소퍼
컨택트
키즈 리턴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
도약선생
노킹 온 헤븐스 도어
싱글라이더
레볼루셔너리 로드
아비정전
에브리바디 원츠 썸
김씨 표류기
해피 투게더
멀홀랜드 드라이브
걸어도 걸어도
캐쉬백
케빈에 대하여
밤의 해변에서 혼자
시네도키 뉴욕
퍼펙트 블루
인스턴트 늪
욕망의 모호한 대상
맨하탄 살인사건
피라냐 3DD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황금시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
안녕 용문객잔
레지던트 이블
올리브 나무 사이로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아이 엠 어 히어로
우리들
플래닛 테러
피의 피에로
원초적 본능
제 7의 봉인
돈 존
연애담
몬스터
리얼
옥자
맵 투 더 스타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인히어런트 바이스
범죄의 재구성
그 후
터스크
개를 문 사나이
더 비지트
페스티발
에드 우드
미트볼 머신
제인 도
데이브 미로 만들다
미르싼
싱크로나이자
내일부터 우리는
다크 나이트
커피 느와르: 블랙 브라운
어둔 밤
벗어날 수 없는
빌로우 허 마우스
마터스: 천국을 보는 눈
이레셔널 맨
내 책상 위의 천사
벨벳 골드마인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고양이를 부탁해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잃어버린 지평선
아내는 고백한다
세르비안 필름
개그맨
혹성 탈출: 종의 전쟁
두뇌 혁명 A.I.
레이건 쇼
데이빗 린치 아트 라이프
네온 데몬
마더
더 플라이
무서운 집
휴먼 센티피드
스크림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춘몽
러브 미 이프 유 데어
잭앤질
애정만세
밤과 안개
셜록 2세
지옥이 뭐가 나빠?
베이비 드라이버
아노말리사
사돈의 팔촌
비밀은 없다
라쇼몽
1408
소름
싱 스트리트
매기스 플랜
가족의 탄생
샤이닝
미스테리어스 스킨
남자사용설명서
에너미
화양연화
네이키드 런치
엑시스텐즈
돌아온다
벌거숭이
용의 국물
러빙 빈센트
어댑테이션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토이 스토리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패터슨
퐁네프의 연인들
더 퍼지
로크
내가 사는 피부
약 140편의 영화를 본 해였다.
재감상한 영화는 30편 정도 된다.
좋게 기억하는 영화는 43편이나! 된다.
작년에는 타율이 10% 정도였는데 이제는 30%정도로 매우 높아졌다.
좋은 영화를 보는 눈이 생긴 건지, 아니면 보통의 영화에도 쉽게 만족하는 건지..
보통의 영화에도 쉽게 만족하게 된 것이라면 그것을 기뻐해야 할지...
재감상한 좋게 본 영화는 14편!
처음 보는 영화보다 예전에 봤던 영화를 더 좋게 본 비율이 더 높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예전에 봤던 영화를 다시 한 번 본다는 건 그만큼 좋기 때문이다.
반대로 좋게 기억하던 30편 중 절반 정도를 잃어버린 것은 매우 안타깝다.
지난해에는 똑같은 영화를 한 해에 두 번 보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버렸다.
그러고나니 편해졌다.
앞으로 같은 영화를 짧은 텀을 두고 여러 번 보는 일도 자주 있을 것이고
같은 배우나 같은 감독의 영화를 연달아서 보는 일도 있을 것이다.
내가 다음으로 깨고 싶은 원칙은 보는 영화에 모두 리뷰를 적지 않고 쓰고 싶은 글만 쓰는 것.
원래 내가 리뷰쓰기를 시작한 것은 해당 영화에 대한 감상이 어땠는지 나중에 기억이 안 날 때 찾아보는 용이었다.
물론 찾아보는 일은 거의 없었고 글을 쓰면서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생각들을 하는 것이 장점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글을 쓰면서 거의 새로운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냥 의무감만 생겨서 새로운 영화를 보는 데에 걸림돌이 되고, 항상 10~20편의 리뷰가 밀려있으니 부담감만 많다.
대학에 들어오고 나서 점점 영화에 흥미가 떨어졌는지
본지 얼마 안 된 영화조차도 이제는 잘 기억이 안 나고 그런다.
리뷰도 점점 짧아지고 생각 많이 해야 되는 영화도 안 좋아하게 됐다.
예전에 열심히 4부로 나눠가며 2013년 한 해동안 봤던 영화들에 대해 리뷰를 썼던 것을 보니, 그 때는 진짜 내가 영화에 미쳐있었구나 싶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기억하는 좋은 영화들도 대부분 그 때쯤에 보았다.
요즘 영화를 보면 마음에 깊게 못 들어온다.
그 때는 할 생각이 영화 생각밖에 없어서였던 것 같다..
영화 한 편을 보고도 깊게 감동받아 장문의 리뷰를 올렸던 그 때가 그립다.
얼마 전에 클지선이라는 블로거 분께서 2017년 최고의 영화 조사를 하셔서 나도 재미로 2017년 개봉작 탑 10 리스트를 뽑아 보았다.
1.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2. 밤의 해변에서 혼자
3. 제인 도
4. 컨택트
5. 빌로우 허
6. 리얼
7. 퍼스널 쇼퍼
8. 혹성탈출: 종의 전쟁
9. 옥자
10. 매기스 플랜
리스트에서 제인 도는 좀 더 아래로 내려도 될 것 같지만.. 수정하기 귀찮아서 그대로 올려본다. 지금은 아니어도 얼마 전에는 내 2017년 개봉작 베스트가 이랬다.
8,9,10위는 정말 마음에 안 드는데도 불구하고 억지로 10편 채우려고 넣었다.
작년엔 극장에 정말 안 갔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작품들도 거의 안 보고 그랬다.
얼마 전에 <신과 함께>를 보니까 인정하기 싫어도 재밌긴 재밌더라.
앞으로 이왕이면 같은 값으로 있어보이는 영화 보러 가지 말고 재밌는 상업영화도 좀 많이 봐야겠다.
그리고 정리하는 김에 친구들 보여주려고 2017년에 만난 영화 탑 10도 만들었었다.
1. 미르싼
2. 아이 엠 어 히어로
3. 트레인스포팅
4. 해피 투게더
5. 소름
6. 마더
7. 비밀은 없다
8. 어둔 밤
9. 더 플라이
10. 춘몽
어둔 밤과 더 플라이가 좀 더 올라가야 할 것 같지만.. 이것 역시 수정하기 귀찮으니 써놨던 대로 그대로 올린다.
2016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좋게 본 영화들 중에 장르영화가 많다.
미르싼, 아이 엠 어 히어로, 소름, 마더, 비밀은 없다, 더 플라이. 절반이 넘는 영화들이 공포 계열의 피 나는 스릴러 쪽이다.
영화 많이 안 보던 때의 취향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는 걸까?
앞으로도 장르영화를 좀 더 거리낌없이 선택하고 즐기도록 해야겠다.
이상!
2016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좋게 본 영화들 중에 장르영화가 많다.
미르싼, 아이 엠 어 히어로, 소름, 마더, 비밀은 없다, 더 플라이. 절반이 넘는 영화들이 공포 계열의 피 나는 스릴러 쪽이다.
영화 많이 안 보던 때의 취향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는 걸까?
앞으로도 장르영화를 좀 더 거리낌없이 선택하고 즐기도록 해야겠다.
이상!
2017년 12월 이용철 평론가 GV in 아트나인 <퐁네프의 연인들> 손에 넣고 보니 잃어버렸음을 알았다
<퐁네프의 연인들>을 처음 봤을 때 충격이 매우 컸다.
이번에도 그러리라 기대하고 영화 좋아하는 친한 형과 함께 보러 갔는데 좀 실망스러웠다.
아무리 노력해도 예전에 봤을 때만큼의 특이한 감정은 느껴지지 않았다.
거기다 이용철 평론가가 해주는 얘기는 레오 카락스라는 사람을 더 평범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레오 카락스의 영화들에서 항상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했는데 너무 맞는 말이라 더 이상 감상할 여지를 잃어버렸다.
'레오 카락스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될 영화들이면 그걸 왜 보나..
물론 나는 이용철 평론가 정말 좋아한다.
요즘은 영화에 대한 생각도 예전만큼 깊이 안 하고 어렴풋한 한 순간의 느낌이란 것에 많이 의존해서, 그것이 분명해지니 흥미가 떨어진 것뿐이다.
한때는 레오 카락스 감독을 정말 좋아했는데 요즘은 생각도 잘 안 난다.
다시 우울함이 극에 달할 때쯤이면 요즘 안 보는 영화들도 많이 보겠지.
영화에 나온 퐁네프 다리는 드니 라방의 부상으로 인해 촬영이 연기되어 실제 다리 대신 지은 세트라고 한다. 진짜로 제작비 어마어마하게 써버렸네..
예전에 봤을 때 가장 좋았던 장면은 다리에서 미친듯이 춤추는 장면!
이번에도 좋았지만 더 좋았던 건 수상스키 타는 장면이다.
불안정한 사랑의 극단을 보여준 떨리는 장면이었다!
<내가 사는 피부> 뭔진 몰라도 겁나 재밌다..
느낌이 너무나도 생경한 영화이다.
제목은 '내가 사는 피부'. 원제도 'The skin i live in'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봤더니 영화가 전개되면서 밝혀지는 진실들이 너무나도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재미가 있다.
결말의 아쉬움이나 상징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건 재미가 있어서이다.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뛰어난 이야기꾼인 것 같다.
나중에 그의 다른 영화들을 선택할 때에는 주저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만약 <내가 사는 피부>를 다시 볼 때면 모든 비밀을 알고 보는 것이니 배우들의 연기를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
<페리스의 해방> 땡땡이 고수는 오늘..
[생각 없이 살기]라는 책에서 땡땡이의 의미를 알려주며 언급한 영화이다.
해방되는 것이 주 내용이라니 신기해서 보았다.
영화는 30년 넘은 영화치고 그리 오래된 것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음악도 잘 썼고 은근 통통 튀는 매력이 있다.
아쉬웠던 것은 페리스 뷸러의 땡땡이가 지나치게 운에 의존한다는 것과, 코미디가 너무 옛날식 몸개그라는 것이다.
딱 '나홀로 집에'같다고 생각했는데 감독이 실제 나홀로 집에 시리즈 각본가였다.
영화는 운 좋은 페리스 뷸러와 친구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를 잡으려는 학생 주임 선생님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식이다.
페리스 뷸러의 정신에 대해 그리 진지하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일탈의 기분을 느끼기만 하면 충분한 거니까. 영화 보고 나도 비슷하게 일탈 한 번 해 보거나, 아니면 답답했던 것을 깨 부수면 그것으로 영화는 할 일 이상의 것을 해낸 것이다.
하지만 학생 주임 선생님의 원맨쇼가 너무 재미 없었다. 페리스를 잡기 위해 페리스의 집에 가서 진흙탕에 빠지고 맹견과 싸우고 페리스의 누나 발에 맞아 넘어지는 식의 개그는 한물이 가도 지나치게 가버려서 안 웃기다.
페리스 뷸러는 영화로 보기에 딱 적당한 일탈을 보여준다.
좀 지루해지나 싶었는데 갑자기 페리스가 퍼레이드 행렬에서 마이크를 쥐더니 비틀즈의 'Twist and Shout'를 립싱크한다. 그리고 도시 한복판이 춤판이 되어버린다.
노래도 정말 좋고 페리스가 춤도 정말 잘 추고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다들 도시가 떠나가라 흥겹게 몸을 흔드는 것이 기분이 좋았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보고싶어졌다.
주인공이 관객에게 말을 거는 건 정말 좋다.
<나를 책임져, 알피>라는 영화도 이 영화처럼 주인공이 관객에게 말을 걸었다.
그 영화의 원작인 <알피>도 보고싶다..
<라스베가스의 공포와 혐오> ~휘청휘청~
술 취해서 보기 좋은 영화이다.
영화 내내 카메라가 이상한 각도로 흔들흔들거리고 주인공들이 약에 안 취해 있는 때가 없다.
이해가 되는 내용은 하나도 없는데 영화 자체의 기교에 흠뻑 빠져서 웃으며 재밌게 보았다.
배우가 몸 못 가는 것처럼 헤롱헤롱거리고 카메라를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꽤 큰 연출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걸 이 영화를 보며 제대로 알았다.
뒷부분 가면 <클로버필드> 보고도 안 어지러웠던 내가 어지러울 정도인데, 나중에 극장에서 상영한다면 꼭 봐야 할 것 같다.
조니 뎁도 영화에 너무 잘 맞았다.
영화에 정말이지 딱 맞는 과장된 연기였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도 한번 봐보고 싶을 정도였다.
어떻게 사람들이 저렇게 영화 내내 취해있지 싶었다.
내가 영화를 보는 사람이 아닌 영화 촬영 현장에 있는 사람이었다면 매 컷 찍을 때마다 재밌었을 것 같았다.
흔들흔들거리다가 컷 외치면 멀쩡해지는 것이 상상이 가서 웃기다.
진짜 별것 없는 영화가 어떻게 2시간 동안 텐션을 이렇게 잘 유지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나의 연기 워크샵> 우울한 친구 얘기를 들어주는 기분
<초행>을 봐야 했으나 미루고 미루다 종영해버렸다.
인디스페이스에서 하는 영화 중 그나마 재밌어 보이는 것이 <나의 연기 워크샵>이었다.
줄거리도 대충 읽고 그냥 연기를 배우는 사람들이 나오겠거니 하고 보러 갔다.
극장엔 나 혼자밖에 없었다.
영화는 초반에 연기를 배우는 학생들을 보여주다가 두 사람의 감정이 묻어나는 장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도 수업의 일부였음이 밝혀진다.
또 연기 수업 장면이 나오고, 또 다른 두 사람의 감정이 묻어나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번에도 그것이 수업의 일부였다.
딱 그때까지만 재미있었다.
영화가 내게 게임을 걸어오나보다 하고 집중했지만 '현의 일기'라는 것이 나오면서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를 지경으로 영화는 흘러갔다.
읊어주는 사람은 네 명이지만 각본은 그 예민하고 감수성 짙은 사람 한 명이 쓴 것처럼 다채롭지 못 했다.
내내 우울한 얘기만 나와서 마치 우울증 걸린 친구의 슬프디 슬픈 과거 얘기를 2시간씩이나 들어주는 것 같았다.
내가 이 영화와 맞지 않았던 이유를 정리해 보자면
1. 영화가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2. 우울한데 설득이 안 된다.
간만에 영화관에 가서 본 영화인데 안 맞아서 너무 안타깝다.
집에 와서 보니 안선경 감독이 <파스카>를 찍었던 사람이었고, 그 영화의 주인공들도 이번 영화에 출연했다.
<파스카>를 안 좋게 봤었기 때문에 그걸 알았더라면 보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는 아무 정보 없이 영화 보러 가도 그 감독이 무슨 사람인지는 잘 챙겨봐야겠다.
2018년 2월 17일 토요일
<정화: 사이언톨로지와 신앙의 감옥> 위험을 무릅쓴 증언
사이언톨로지에서 탈출한 사람들의 증언을 담은 다큐멘터리.
인터뷰에 응한 이들이 대부분 인생의 긴 시간을 사이언톨로지에 바쳤던 사람들이라 꽤 충격적인 이야기를 많이 볼 수 있다.
나는 이 다큐멘터리가 반대 세력의 위협을 무릅쓰고 만들어진 용기있는 작품이라 좋았다.
제작진들이 걱정이 될 정도이다.
<비트코인 - 암호 화폐에 베팅하라> 2016년에 만들어진 비트코인 다큐멘터리
비트코인의 기원과 초기 발전과정을 알고싶다면 보기 좋은 다큐멘터리이다.
우리나라를 휩쓴 코인 투기 현상과는 별 관련이 없다.
이 다큐를 좀 더 일찍 봤더라면 비트코인에 일찍 투자할 수 있었을텐데.
다큐멘터리 제작진들은 엄청 많이 벌었겠지?
아쉽게도 다큐멘터리 자체는 졸면서 보았다.
블록체인 자체는 혁신적인 기술이지만, 상용화되기는 어렵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런 건 다큐를 안 봐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지 않아서 알아듣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2018년 2월 16일 금요일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길다.. 너무...
마음먹고 반지의 제왕 1편을 봤는데 너무 힘들다.
그래서 세시간 정도 보고 껐다.
안 봐도 뒷부분에서 내가 어떤 감정을 느낄지 잘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반지의 제왕이라는 명성에 공감할 기회는 앞으로 평생 없을 것이다.
200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영화답지 않게 기술력은 정말 좋다.
하지만 이런 재미없는 영화를 10시간 넘게 지켜볼 마음은 없다.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쓸쓸한 기주봉
기주봉 배우가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는 어떨지 궁금했다.
마침 교내 영화관에 가자는 친구가 있어 이 영화를 보러 데려갔다.
두꺼비를 연상케 하는 그의 몸이 잘 부각되진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영화를 열심히 보았지만 중간에 잠들기도 했고 집중력이 흐트러지기도 했다.
그래서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좀 많다.
쓸쓸하고 황량한 느릿느릿한 분위기만은 잘 기억이 난다.
왜 만들었는지 전혀 모르겠을 정도로 영화 너머로 보이는 감독의 정서가 내 정서와 많이 달랐다.
라벨:
기주봉,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임대형
<로크>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정정당당히 책임지는 사람
가장 멋있었던 건 자기 앞의 꼬여있는 문제들을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하려는 의지이다.
과거에는 실수가 있었을지 몰라도 지금 포기하지 않고 모든 잘못을 인정한 뒤 자신의 책임을 오롯이 다하려는 모습이 정말 멋있다.
나는 그런 게 잘 안 된다.
내가 감당하기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 오면 사람들과 연락을 끊고 침대에 누워 초조한 기분으로 유투브를 보는 것이 요즘의 대처방법이다.
내가 못 하는 걸 해내는 로크같은 인물이 진짜 영화에서 봐야 주목해야 할 히어로가 아닌가 싶다.
영화는 진짜로 84분 동안 차 안에서만 진행된다.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시나리오 정말 잘 썼다.
리뷰하기 위해 영화를 다시 쭉 훑어보는데 시각적으로 거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이 영화를 어떻게 이렇게 재밌게 봤나 싶다.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는 솜씨를 반이라도 따라가고 싶다.
<어댑테이션> 각색이 힘들어 각색하는 자신을 주인공으로 삼다
영화를 하려면 좋은 시나리오를 써서 주목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하지만 나는 실천은 안 하고 생각만 한다. 시나리오로
진지하고 어려운 고민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내가 뭐라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졌는지 <어댑테이션> 생각이 났다. 시나리오 때문에 괴로워하는 작가가 주인공인 영화
하나가 있다.
포스터의 문구. 나는 이 영화를 예전에 본 적이 있다. 한국 포스터에 적힌 “하나의 사건,
두개의 상상, 세가지 결말”이라는 문구의 의미가
궁금해서였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이 문구가 이해가 가지 않았고 지금도 이해가 안 간다. 아마 포스터 만드는 사람이 그럴듯한 말을 만들어서 그냥 박아넣은 것 같다.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말자.
난초 도둑. 정말 시나리오 특이하게 썼다 싶은 영화로 나는 이 영화를
고른다. 시나리오 작가 찰리 카프먼이 실제로 책 [난초 도둑]을 각색하는 과정에서 하도 일이 안 풀리니 책을 각색하는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해서 이런 시나리오가
나왔다고 한다. 그동안 소설을 원작으로 한 어떤 영화에도 그 소설을 영화로 각색하는 작가의 캐릭터가
나온 적은 없었다. 여기서는 각색 작가인 찰리 카프먼이 자기를 주인공으로 만들고, 원작을 거하게 망쳐버린다.
로버트 맥기.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찰리 카프먼이 선보이는 두
가지의 시나리오 작법이다. 전반부의 찰리는 자신만의 예술을 고수하면서 헐리우드식 영화 작법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러다 그가 시나리오 전문가 로버트 맥기를 만나면서 이야기는 화법 자체가 뒤집혀 버린다. 갈등도 없고 대화체도 별로 없는 밋밋한 원작처럼 밋밋하던 영화는 난데없이 장르영화로 둔갑해 버린다. 그간 해오던 원작 이야기와는 너무 딴판이다. 개연성도 상당히 떨어진다. 그런데 장면 자체를 상업영화처럼 잘 찍어놔서 재미는 있다. 하지만
의미가 없다. ‘[난초 도둑]이라는 책에는 이러저러한 충격적인
비밀이 있었다.. 그리고 형제는 너무 뜬금없이 사랑에 대한 명대사를 내뱉고, 이해가 안 되는 희망적인 결말로 끝이 나 버린다.’ ??? 생각을
해 보면 내용이 도무지 납득이 안 갈 것이다. 그렇다. 이
시나리오는 관습적인 공장형 영화들에 대한 돌려까기이다.
겉과 속이 다른 시나리오.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독특하다고 여긴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자기 의지와 반하는 헐리우드식 전개를 한시간씩이나 하는데,
그걸 좋다고 쓴 게 아니라 까기 위해서 썼다. 어떻게 영화 뒷부분을 망쳐버리면서 동시에
이렇게 창의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상업영화를 까기 위해 상업영화적 화법을 택하다니. 정말 신기한 발상이다.
2018년 2월 11일 일요일
<개그맨> 의도했을까 의도하지 않았을까, 알 수 없어서 매력적인
이종세의 얼굴을 보고 누구나 소리내어 웃는다.
하지만 웃는 사람들이 연기를 너무 못 해서 억지로 웃는 것 같다.
이종세가 정말로 웃긴 사람이었으면 그냥 연기력이 떨어지는 보조출연자를 썼구나, 하고 넘어갔을텐데 내가 보기에도 이종세는 정말로 안 웃긴 사람이었다.
<개그맨>에 대해서도 영화잡지에 글을 기고하려는데, 글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1. 관객이 보이지 않는 수지 큐 댄스 장면.
이상하게 공허한 모터 돌아가는 소리, 어둠이 강조되는 스포트라이트 조명.
관객의 웃음소리가 정확한 타이밍에 나오지 않는다.
관객석은 한 번도 비춰주지 않는다.
관객들을 부를 제작비가 부족했던 걸까?
오프닝에서는 관객들이 나왔다. 찍으려 했다면 한번에 관객들 리액션 장면도 딸 수 있지 않았을까.
어쩌면 돈도 있었고 관객의 얼굴도 넣으려 했으나 실수로 못 넣은 것일 수도 있겠다.
이 씬의 매력은 세 명의 인물이 Suzie Q를 공연하는 장면에서 나온다.
황신혜가 가운데에 서고, 안성기와 배창호가 양 옆에 서서 요상한 춤을 춘다.
양손을 배 양쪽에다 가볍게 주먹쥐고 몸을 꿀렁인다.
배창호의 배가 유난히 눈에 띄고, 합이 참 안 맞는다.
자세히 보면 배창호는 계속해서 안성기 쪽을 보며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배창호 캐릭터가 실제로 어수룩한 사람이라서 그런 걸까, 아니면 진짜로 배창호가 춤을 못 춰서일까?
아무튼 황신혜는 노래를 못 부른다.
안성기와 배창호는 연이어 무대 양 옆을 박자에 맞춰 왕복해 뛰어다닌다.
이걸 보면 안성기와 배창호가 거울 딸린 연습실에서 넉넉하지 못한 시간동안 연습했을 것이 상상이 된다.
카메라는 세 인물의 뒷모습을 로우앵글을 잡아 어떻게든 관객석을 보여주지 않으려 한다. 이건 분명하다.
그리고 노래가 끝날 때쯤에는 안성기와 배창호가 배 앞에서 주먹을 쥐고 바퀴처럼 굴린다.
노래를 못 부르는 황신혜, 춤 못 추는 배창호, 열심히 하는 안성기.
2. "얼마 전에 해외 토픽을 보니까요, 불란서 파리에서 어느 조종사가 경비행기를 몰고 그냥 관제탑을 들이받겠다고 그러더래요. 그 이유를 물으니까, 뭐? 일신상의 문제 때문에 그랬다나요? 참.. 세상엔 별 놈 다 많죠?"
나는 여기서 '일신상의 문제'라는 표현을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았다. ~이러이러한 표현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 이런 대사를 여기에 배치해 놓았을까.
오프닝에서 문도석이 하던 의미없는 말들과는 전혀 다르게 들린다.
이걸 상징적인 대사로 처리하려 해도 아귀가 들어맞지 않는다.
일신상의 사유라.. 나름의 이유가 있긴 한데 그걸 말하기 애매한 상황일 때 쓴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새로운 말을 배웠다. 하지만 쓸 곳이 없었다.
그러다가 나가고 싶은 톡방에서 '일신상의 이유로 톡방을 나갑니다'라고 쓰고 나갔다.
꿈이든 뭐든, 엔딩은 황량한 느낌이다.
3. 이종세는 누구인가. 개그맨? 지금의 개그맨이라는 용어와는 너무 다른 느낌. 밤무대 MC.
단순한 밤무대 MC라고 보기엔 너무 이상하다. 옷 입고 다니는 것이 특히나. 그는 정신이 좀 이상해 보인다.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문도석 쪽의 심정이 더 쉽다.
영화감독? 그가 썼다던 시나리오는 무슨 내용일까? 잠깐 얘기해주는 장면에서는 액션영화 시나리오로 보인다. 그런데 피 대신 케첩을 쓴다니...
꿈 바깥의 그도 개그맨으로 보인다. 그도 영화감독을 꿈꾸는 이종세일까?
그렇다면 영화감독을 꿈꾸는 이종세의 허무맹랑한 상상..
상상 속 그의 시나리오엔 내용이 없고, 영화감독이라는 타이틀만 주어져 있다.
4. 영화에서 받은 느낌 정리
황량하게 연출해서 황량했다.
웃기려 했으나 웃기지 않은 것은 맞는 것 같다.
영화를 만든다는 겉멋..
2018년 2월 10일 토요일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 자기가 웃기단 걸 대놓고 드러내는 코미디는 오히려 안 웃겨
언제 한번 보고 싶었던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만나면 바로 볼 수 있다.
안 봐도 됐을 영화를 보게 된다는 이유에서 그게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에드가 라이트는 <베이비 드라이버>로 처음 봤는데 스콧 필그림이 더 스타일리쉬하다.
원작인 만화를 그대로 영상화한 장면들이 많은데 그게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재미있다.
화면에 인물 설명이나 효과음 등이 그대로 만화처럼 활자로 뜨는 것이 특이하다.
보는 재미는 있었으나 내가 좋아할 만한 영화는 아니다.
스콧 필그림이 싸우는 적들이 시시해질 때쯤 영화과 액션을 극대화한 타이밍도 좋았다.
하지만 나는 스스로가 재미있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는 코미디는 안 좋아한다.
화려한 스타일 뒤에 숨어있는 건,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밖에 없는 이별이란 것의 성질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이별에 관해 무슨 말을 하는가 집중해 보았는데 스콧 필그림이 상처 줬던 여자가 너무나도 쉽게 스콧 필그림 커플을 응원해주는 결말에서 할 말을 잃었다.
에드가 라이트가 잘 만들었다는 영화 두 편을 안 좋게 봐서 앞으로 그의 작품을 볼 일은 없을 것 같다.
<황당한 새벽의 저주>마저도!
<클로버필드 10번지> 참신한 속편!
줄거리가 대체 클로버필드 시리즈와 무슨 관련이 있나 싶었던 <클로버필드 10번지>.
동아리에서 이 영화를 가지고 이야기나눌 시간이 있었는데 여행 일정과 겹쳐버려 아쉽게 포기해야 했다.
그러다 이번에 넷플릭스에서 <클로버필드 패러독스>를 공개해서 그걸 보기 위해 10번지를 보았다.
영화는 꽤 재미있었다.
103분의 러닝타임 대부분을 밀실 안에서의 진실 공방으로 채운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이 영화에서 더 매력적이었던 건 '클로버필드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클로버필드>의 팬이었던 나는 <클로버필드 10번지>가 클로버필드 세계관으로 들어오는 순간 열광했다.
와, 대단하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속편으로 만들 생각을 하지?
정말로 클로버필드 시리즈 세계의 문이 열리려나 싶어서 자료를 더 찾아보았다.
하지만 알아보니 J.J. 에이브람스가 앞으로 클로버필드 시리즈를 제대로 시작할 일은 없을 것 같다.
J.J. 에이브람스가 어떤 식으로 작품들을 만들어왔는지 보니 앞으로도 떡밥이 무수한 작품들만 나올 것이 뻔하다.
그는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 자체를 즐기는 사람인 것 같다.
이번에는 재미있었지만 <클로버필드 패러독스>는 망작이라고 한다.
이 뻔뻔한 떡밥질에 질릴 때쯤이면 나는 다시 떨어져 나가겠지.. 저 사람은 늘 하던 일 그대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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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필드 10번지,
J.J. 에이브람스
<트레인스포팅> 갓레인갓포팅
<트레인스포팅>은 아무리 봐도 재밌는 영화이다.
이번에 영화잡지에 트레인스포팅에 대한 글을 쓰려고 지금까지 한 10번은 본 것 같다.
이전까지는 <은하해방전선>을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말했지만, 이제는 <트레인스포팅>을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말할 수 있다.
나는 나의 20대를 <트레인스포팅>과 함께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영화 정말 잘 만든 것도 있고, 공감이 많이 되는 것도 있다.
전개가 정말 자연스럽다. 물 흐르듯이 딱딱 맞춰 이야기가 흘러간다.
이 내용 다음엔 이 장면이! 그리고 이 장면이!
여러번 보면 볼수록 감탄하게 된다.
음악이 정말 잘 깔렸다.
좋은 음악이 없었으면 다시 볼 일이 없었을 정도!
영화 속의 진정한 적인 마약은 내 삶이 싸우는 적인 '게으름'과 닮아있었다.
그래서 공감을 느꼈다.
어디가 닮았냐면, 그만두고 싶어도 쉽사리 그만둘 수 없는 중독성이 있다.
그리고 내 몸과 정신은 그걸 원하고 있어서 썩 나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진짜 기쁨이란 무엇인가? 꼭 마약이나 게으름이 아니어야 할까.
나의 게으름이 꼭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나친 게으름과 순간적인 판단 미스로 인해 내가 피해를 보는 일들이 많다.
나는 내 게으름은 그대로 가져가되 기본적인 것들을 잘 해내고 싶다..
물론 그게 어렵지만...
이 영화를 가지고 잡지에 글을 기고하려 했는데
막상 이야기를 하려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정말 답답한 상황이다.
1. 이 영화 쩐다!
2. 내 20대와 관련짓는 이유
여기에 집중해서 다시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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