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18일 금요일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사소한 차이가 결정하는 관계의 흐름
드디어 홍상수의 신작을 극장에서 볼 준비를 마쳤다.
이렇게 홍상수 영화 모두 순서대로 보기를 완료했다.
<그때는맞고지금은틀리다>라는 제목의 영화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라는 제목의 영화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은 많이 이상하고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가 <그때는틀리고지금은맞다>가 아닌 이유는? 어감 때문인가? 지금이 맞다는 진술과 그때가 틀리다는 진술이 놓이는 순서가 중요했나?
두 편의 영화 제목 모두 '맞다'가 먼저 나오고 '틀리다'가 나중에 나온다. 왜 맞는 것이 우선이고 틀린 것이 나중인가?
띄어쓰기가 없는 이유는? 제목이 너무 길어서?
당연히 과거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때'는 과거를 가리키나 미래를 가리키나?
홍상수 영화 제목은 항상 어감이 이상하다.
평소에 안 쓰는 말도 아닌데 무척이나 생경하게 느껴진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말.
틀린 것들로 가득한 순간 속에서 유일하게 맞다고 할 수 있는 바로 지금의 이야기?
1부에서 2부를 바라보면 그때(2부)는 맞고(여자와 이어지고) 지금(1부)은 틀리다(여자와 안 이어진다).
2부에서 1부를 바라보면 지금(2부)은 맞고(여자와 이어지고) 그때(1부)는 틀리다(여자와 안 이어진다).
1부는 2부를 바라보고 2부는 1부를 바라본다.
1부는 왜 먼저 나오고 2부는 왜 나중에 나왔을까?
왜 영화는 실패한 뒤에 성공했는가?
그건 앞서 말한 맞고 틀림의 순서에 위배된다.
맞음이 외간여자와 실패하는 것이고 틀림이 외간여자와 성공하는 것인가?
-영화 분위기로 봤을 때 절대 성립할 수 없다. 2부가 더 긍정적으로 그려진다.
1부에서 남자는 여자와 잘 되려다가 실패한다. 그때는 맞았고 지금은 틀리다.
2부에서 남자는 여자와 잘 안 되려다가 잘 된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홍상수 감독의 연출 스타일은 즉흥적이다.
그래서인지 언젠가부터 나는 그의 영화에 대한 의문들을 별 의도가 없는 것이겠거니 하고 넘어가고 있다..
이번에 제목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생각해 보았다.
결론은 나지 않고..
이 영화의 끝부분에서 나는 좋은 기운을 얻어갔다.
사소한 차이에서 비롯되었을 좋은 방향으로의 혹은 안 좋은 방향으로의 관계의 움직임.
1부와 2부 두 세계의 정재영은 다른 세계의 정재영을 상상하지 않는 듯하다.
작은 말 작은 행동으로 잘 풀렸을 혹은 잘 안 풀렸을 관계와 일들.
1부에서 2부로의 리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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