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린치의 파격적인 멜로영화다.
내용을 들어보면 평범한 범죄멜로물을 떠올리겠지만 역시나 린치만의 연출스타일이 녹아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스토리와 연출은 계속해 불협화음을 빚어낸다.
갱의 음모에 얽혀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도망치는 세일러의 이야기는 다른 감독이 연출했어야 옳다.
이건 린치가 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알멩이가 있어야 할 이야기인데 쫓고 쫓기는 그 과정이 너무나도 단순해서 재미가 없었다.
린치는 복잡한 서사는 못 만들어낸다.
플롯을 넣을 시간에 서사와는 무의미해 보이는 이미지들을 채워넣기 바쁘다.
결말부에서 빈약한 서사에 어떻게든 오즈의 마법사 모티브를 끼워넣어 초월적인 존재에 의탁해 갈등을 해결하려는 시도는 유치해서 차마 보기 민망할 정도였다.
타오르는 불꽃처럼 오프닝부터 급전개가 시작되지만 이 스피디한 전개는 바로 축 늘어진다.
하나도 재미 없었다.
린치 스타일은 다른 영화에서 다시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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