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10일 일요일

<자유의 언덕> 결말에 대한 또다른 생각


스캔들도 난 김에 그동안 다시 보고싶던 <자유의 언덕>을 보았다.
그 날 저녁엔 TV에서 <자유의 언덕>이 방영되었다.
영화가 무척 짧다는 걸 다시 실감하기도 했고
결말에 대한 인상도 달라졌다.
지난번에는 영선을 안에 재우고 자기는 밖에서 잔 모리가 꾼 꿈으로 영화 전체를 받아들였는데
이번에는 다른 쪽으로도 생각을 해 보았다.

우리 뇌가 과거, 현재, 미래란 시간의 틀을 만들어내는 거죠.
하지만 우리가 꼭 그런 틀을 통해 삶을 경험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렇게 진화를 한 거라서, 어쩔 수도 없고요. 

모리가 자신이 들고다니는 책 '시간'에 대해 했던 얘기 그리고
시간 배열을 뒤죽박죽 섞어놓은 영화 구조로 미루어 보았을 때
나중에 자식까지 낳고 잘 살았다는 내레이션이 깔리는 급전개 그리고 그 이후에 잠자는 모리가 등장하는 것은
정말로 단순히 착각을 일으키기 위한 하나의 농담일지도 모른다.
권이 잃어버린 편지 한 장이 모리의 싸움이 아니라 마지막에 나오는 그 장면이 아니었을까.

의문. 모리는 대체 왜 자신이 좋아했던 권에게 다른 여자를 만나는 내용의 편지를 썼을까. 이런 얘기까지 쓸 정도로 지금은 별 감정 없는 사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함이었을까?
아쉬움. 편지는 사실 왜곡의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이 속성의 활용이 없는 것이 아쉽다.


만족스러운 재감상이었다.
이 결말이 어떤 의미를 가질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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