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영자원
영화를 사랑하는 두세 가지... 그리고 그 너머: 프랑수아 트뤼포 특별전
오프닝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세탁소에서 본 여자의 뒤태에 반해버린 남자. 그는 여자가 타고 간 차 번호를 기억해 뒀다가 냅다 자기 차를 박살낸다. 자동차 회사에 가서 자기 차를 이렇게 만들고 갔다며 그녀의 주소와 연락처를 받아내고 마는 남자. 그렇게 전화통화 후 여자를 만난다. 그러나 그녀는 그가 기억하던 여자가 아니다. 그가 보았던 뒤태의 소유자는 내년쯤 다시 오게 될 그녀의 친척. 낙담한 남자는 그대로 돌아와서 자동차 회사 직원과 사랑에 빠진다. 남자의 뒤태미녀 찾기가 이 영화의 주된 이야기일 거라 아주 잠시 착각하고 있었다. 이 오프닝에 등장한 여자들은 더이상 영화에 나오지 않는다.
처음으로 본 트뤼포의 영화이다. 진지하고 무거운 영화를 많이 찍은 줄 알았는데 이 영화는 아니었다. 이 영화는 좀 재밌다. 하지만 웃길 수 있는 곳에서 웃기지 않고 재밌는 것도 아닌고 졸리기까지 했다. 그래서 정작 중요한 영화 뒷부분은 기억이 잘 안 난다. 이 남자가 갖지 못 했던 그 여자가 누군지 잘 모르겠다. 거기선 내가 눈을 감고 있었다. 그것이 핵심인 영화같은데 기억이 안 난다...
요즘같으면 이런 소재가 되게 민감하게 논의된다. 이런 영화를 극장에서 보다니.. ㅎㅎ 꽤 색다른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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