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2일 수요일

<개를 문 사나이> 사람 죽이는 다큐멘터리



시도때도 없이 살인하는 남자를 따라다니는 모큐멘터리. 톤이 가볍고 경쾌하다. 컷이 넘어갈 때마다 충격의 연속. 이 영화가 미디어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만 만들어졌다고 보는 건 아쉽다. 그렇다고 보기엔 이 영화가 너무 재밌으니까! 서사도 없는 영화를 한시도 지루하지 않게 너무 잘 만들었다.

살인을 유쾌하게 담아낸 것은 이상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어느 영화보다도 사실적으로 묘사된 이 영화의 살인 장면들은 어째서인지 더 현실감이 없다. 장면마다 '와 이걸 어떻게 찍었을까...' '피해자들 연기 잘 하네..'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든다. 페이크 다큐멘터리라는 형식은 관객들로 하여금 계속해서 제작과정을 상상하게 만들기 때문.

생명을 경시한다? 아니 이 영화의 감독이자 배우들은 생명을 경시하는 '연기'를 한다. <개를 문 사나이>는 받아들여도 어느 액션영화에서 엑스트라가 우수수 죽어나가는 걸 안 좋아하는 이유는 그 영화에선 목숨이 도구적으로 쓰이기 때문. 그런 식으로 인간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지는 말아야 한다.

이 영화에서 끄집어낼 만한 주제들은 그리 흥미롭지 않은 뻔한 주제지만, 누군가에겐 불쾌할 정도로 과격한 표현 방식이 내게는 매력적이다. 의외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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