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7일 수요일
<사라진 기억> 나체 이미지, 4분간의 뜀박질
독특한 영화다.
내용보다는 이미지에 힘을 많이 준 영화이다.
다른 장면에 비해 유난히 길이가 긴 두 장면과 나체 이미지가 기억에 남는다.
길이가 긴 두 장면은 4분간의 뜀박질, 6분간의 대화이다.
4분간의 뜀박질은 루카스가 자신을 피해 도망치는 오로라를 붙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가는 장면이다. 나체의 남녀가 끝없는 모래밭을 달린다.
6분간의 대화는 그렇게 붙잡힌 오로라와 루카스가 누워서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과거를 돌아보는 듯하다. 롱숏에서 시작해 얼굴 클로즈업으로 끝이 나는 롱테이크다. 루카스는 결국 오로라의 마음을 얻지 못 한다.
나체 이미지. 오로라의 무의식 속에는 나체 이미지가 자주 등장한다. 그 중 남녀가 집 안에서 옷을 벗고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다. 행복감에 잔뜩 취한 남녀를 볼 수 있다. 여자는 몸이 예쁘고 남자는 유륜이 크며 아래쪽에 털이 나 있다. 따뜻한 빛이 드리운다. 멋진 장면이다.
내용이 이미지를 마음껏 즐기는 것을 방해한다.
차 사고로 남편을 잃은 여자의 무의식 속에서 그녀의 남편을 대체하려는 남자의 이야기.
내용을 좀 더 잘 짰더라면 좋았을 듯하다.
내용에 힘 준다고 좋은 이미지를 못 쓰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이야기는 언제나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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