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9일 금요일

<현기증>에 이어서 본 <열차 안의 낯선 자들>. 울림을 찾아서



<현기증>에는 있고 <열차 안의 낯선 자들>에는 없는 것이 사랑이다.
다른 히치콕 영화들에 견주어 볼 때, <현기증>이 특이 케이스였다.

감정 혹은 정서로 말하고 싶었으나, 상투적이라도 '사랑'이라고 적는 게 좋을 것 같다.
욕망, 호기심, 살의, 불안감 등의 것들을 감정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랑'이라는 말 대신 '울림'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현기증> 후반부의 사랑은 스릴러 장르에서 보기 어려운, 울림 있는 긴장감을 주었다.
이 순간을 히치콕의 다른 영화에서 또 찾아보긴 어려울 것이다.
또한 <현기증>보다 만족스러운 그의 작품을 찾기도 힘들 것이다.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은 일상적인 공간에서 일상적인 소품과 함께 진행된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테니스 경기와 하수구에 빠진 라이터의 교차편집에서부터 회전목마 액션까지 훌륭한 솜씨로 자아내는 긴장감이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나를 끌어당기는 매력은 느끼지 못 했다.
<현기증>의 잔상이 아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일까?
정서적인 울림에 목마른 나는 영화를 통해 그것을 느끼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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