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일 토요일
<강원도의 힘> 그 곳에 사랑이 있는 줄 알았다
5월 말. 동아리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발제를 맡은 영화이다.
내가 좋아하기도 하지만 할 이야기가 많은 영화일 거라 생각해서 이 영화를 골랐다.
특별히 <강원도의 힘> 평론집도 빌려서 읽었지만 도무지 시간이 나질 않아 다 읽지 못 하고 모임에 갔다.
1. 각자가 미리 문장으로 정리한 줄거리를 이야기해 봅시다.
나는 이 영화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똑같은 것을 보았더라도 그 내용을 글로 옮기는 데서 이 영화에 대한 그 사람의 생각이 드러나는 법이다. 나는 사람들이 무엇을 보았는지 궁금했고 무엇을 놓쳤는지 궁금했다.
2. 인상적인 말과 장면을 이야기해 봅시다.
3. 이 영화를 리얼하다고 보시나요?
중심 서사에 개입하지 않는 무의미한 사건들이 짜여지지 않은 느낌을 줘서 사실성과 엮어보고 싶었다.
4. 상권과 지숙의 캐릭터에 대해 탐구해 봅시다.
5. 이 영화는 어떻게 끝났나요?
금붕어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사라진 것을 보여주고 이 영화는 끝이 난다. 이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잠에서 깨는 듯한 맑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6. 이 영화가 사랑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이 영화의 사랑은 끝내 꽃피지 못 한다. 사랑에 대한 비관적인 시선을 느꼈다.
7. 영화 속 죽음들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고3의 추락, 난간에 매달린 경찰, 눈이 예쁜 여자, 낙태된 아이, 금붕어의 죽음, 절벽 위 부부
8. 영화적 세련됨이란 무엇인가?
나는 이 영화의 간접적인 표현, 즉 돌려말하기를 세련되었다고 보았다. 하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생각하는 법. 세련된 영화를 찍으려면 어떻게 찍어야 할까?
9. 반복의 모티프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홍상수 영화 하면 빠지지 않고 따라오는 반복. 반복은 어떤 효과를 창출하는가?
10. 강원도의 힘이란 뭘까요?
제목에 대해서.
다시 본 <강원도의 힘>은 생각과는 달랐다. 이번에는 몰입하기가 어려웠다. 영화의 섬세한 곳 구석까지 보며 감동을 느끼던 나는 꽤 무미건조하게 앉아있었다. 동아리 사람들은 대부분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본 사람들이어서 그 영화 얘기가 많이 나왔다. 또 남자들은 다 이러냐.. 이런 얘기. 이 이후에 발제했던 영화인 <트라이브>와 마찬가지로 발제는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진 않았다. 이 이후로 나는 <강원도의 힘> 생각을 거의 하지 않았다. <자유의 언덕> 생각을 많이 했다. 이 때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빨리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 보지 않았다. 홍상수의 영향 아래서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 내기란 무지 어려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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