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31일 일요일

2017BIFAN <빌로우 허 마우스> 푹 젖어드는 레즈비언 영화



2017년 BIFAN을 멋지게 마무리해준 훌륭한 작품.
이번에 본 유일한 금지구역 섹션 영화로, 여자가 예쁘니 보라는 덧글 때문에 보게 되었다.
두 여자가 주인공인데 영화 내내 주구장창 섹스를 한다.
그런데 그게 싫지 않다. 영화가 정말 섹시하고 좋다.
분위기에 한껏 젖을 수 있었다.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기분이 정말 좋았다.

질문을 하나 했다. 영화 속 주인공은 남편을 버리고 불륜을 한 셈이 되는데, 이게 마음에 걸렸다.
불륜 자체에 대해 별 생각은 없었지만 홍상수가 겁나게 욕을 먹는 상황을 보다 보니 사람들이 이렇게 불륜에 있어서 민감했나 싶었기 때문이다.
똑같은 불륜이라도 그것을 불륜 당사자의 입장에서 그려낸 영화라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을 할까?
다소 어이없는 질문이었다. 감독님은 불륜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셨다.
사람들은 각자 저마다의 기준을 택하고, 기준이 없는 사람도 있으며, 자기가 유리할 때 주로 나서니 그냥 신경 덜 써야겠다.


두 장면이 좋았다.
하나는 이성애자로 살았던 주인공이 동성과의 섹스 후에 새로 태어났다는 것을 상징하는 장면.
욕조 물에 머리까지 담그고 있다가 나오는 장면이었는데, 엄마 뱃속에서 양수에 젖은 채로 나오는 아기 같았다.

또 하나는 냉장고에 몸을 기대고 섹스를 하는데 못 박는 소리 비슷한 것이 들리는 장면.
주인공 한 명의 직업을 상징하는 소리가 정말 매력적인 순간에 삽입되어 좋았다.

이런 식으로, 관객 입장에서 충분히 발견할 수 있는 기교가 좋았다.
나도 나중에 영화를 만든다면 그리 어렵지 않은 장치를 심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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