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영화 본지 기본 두달씩은 지나서야 글 쓰게 된다... ㅜㅜ
7월 13일. 동아리때 발제한 두번째 영화.
내가 좋아하는 영화로 하되 얘기가 많이 나올 수 있는 영화로 신경써서 골랐다.
<유스>와 <코멧>, 그리고 <트라이브> 세 편의 영화 중에서 고른 것이 이거다.
대화는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예상은 가능하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았던, 장애인을 영화에서 다룰 때의 윤리 얘기가 많이 나왔다.
내가 진행을 하기보단 사람들의 얘기가 흘러가는 걸 가만히 지켜보는 식으로 있었는데, 재미는 있었지만 내가 준비해간 질문들이 좀 아까워서 지금 그 질문들에 직접 답을 해 본다.
1. 각자의 감상을 말해 봅시다.
이번으로 두번째 보는 영화다.
동아리에서 선정하게 된 이유는 <트라이브>라는 영화 속의 실험들을 다시 살펴보며 공부하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이번에 두 번째 보니까 그 때는 대단하다고 느꼈던 실험들이 단순해 보인다.
의도와 결과가 불일치하는 경우도 많고, 실험이라기보단 그저 감독의 평소 연출 스타일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았을 때의 충격의 절반도 채 전해지지 않았다.
내가 집에서 <트라이브>를 보며 느낀 지루함이 극장에서는 경외감이었다.
그 긴장감이 집에서는 표현이 안 된다.
그 때는 그렇게 재밌게 봤던 영화인데.. 이번에는 졸리기까지 했다.
2. <트라이브>를 생각하면 어떤 장면이 떠오르나요?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협탁 씬.
세르게이가 분노에 가득차 기숙사 동료들을 협탁으로 내리찍어 죽이는 장면.
그리고 뭐.. 교사의 집에서 돈을 찾기 위해 옷장을 하나하나 일일히 뒤지는 장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여주는 섹스 장면?
소리를 듣지 못해 후진하는 트럭에 깔려 죽는 장면?
3. 대사가 없다는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사가 없다는 점에서 소외감을 느꼈던 이들이 많았다.
나는 이 점이 잘 이해가 안 갔다.
영화는 음성없어가 없는만큼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졌고
이탈리아 남자가 개입되기 전까지는
배우들의 표정과 몸짓 숨소리만 보고도 충분히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4. 폭력적이고 노골적인 장면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나요?
밋밋함을 감추기 위해 세게 가는구나...
그런데 '노골적'이라는 표현은 굳이 보여줄 것 없는 것들까지 하나하나 보여줌을 가리킨 말이다.
앞서 말한 처음부터 끝까지 성관계를 다 보여주는 장면은 물론이고
수많은 학생들이 한 명 한 명 문을 빠져나가는 장면
돈을 뒤지기 위해 옷장을 하나하나 열어 헤집는 장면
그리고 여권을 만드는 상황까지 롱테이크로 보여주는 장면.
극장에서는 답답한 이 장면이 오히려 몰입을 가중시켰다.
집에서 보니.. 효과는 오히려 그 반대가 되고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촬영한 이유를 잘 모르겠다.
무엇을 의도했는지도 긴가민가하더라.
메모에다가는 '공허, 세계 느껴짐, 실제상황 느낌'이라고 적어놨다.
5. 카메라의 쓰임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롱테이크, 롱샷, 스테디캠, 횡적/종적 움직임.
롱테이크.. 이번에 볼 때는 상당히 지루한 감이 있었고
롱샷과 횡적/종적 움직임은 영화의 완급조절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스테디캠은 그냥 취향 문제로 보인다..
6. ‘트라이브’의 속성에 대해,
그리고 이에 세르게이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이야기해 봅시다.
내가 무슨 답을 원하고 이런 질문을 넣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7. 세르게이와 안나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동아리 시간에 섹스 신에 대한 해답을 얻었다.
첫번째 관계 씬은 관계 시작 전부터 끝나고 난 뒤까지 보여주는데
처음에는 관계를 거부하던 안나가 마지막에겐 세르게이에게 키스까지 해주는 장면이 중요한 장면이었다.
8. 이 영화의 장단점을 말해 봅시다.
앞에서 많이 떠들었음
9.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영화인가요?
그러게 말이다.. 두번 보니까 잘 모르겠다..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처럼
수화를 충격적인 이미지로 전해주는 게 전부였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쓸 일이 있을 거라 믿고 열심히 작업했지만 별 얘기 없이 넘어갔던 영화 요약.
00:00:00 no translation, no subtitles, no voice-over. the tribe
00:00:40 버스에서 내려 길 묻는 세르게이
00:02:51 행사 중인 학교 뒤늦게 도착
00:07:23 교무실 들러 학생에게 인솔받는다.
00:08:51 교실에서 수업. 학생들 첫 만남
00:12:16 식당에서 정신지체아 만남. 행동대장을 따라나와 건물 뒤편으로 물건 이동, 신체검사
00:17:04 여자 방 들어갔다 나체의 여학생 목격 후 나옴. 자기 방으로.
00:18:58 행동대장이 아이들에게 물건 공급. 아이들의 작은 몸싸움
00:20:28 세르게이 센 놈들에게 방에서 쫓겨남. 그들이 여자를 데리고 나와 뭘 하는지 구경
00:24:09 달리는 차 안에서 옷 갈아입는 여자들. 트럭 운전수들에게 매춘
00:29:47 어디론가 몰려가는 아이들. 세르게이 대 조직원들 격투. 조직원 목에 상처 입히고 상황종료
00:33:00 세르게이 조직원 인정. ‘트라이브‘ 밤중에 외출
00:36:02 마트 앞 외진 곳에서 퍽치기 강도.
00:38:06 놀이터에서 훔친 술 마시는 트라이브와 학생들. 세르게이가 안나와 조직원의 성행위 목격
00:41:33 아이들이 열차에서 인형 팔다가 검표원 퍽치기
00:43:09 행동대장 분노. 트라이브는 아이들 방 습격해 물건 찾는다. 화장실로 데려가 세르게이와 함께 아이 몸 수색
00:46:55 매춘 성사시키고 담배 피우던 조직원 차에 깔림
00:51:08 낮에 매춘 외출 준비
00:53:24 세르게이 매춘 작업 시작. 기다리던 중 안나 성행위 목격.
00:57:38 귀가 후 세르게이가 안나 졸라서 돈 주고 가스실에서 성행위. 거부하던 안나 끝난 뒤에 세르게이에게 키스
01:04:37 여행 다녀온 양복쟁이. 교무실 음주. 두 여학생에게 이탈리아 티셔츠 선물. 여자들 좋아한다.
01:11:44 세르게이가 안나의 매춘 저지. 작업 중단됨
01:13:48 세르게이 조직원에게 뺨 맞고 방에서 쫓겨나 지체장애아 방으로 가 화풀이
01:17:57 여학생들 기관에 가서 출국 절차 준비.
01:23:49 안나 친구와 화장실에서 테스트기로 임신 사실 확인. 안나 분노.
01:26:20 세르게이 열차에서 인형 팔다가 지갑 훔침
01:28:00 세르게이와 안나 성관계. 세르게이가 지갑 선물
01:30:37 안나가 옷 갈아입으며 친구와 다툼
01:33:42 노련한 아주머니에게 방문해 낙태 시술 받으며 매우 고통스러워하는 안나
01:41:32 여권 만드는 여학생들
01:48:13 매춘 가담하던 교사의 망치 제작 수업
01:51:50 세르게이 교사 집에서 퍽치기. 물건 헤집다가 돈 찾아 나감.
01:57:21 옷을 씻고 세수하는 세르게이. 친구 자는 안나 방에서 안나에게 돈 주며 강제 성관계
02:01:18 여학생들 여권 훼손하는 세르게이. 트라이브에게 고문 및 응징당함
02:04:28 눈 맞으며 기숙사 찾아온 세르게이. 방으로 가 협탁으로 잠든 조직원들 세 번씩 두 명 머리 찍는다. 옆 방에서도 똑같이 되풀이. 들어온 곳으로 그대로 나간다. 계단 문이 닫힌다.
02:10:31 크레딧. 계단 내려가는 발소리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