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21일 월요일
< 4등> 때려서라도 잘 한다면
1. 1등에 집착하던 어머니 없이 혼자서 하니 1등이 되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의아한 점이 있다. 준호가 행복해할 때는 레인을 넘나들며 물 속으로 들어오는 빛을 만끽하며 헤엄칠 때이지, 남들보다 더 빨리 결승점에 골인할 때가 아니었다. 그래서 결과에 대한 집착 없이 하고 싶은 걸 했을 때 비로소 1등을 했다는 이야기는 믿을 수가 없다.
2. 누군가는 그렇게 준호가 1등을 했다는 사실에 감격할 것이고, 누군가는 그렇게 1등을 하고 나서도 마냥 기뻐하지 않는 준호의 얼굴에 생각이 많아질 것이다.
3. 과거 시퀀스가 필요 이상으로 긴 감이 있다. 광수와 준호 아버지의 관계가 후반부에서 그리 중요하게 쓰이지 않는다는 것도 아쉽다.
4. 영화의 어머니만큼은 아니지만 내 아이가 1등하면 좋겠고, 내 아이가 좋은 대학 들어갔으면 좋겠다. 나는 억압받고 맞으면서 컸다. 그래서 대학을 잘 간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잘 컸는지는 잘은 모르겠지만 일단 대학을 가면 좋은 것이 많다. 억지로라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억압받지 않으면서도 한 명의 사람으로 잘 커가는 방법은 없을까? 세상을 조금 더 안다고 생각하는 어른으로서 아이에게 물려줄 것은 무엇인가? 혹시라도 나중에 자기를 자유롭게 키운 나를 원망하진 않을까?
5. 주제는 생각해봄직한 주제이지만 이 영화는 재미가 없고 미학적으로 우수하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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