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4일 일요일
<마사안> 뮤지컬 없는 인도영화 / 해결 아닌 해결
<미르싼>이라는 엄청난 영화를 작년 부천에서 만난 후로 발리우드 영화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땅히 볼 작품이 안 보였다.
그러다 이번에 넷플릭스 한달 무료도 시작한 김에 서비스되고 있는 인도영화 중에서 마음에 드는 걸 골라보기로 했다.
모든 인도 영화의 줄거리를 꼼꼼히 읽어 보았는데, 다 재밌어 보였다.
그 중 인도 사회의 계급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 같아 보이는 <마사안>에 관심이 갔다.
이런 분위기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올 수 있을까 싶었는데, 103분의 짧은 러닝타임답게 그런 건 없었다.
부패경찰로부터 성추문 관련 협박을 당하는 여자와 그의 아버지.
그리고 화장터에서 나고 자라 일하지만 상류층 여자를 사랑하게 된 남자.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던 여자와 남자는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배에서 인연을 맺게 된다.
답답함이 주된 정서였다.
예상한 것과 크게 다른 정서는 아니었는데, 주인공들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마음에 안 들었다.
모두가 사회 내부에서 힘겹게 자기 문제를 덮어두고 감정이 추스러지기를 기다리기밖에 하지 못 한다.
사회 자체의 문제를 풀어낼 해답은 안 보이고, 그걸 건드려볼 사람조차도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답답한 현실을 묘한 해피엔딩으로 끝내버리는 건 이도저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게 그다지 매력적인 작품은 아니었다.
인도 사회에 대해 더 잘 알았다면 인도를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 사회가 깊은 무력감에 빠져 있다면 거길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임시변통이 더없이 완벽한 해결방식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사안>이 잘 못 만들어진 작품은 아니지만, 인도에서 나올 수 있는 평범한 얘기를 무난한 스타일로 다뤘을 뿐이다.
다음에는 꼭 춤추고 노래하는 발리우드 영화를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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