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략하게 영화에 대한 감상
1. 민정씨가 하는 짓이 너무 꼴보기 싫었다.
2. 권해효와 유준상이 중학교 동창이었다는 전개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
3. 느닷없는 해피해 보이는 엔딩. 정말 이런거야? 싶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사람들 얘기를 듣다가,
내가 시간 순서의 꼬임을 전혀 인지하지 않고 보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영화가 별로다.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기 어려워서, 또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워서 영화 얘기보다는 '감독의 스캔들'에 대한 그동안의 생각들을 두서없이 늘어놓아보고 싶었다.
나는 김민희와의 불륜에 얽힌 홍상수를 싫어하지 않는다.
마이너스 감정을 이길 정도로 플러스 감정이 많았던 걸까
아니면 플러스 감정에게 질 정도로 마이너스 감정이 적었던 걸까?
후자라고 본다.
나와 관계도 없는 사람의 불륜에는 별 관심이 없다.
워낙에 불륜 얘기를 영화로 많이 하던 사람이라 이번에 일어난 불륜 사건이
그의 영화를 읽는 지침을 제시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든다.
요즘은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의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 문제다.
출연자 강간 장면을 사전 합의 없이 찍었다 혹은
강간 장면에 쓰이는 버터를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다로 말들이 많다.
강간이라는 섬뜩한 단어가 들어가 있어 놀라긴 했지만
오히려 그 사실이 약간의 호기심을 불러왔다.
내가 그 소식을 접했던 순간으로 되돌아가 보자.
나는 왜 그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보고도 분노하기보다 그 쪽으로 더 마음이 갔을까?
그를 욕하는 사람들에 대한 묘한 반발심은 헤드라인이 뒤집혔으면 하는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홍상수 일 때도 나는 그를 욕하는 사람들에게 주목했다.
내가 누군가를 나서서 비난한 적은 없다.
아마도 그동안 그렇게 해 본 적이 별로 없어서인 것 같다.
누군가를 싫어한 적은 있어도 누군가를 욕하기는 힘들었다.
어떤 상황에서 사람을 비난해야 할까?
사람을 비난해야 할 상황이란 있을까?
왜 누군가를 욕을 해야 할까?
이러다 누군가에게 욕해야 하는 중요한 상황을 망쳐버리는 게 아닌가?
누군가를 지지하는 건 아니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서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 싶다.
나는 열세에 있는 사람에게 감정이입을 하곤 한다. 그 사람이 악질이든 소문이 안 좋든.
감정이입의 대상이 잘못 돌아간 게 아닌가 싶기도 하면서
이야기꾼이 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다.
넷상에 올리는 글이다보니 좀 더 정제된 형태로 말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어렵다.
앞으로 이런 글은 다시 일기로 써야겠다.
우디 앨런이랑 임권택, 로만 폴란스키 얘기도 하고 싶었으나 굳이 여러 사람을 다룰 필요는 없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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