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10일 토요일

[그때 그 시절 패밀리] 시즌 1& 시즌 2. 70년대를 허우적이는 가족들



제목 촌스러운 '그때 그 시절 패밀리'.
줄거리 '아이들이 신나게 뛰놀고, 맥주를 자유롭게 마시며, 남자들이 아무 방해 없이 TV 시청을 즐기던 1970년대에 사는 머피 가족을 만나보자.'
캐릭터가 별로 호감이 안 가게 생겼지만 줄거리가 너무 분위기가 좋아보여서 손을 댄 애니메이션이다.

구조는 심슨 가족을 떠올리게 한다.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세 명의 아이. 애완동물. 옆집엔 짜증나는 이웃까지.
하지만 화법은 전혀 다르다.
어쩌면 유사점은 가족의 이야기를 하고 있고, 애니메이션이라는 데에만 있는지도 모른다.
기본적으로 매 시즌에서는 시간이 흘러가기 때문에 사건이 순서에 따라 진행되고 인물에게 치명적인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

아빠는 가부장제 아래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막대한 의무를 지녔지만 직장 문제로 고통스러운 일을 꽤 많이 겪는다. 그리고 매우 신경질적이다.
엄마 역시 꿈이 있었던 사람이지만 아이들이 생기면서 가족을 위한 삶을 살고 있다. 가장 좋았던 장면이 그녀가 플라스틱 용기 판매 일을 다 마치고 갑자기 펑펑 우는 장면이다. 조금 뜬금없기도 하지만, 그녀의 고민이 느껴져 좋았다. '나는 플라스틱 판매 일이나 하려고 어른이 된 게 아닌데..'
첫째는 부모한테 대들고 불량한 아이들과 어울려 놀지만 순진하고 속이 깊은 아이이다. 그가 어릴 때 물에 빠졌던 기억때문에 물 속에 들어가는 것을 무서워한다는 설정이 좋았다.
둘째는 남자답지 못한 연약한 소년이다. 학교에서는 불량학생에게 얻어맞고, 여동생과의 기싸움에서는 매번 진다. 못 볼 꼴을 보면 눈이 요상해진다.
셋째는 수학을 잘 하고 컴퓨터에 관심이 많지만 여자아이라는 이유로 교육받을 기회를 제공받지 못 하는 아이이다. 한편으로 오빠에게 대하는 것을 보면 좀 영악하다.

시즌 1을 보면 가족들이 내내 싸우기만 해서 무서울 정도이다.
미국의 70년대 가정들은 다 저랬나? 미국 사람들은 저렇게 화를 많이 내나?
그런데 어떻게 저렇게 자연스럽게 화해를 하는 거지?

시즌 2는 시즌 1의 결말 이후 또다른 재미있는 전개를 보여준다.
다음 시즌이 나온다면 꼭 보고싶다.
넷플릭스에서 본 최고의 컨텐츠였다!
각본을 정말 잘 써서 좋았다. 나도 저렇게 코미디 시리즈물 각본을 잘 쓰고 싶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