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8일 목요일
<이터널 선샤인> 네 번째 감상. 허지웅. 동아리.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연애중.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다시 시작하면 우리 과연 다를까
이 영화를 보고나서 연인과 다시 시작한 커플은 몇이나 될까. 아마도 그 선택을 저주하며 다시 헤어지기를 반복한 연인들의 수와 얼추 비슷할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지금은 당신의 모든 게 마음에 들어요”, “지금은 그렇겠죠. 그런데 곧 거슬려할 테고 나는 당신을 지루해할 거예요”, “괜찮아요”, “괜찮아요”로 이어지는 마술같이 낭만적인 화해의 끝에서 나는 늘 당혹스러웠다. 괜찮아? 정말 괜찮은 걸까? 저렇게 쉽게? 하지만 생각해보면 당연한 노릇이다. 그들은 기억을 지웠으니까. 결론은 알고 있지만 그 결론에 이르렀던 모든 괴로움을 잊었으니까. 그래서 실감할 수 없으니까. 그러니까. 당장은 괜찮을 수 있다.
계속 헤어지기를 반복하니, 조엘과 클레멘타인이 잘 안 맞는 사이인 걸까?
-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들이 서로에게 이끌렸고 사랑을 했다는 게 중요하다.
- 헤어졌다 만났다를 반복하는 사랑과 그대로 쭉 이어가는 사랑 중에 어느 것이 좋다 생각하나?
음...... 둘 중 택하자면 후자 쪽이다.
죽을텐데 왜 살아?
살찔텐데 왜 먹어?
헤어질 건데 왜 사랑하나?
우리는 사랑을 하는 슬픈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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