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맨>을 보고 임마누엘 루베즈키의 촬영에 크게 실망해 <레버넌트>를 부러 보지 않았으나, <트리 오브 라이프>의 촬영은 또 이상하게 마음에 든다.
<트리 오브 라이프> 촬영의 특징은 왜곡이 심한 앙각, 가만히 있지 않고 이리저리 쏘다니는 카메라워크이다. 나는 내가 이 영화의 피사체 왜곡을 싫어하지 않고 오히려 마음에 들어했다는 점이 신기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왜곡'을 안 좋아한다고 여기게 만든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 너무 과했던 것 같기도 하다. 카메라워크는 <버드맨>에서 나를 괴롭게 했던 움직임을 연상시키면서도 그것과 차이를 보인다.
마음에 들었던 건 촬영밖에 없다. 무슨 얘기를 하는 영화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좀 더 분명히 알 수 있는 내용이었으면 좋겠다. 원래 보고 싶었던 <나이트 오브 컵스>가 이것보다 더한 영화일까봐 굳이 보지 않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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