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것 하나 제대로 던지지 못 했다. 정말 이도 저도 아닌 잡탕 영화.
특정 중심인물의 감정 위주로 서사를 꾸리기보다 상황마다 그때그때 중요한 인물 위주로 만들었다. 누군가가 살아남고 누군가가 좀비가 되는 건 부차적인 일. 하지만 캐릭터 설정이 부실했다. 누군가는 쓸데없이 역할이 많고 누군가는 목숨이 너무 가볍고 누군가는 갑자기 먼치킨이 되어 버리고 누군가는 이해가 안 가고 누군가는 의심스럽지만 아무 것도 아니고 누군가는 회수 안 되는 떡밥을 뿌리고 누군가는 괜히 죽고... 좀비가 되어가는 임신한 아내를 지키려는 남자의 이야기는 정말 뻔했지만 좀비가 아이를 낳는다는 설정은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흥미로운 설정이었다. 좀비의 뱃속에서 나온 아기 좀비의 비주얼이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상황이 그다지 재밌는 것도 아니고.. 쇼핑센터라는 공간을 제대로 활용해 의미화한 것도 아니고.. 영상은 후지고... 엔딩 크레딧 중간중간에 좀비 인서트를 넣으며 끝까지 좀비의 이미지로 채운 것이 좀 재밌긴 하다. 하지만 진정한 좀비 팬들이 과연 이 영화를 좋아할 수 있을까 싶다. 좀비 나온다고 다 잘 만든 좀비 영화 되는 건 아니지 않나. 나도 내가 좀비 나오는 영화는 다 좋아하는 줄 알았다. <새벽의 저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처음으로 본 잭 스나이더 감독의 영화. 그 감독이 이 때 이후로 얼마나 발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만으로도 왜 잭 스나이더에게 자꾸 일을 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가 어설프다. 정말 내가 감독판을 본 것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사람은 딱 적당히 돈 되는 영화 잘 만드는 사람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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