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8일 토요일
<서유기 - 월광보합> 영화와 웃음에 대한 가벼운 메모
주성치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갑자기 어! 하고 생각이 나서 충동적으로 보게 되었다.
서유기의 내용은 잘 알려져 있기에 영화는 내용보다는 코메디에 집중한다.
주성치는 웃긴 와중에도 슬픈 감정을 너무 잘 표현하는 사람.
상편만 떼놓고 보면 내용이 완결성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말 그대로 코메디다.
진지하고 무거운 영화 비평적 관점에서 주성치의 영화와 그를 따르는 팬들을 읽어내기란 어렵다.
어떻게 해서든 주성치 영화를 비평할 때에는 기존의 것과는 다른 잣대를 들이대야 할 것이다.
- 영화 비평가들이 코미디 영화를 못 읽는 건 아닐테고.. 어쩌면 대부분의 코미디 영화들이 과소평가 받는 것은 그 웃음을 가지고 할 이야기가 더 없기 때문이 아닐까? 그 장면 웃겼지. 하하하.. 영화를 본 관객들의 깊은 생각과 대화를 이끌어내는 웃음이라면 '가벼운' 웃음보다 더 낫다고 말할 수 있나? 분명 다른 종류의 것이다. 하지만 웃음이 웃음 그 자체가 아닌 사회 비판이나 의견 피력 등의 다른 것을 목적으로 사용된다면 나는 벌써부터 거부감이 든다(이 말은 내가 찰리 채플린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로 읽어도 좋다). 수많은 영화들이 코메디로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하지만 그것만으로 걸작이 되지는 못 한다. 그런데 그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내가 좋아하는 코메디는 무언가를 추가로 이끌어내지 않고 그 자리에서 끝났었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던가? 엄숙한 평론가들에게 적합한 코메디는 뭘까? 영화에서 코메디를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앉을 의자란 없는가? 영화와 웃음의 관계에 대해서는 오래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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