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9일 금요일
<패터슨> 패터슨의 시점에 툭 치고 들어오는 정체불명의 숏들
나는 이 영화가 패터슨의 시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패터슨이라는 도시에 사는 패터슨을 주인공으로 한, 제목도 패터슨이기까지 한 영화에서 패터슨씨는 시를 쓴다.
그는 일상 생활에서 본 사물을 소재로 시를 쓴다.
이렇게 <패터슨>은 그가 세상을 받아들이는 감각을 표현해낸다.
그런데 버스 드라이버인 그가 듣게 되는 승객들의 대화가 너무 이상한 방식으로 들어온다.
계속해서 패터슨 주위를 졸졸 따라다니며 섬세하게 패터슨과 그 주위를 포착해내던 카메라가 그 순간에는 갑자기 승객을 너무 각잡고 찍는다.
가끔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듣게 될 때가 있는데, 그 때면 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는 하지만 그 사람을 정면에서 똑바로 바라보지는 못 한다.
패터슨이 버스에서 승객들의 대화를 듣는 것도 그 경험과 비슷하게 사실적으로 찍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촬영이 어긋났다고 느끼지 않았더라도 내 기억에는 남지 않을 영화이다.
자칭 교양있는 사람들이 "가끔식은 이렇게 차분한 영화도 봐 줘야죠?" 하는 이상한 광경이 상상이 돼서 싫다.
좀 더 제대로 말하자면, 이 영화가 표방하는 '별 거 없음'이 영화를 볼 때는 재밌게 들리지만 막상 돌아서면 곰씹을 거리가 없다.
주위 사람들이 극찬했으나 영화 자체가 나랑 너무 안 맞는 영화였다. 앞으로 짐 자무쉬 영화를 볼 일도 별로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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