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찾아볼 수 없던 미키 사토시의 초기작 중 <인 더 풀>
1월 7일 영상자료원에서 드디어 보았다
현대인의 정신적 질병을 세 명의 환자와 한 명의 의사를 통해 가볍게 그려나간 작품. 언제나 내가 좋아하는 미키 사토시의 '문득 그 장면'은 있다. 수영에 미친 남자주인공이 미처 아내의 마음을 돌보지 못 했었단 사실을 깨닫고 반성하는 장면. 오다기리 조가 마음 속에 응어리진 화를 분출하는 장면.
하지만 영 아쉬움이 남는다. 최근작 <오레오레>가 생각난다. 어두운 내용의 소설을 원작으로 해 미키 사토시만의 장점을 말끔히 닦아버린 그 영화. <인 더 풀>은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나 <텐텐>, <인스턴트 늪>에 비해 재미가 떨어진다. 어두운 분위기도 아니었고 서사 중심의 이야기도 아니었지만, 중심 캐릭터가 너무 많은데다 서로 간의 접점이 전혀 없기 때문에 배우들 사이에서 기대 이상의 케미를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 이유라고 짐작한다. 좋아하는 세 작품에 비해 주제가 명확한 편이지만 오히려 미키 사토시의 영화는 뚜렷한 주제가 없는 쪽이 마음에 든다. 열심히 찾아보았건만.. 아쉽다..
+ DVD로 보았기에 부록을 살펴볼 수 있었다. 미키 사토시의 내레이션과 함께 배우들의 리허설 영상이 들어 있었다. 미키 사토시 감독은 코미디 영화에서 배우들 간의 '합'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꼭 리허설을 진행한다고 한다. 그러게 말이야.. 미키 사토시 작품 속 배우들의 말재간은 이런 데서 나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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