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22일 목요일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최민수의 연기, 작위적인 설정



1. 영화 좋아하는 찌질이들이 보기좋게 몰락하는 꼴을 보고 싶었다. 일부러 경각심을 느끼기 위해서였나? 요즘은 헐리우드 키드라는 말이 잘 쓰이지 않지만 그 당시였으면 나 또한 헐리우드 키드라고 불리지 않았을까. 그리고 우리나라엔 영화에 관한 영화가 별로 없기 때문에 보고싶었던 것도 있다.

2. 영화는 유년기와 장년기로 나뉜다. 유년기를 연기한 어린아이들은 연기를 정말 못 한다. 하지만 그런 연기력으로 영화의 절반 가량을 책임지는 걸 보면 그 노력이 가상하다. 아이들이 나이가 들면 얼굴이 급격하게 늙어버린다. 갓 군대에서 제대했다는 주인공의 얼굴은 대충 봐도 40대 정도 나이이다. 연기도 잘 못 하는데, 유년기와는 다른 식으로 못 한다. 최민수가 너무 자기 자신의 연기에 도취된 느낌이다. 최민수 한 명만 떼어놓고 보면 이상함을 못 느낄지 몰라도,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배우들 사이의 최민수는 똥폼이 너무 심하다. 연기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잘 몰랐나 보다. 이런 연기가 연극적 연기인 것인가? 연기로만 보자면 유년기 연기는 못 해도 봐줄만 하지만, 장년기 연기는 최민수가 너무 눈에 띄어서 못 보겠다. 배우들의 연기를 중요시한다면 이 영화 절대 재밌게 못 볼 것.

3. 전반부는 내용이 꽤나 흥미로웠지만 후반부는 작위적으로 흘러간다. 최민수가 연기하는 임병석이 폐인이 되어 있다는 건 개연성이 부족하다. 상 받은 시나리오가 유명한 고전 영화들을 짜깁기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주인공 한 명만 알아차렸다는 것도 너무 이상하다. 그리고 인물을 죽일 필요까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4. 헐리우드 키드는 나중에 커서 뭐가 되는가? 영화를 좋아하는 아이는 커서 뭐가 되는가에 대한 답은 이 영화가 내려주지 않는다. 이 영화는 너무 영화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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