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2일 수요일

<써스페리아> 극단적인 사운드와 조명



공포영화 명작 리스트를 보다 색깔이 너무 이쁜 영화가 있길래 무작정 보게 되었다.
써스페리아. 40년 된 영화다.
이 영화 오프닝 시퀀스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공항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폭우 속을 달리는 수지 베니온.
소름끼치는 음악과 효과음이 시종일관 귀를 불쾌하게 하고
빨강 초록 노랑빛 조명들은 화면을 정신없이 수놓는다.
자동문 열고 닫히는 모습, 강물이 쏟아지는 모습, 하수구 물 빠지는 모습 등이 극단적으로 클로즈업된다.
양철북이 마구 두드려지고, 어떤 여자가 비명을 지르는 이상하고 시끄러운 노래.
이내 카메라는 겁에 질린 듯한  어느 여인을 따라간다.
그녀는 정체 불명의 존재에 의해 매우 처참한 모습으로 살해당하고 그녀를 보호해주던 여인도 죽고 만다.

이런 극악무도한 오프닝을 봤나!
하지만 오프닝 이후는 퍽 실망스럽다.
미스터리 서사극이라고 치기에는 꽤 엉성한 이야기가 지루하게 흘러간다.
사운드와 조명은 별것도 없는데 호들갑을 떤다.
긴장감만 조성하던 공포의 실체는 마녀로 몰려 화형당한 학교 설립자를 추종하는 자들의 흑마법이었다.
시청각적으로 관객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한 영화였지만 내용이 너무 단순했다.


색에 정말 많은 신경을 쓴 것 같은데 피의 색깔이 너무 이상한 핑크색이다. 어쩌면 진짜같은 색의 피를 쓸 수 있었는데 이런 색의 피를 쓴 걸지도.
클라이막스에 등장하는 마녀보다 제물로 바쳐진 수지의 친구가 더 무섭다. 이는 문제인듯.
리메이크작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원작의 색을 지금 이 시대에 재현해 본다면 어떨까.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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