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22일 목요일

<원초적 본능> 야한 키스, 줄다리기



1. 야한 영화가 보고싶어서 야한 영화의 대명사인 <원초적 본능>을 보았다. 폴 버호벤 감독의 작품이다. <할로우 맨>, <스타쉽 트루퍼스>를 굉장히 안 좋게 봐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지만 <원초적 본능>은 꽤 잘 만든 영화이다.



2. 대본의 승리인지 배우의 승리인지 알 수는 없지만 무척 인상적인 섹스 신들. 명성에 걸맞게 섹스 장면들이 엄청 많이 나온다. 그 중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것은 닉과 캐서린의 첫 섹스 중 키스하는 이 장면. 서로가 서로의 몸을 애무해 주다가 이제 막 삽입 단계. 캐서린은 키스에 안달나 있고 닉은 그녀 입 안에 손가락을 넣으면서 때를 기다린다. 못 참던 두 입술은 마침내 서로를 향해 달려들고 움직임은 격해진다.
영화가 마치 줄다리기하는 느낌이다. 캐서린은 항상 닉보다 우위에 서있는 인물이지만 이 키스 장면에서만큼은 그 권력관계가 허물어진다.

3. 캐서린이라는 캐릭터는 그녀 자신의 욕망인 살인과 섹스에 최적화된 사람이다. 닉 머리 위에서 놀고, 관객들 머리 위에서도 논다. 연기도 너무 잘 했다. 이 각본에 맞는 사람을 어떻게 이렇게 잘 구했을까.

4. 닉이라는 인물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보아도 재밌다. 평범해 보이던 그는 캐서린을 만나 과거를 다시 마주하고 점차 폭력적인 사람으로 변해간다.

5. 반전 괜찮았다. 허술한 점을 짚자면 짚을 수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하면서 보고싶진 않다. 러닝타임이 좀 긴 감이 있지만 내용이 풍부해서 배우들의 연기에 집중하다 보면 푹 빠져들게 될 것.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가 점점 마음에 들었다. 평범한 배경음악, 대놓고 관객의 긴장을 유발하는 미장센들도 매력이라면 매력이다.

6. 정말 잘 만들었다. 샤론 스톤이 다리를 벌리는 장면만으로 기억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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